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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춘자 展
[봄,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이 있어 세상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연인들의 이야기_33.3x53cm_oil on canvas_2010
갤러리 라메르 1F
2010. 8. 25(수) ▶ 2010. 8. 31(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홍익빌딩 3F | 02-730-5454
눈꽃 마을_40x91cm_oil on canvas_2010
나이프 작업의 특성을 살린 세련된 조형미 신항섭 (미술평론가)
그림은 색채언어가 만들어내는 요술이다. 물론 수묵화처럼 단색화도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일이고, 일반적으로 그림은 색채의 유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마디로 색채는 조형적인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기에 단지 색채만으로도 개별적인 조형세계를 확립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개성적인 색채 배열만으로도 능히 한 작가로서 행세할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종류의 색채를 조합하고 배합하여 독자적인 조형성을 획득하는 일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나이프에 의한 매끄러운 질감은 순색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춘자는 색채감각이 남다르다. 특히 순색에 대한 감각이 돋보인다. 튜브에서 짜낸, 즉 색채를 혼합하기 이전의 순수한 원색을 즐겨 쓴다. 이런 대담성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공로이지만, 그 또한 순수한 색채의 아름다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시각적인 자극이 강한 원색적인 색의 이미지로 꾸며지는 그의 그림은 감상자의 시선을 현혹하기에 충분하다. 밝고 경쾌하며 발랄한 색채감각은 색채에 대한 잠재적인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가 구사하는 색채배열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전체적으로 밝고 온화하며 부드러운 시각적인 이미지를 추구한다. 그리고 둘째는 빛과 어둠이라는 극렬한 대비를 통해 강렬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이 두 가지 스타일의 색채조합방식은 소재 및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체로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은 밝고 온화하며 부드러운 경향이다. 이에 반해 빛과 그늘이 명료하게 분별되는 한낮의 풍경은 명암 및 채도의 차이로 지극히 자극적이다. 어느 쪽이든 순색의 투명함은 상쾌한 시각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새삼 회화적인 색채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이와 같은 색채감각은 순전히 그 스스로의 미적 감흥의 소산이다. 다시 말해 자기감동에 의해 선택되는 색채이미지인 것이다. 원색, 즉 순색은 색채혼합이 만들어내는 애매한 중간색과는 다른 솔직하고 명료한 감정세계를 드러낸다. 따라서 원색에 대한 선호는 개인적인 성향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어쩌면 세상에 대한 그 자신의 대응방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일상적인 삶의 태도에서 솔직 담백한 성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원색은 시각적인 호소력이 강하다. 그의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림과 마주하는 순간 감정의 동요를 억제할 수 없다. 원색은 이처럼 감정을 자극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색채 자체의 발색이 강해 거기에 반응하는 감정 또한 직설적이게 마련이다. 물론 감상자에 따라 원색에 대한 호불호가 명백히 가려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색적인 그림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과 시각적인 즐거움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조형적인 가치이다. 원색은 역시 물상의 형태를 명쾌히 드러내는 빛과의 만남을 통해 원색은 그 본래적인 속성 및 가치를 선명히 드러내는 까닭이다. 그의 작품에서 꽃을 소재로 한 일련의 정물화는 밝은 빛과 원색이 발하는 생명감으로 충만하다. 이는 인상주의 화가들이 찾아낸 빛과 색채의 광휘야말로 생명의 환희를 대변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작품에 따라서는 빛이 너무 밝아 오히려 원색이 억제되는 듯싶은 분위기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원색의 발색이 억제되는 듯싶은 분위기는 배경의 색채이미지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색적인 꽃과 달리 배경을 중간색조로 통일함으로써 전체적인 발색이 억제되는 것이다. 난색 계열의 중간색조는 밝은 빛을 반영하여 전체적으로 밝고 명랑하다. 중간색이지만 움츠러들지 않고 진취적이어서 원색의 꽃의 발색을 약화시키는 시각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꽃을 소재로 한 정물화의 화려한 시각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느껴진다. 배경을 난색계열의 밝은 중간색조로 표현, 꽃과 배경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색채배열 방식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와 함께 옥외에서 자라는 싱싱한 자연의 꽃을 소재로 하는 작품은 색채이미지는 한층 발랄하고 생동하는 기운이 넘친다. 밝은 햇빛 아래 화려한 원색을 마음껏 뽐내는 꽃들의 싱싱한 생명력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눈에 보이는 사실적인 색채, 즉 반짝이는 생명의 기운이 투명한 발색의 순색에 의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작품에 따라서는 정물화와 마찬가지로 배경을 중간색조로 처리한 경우 발색이 현저히 억제되는 분위기다. 