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적 진실 展

 

참여작가 : 김운섭, 문무왕, 배고은, 오용석, 이정자, 김운섭, 문무왕, 배고은, 오용석, 이정자

 

 

 

 

갤러리 175

 

2010. 7. 2(금) ▶ 2010. 7. 15(목)

Opening : 2010. 7. 2(금) PM 6:00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175-87 안국빌딩 B1 | 02-720-9282

 

 

배고은_ P1,P2,P3_촬영된 퍼포먼스_2010

 

 

1부 전시<coming out - 진정한 장소>에서는 ‘진정한 장소’라는 역설적인 방식의 질문을 던지면서 5명 각자에게 다르게 기억된 공간적 테두리로써의‘집’을 이야기 했다. 갤러리175에서 이어지게 될 두 번째 전시<상상적 진실>에서는 뚜렷한 실체를 제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삶의 단절된 한 측면을 제시하고 있는 관계에 집중한다.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일어난 것 사이의 괴리는 양쪽 어느 것도 명백할 수 없음을 드러내면서 자칫 상호간에 내재해 있는 의미를 쉽게 희석해 버릴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5명의 작가들은 실제적인 사실들의 바로 그 어긋난 지점을 직시하고, 이를 ‘상상적 진실’의 언어로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작가들은 스스로가 부정하고자 했던 자신의 모습과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는 외면했던 주체의 모습이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부분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개인과 분리된 듯 보이지만, 오히려 지속적이고 더 단단하게 붙들고 있다.

 

P1, P2, P3_세 개의 촬영된 퍼포먼스 영상은 이유 없이 반복되는 행동의 구조, 분리된 폭력을 행하는 오른손과 그것을 통제하는 왼손의 관계, 여성의 토르소를 차지하고 경계하는 행위를 보여주면서 가족이라는 구조 속에서 드러난 모순적인 폭력의 문제를 말한다. 아버지의 옷을 입고 분장을 한 작가는 고정된 관계를 흐트러트리고 그 속에 숨겨진 공격성을 분출하면서 애정이라는 비논리적인 상태를 드러낸다. 이 행위들이 실제적이면서 상상적인 경험을 확인시키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소모된 상태를 체험케 한다.

 

 

김운섭_ 생략된 시간_가변설치_2010

 

 

전시장 공간 벽면에 부착된 벽지의 텍스트는 익명의 누군가의 고백적 표현이다. 그 내용은 개인의 경험을 중립화하고 실재적인 시간과 괴리를 가지는데, 이것들은 벽지로 인해 무표정하게 드러난다. 임의적으로 수집된 텍스트로 재구성된 벽지는 현재하는 시간과 부딪히게 되면서, 이와 동시에 생략된 시간을 표출한다.

 