그렇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빛과 색채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색채이미지를 보여준다. 풍경화의 경우에는 자연광에 노출된 물상의 선명한 형태미에서 느끼는 명쾌한 인상을 감각적인 터치로 그려낸다. 나이프를 이용하는 작업의 특성상, 세부적인 묘사를 지양하는 가운데 전체적인 이미지를 단순 명료하게 부각시킨다. 특히 빛과 음영의 극적인 대비는 잠재적인 색채에 대한 욕망에 불을 지핀다. 부분적인 생략과 단순화로 인해 애매모호한 물상의 형태는 찾아볼 수 없다. 어느 풍경이나 물상의 형태가 선명이 드러남으로써 시각적인 쾌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특히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서구의 고건축을 중심으로 한 여행지의 풍경은 나이프 작업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여행지의 작품 가운데는 풍경 속의 인물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국적인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인물이 등장하는 풍경은 동적인 존재감이 화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백히 보여준다. 정적인 풍경에 대비되는 동적인 존재로서의 인물은 그 상황을 지배한다. 다시 말해 어떤 풍경이든지 인물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는 대체로 이국적인 정서를 주도하는 이미지로 자리한다. 자로 잰 듯이 예리하게 떠오르는 건물의 윤곽선은 인위적인 조형의 아름다움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합리적인 사고 및 견고한 입체조형, 즉 치밀한 기하학의 결과물인 서구건축의 특색이 한껏 강조되는 것이다. 능숙하게 전개되는 나이프 터치 및 극렬한 명암대비로 요약되는 그의 조형어법은 오랜 세월의 풍광이 만들어낸 중후한 고색조차도 싱싱한 이미지로 되살려낸다. 나른한 정서가 아니라, 생명이 약동하는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아기자기한 한국의 자연풍경을 담은 작품이 많다.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서구적인 시각과 달리 동화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동양적인 자연관을 반영하고 있는 농촌마을과 어촌정경은 평화롭기만 하다. 비록 나이프 작업의 효과는 반감될지언정 아기자기한 자연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농어촌 풍경을 통해 새삼 한국의 자연미에 눈을 뜨게 된다. 경쾌하고 리드미컬하게 전개되는 터치가 한국의 자연풍경에서는 의외로 섬세한 이미지로 탈바꿈한다. 키 작은 이름 모를 들꽃과 들풀 그리고 채전과 과일나무로 치장한 농촌풍경을 묘사하자면 좀 더 부드럽고 섬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힘과 속도감을 수반하는 나이프 작업이 농촌풍경에서는 나긋나긋해진다. 이렇듯이 그의 나이프 작업은 그림의 소재 및 제재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어쩌면 그의 작품에서 원색이 유난히 발랄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것은 나이프 작업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나이프를 이용하는 작업방식은 부드러운 붓과 달리 거칠고 투박하게 보이는 대신에 힘이 넘친다. 신체적인 힘과 감정의 변화가 그대로 전달되는 까닭이다. 나이프는 철을 소재로 하는 까닭에 다이내믹한 표현에 적합하다. 세부적인 묘사에는 한계가 있으나 직선적인 예리한 선을 구사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무엇보다도 원색적이면서도 평면적인 이미지를 표현할 경우 나이프 작업은 극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나이프에 의한 매끄러운 질감은 순색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물감을 두텁고 넓게 바르는 경우 순색의 아름다움은 더욱 증폭된다. 그의 나이프 작업은 마치 춤을 추듯이 경쾌한 리듬을 수반한다. 오랜 작업을 통해 손에 익힌 나이프는 소재 및 대상이 무엇이든지 능숙하게 반응한다. 주저함이 없이 날렵하게 움직임으로써 작업하는 순간의 호흡이 감지될 정도이다. 손의 기능은 능숙해질수록 세련미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신체적인 기능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정밀해지고, 정밀함이 세련미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근래에는 나이프를 사용하는 작품을 보기 쉽지 않다. 이는 인상주의 화풍을 선호하는 작가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나이프 작업은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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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춘자( Noh, Chun Ja )
초대, 개인전 12회
개인전 | (봄,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 갤러리 라메르 | 서울 화랑제 (2005,2006), 예술의전당 | 밀레니엄 힐튼 호텔 초대개인전 | 3인전 (운남성의 봄), 31갤러리 | 2008 올림픽국제미술대전, 중국서안 양보루미술관 | 4인전 (북유럽의 향기전), 인사아트프라자
현재 | (사)한국미술협회 | 한국여성작가회 (홍보위원) | (사)한국전업작가회 | 한국크로키회 | 일원회 회원 | 한일창착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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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00825-노춘자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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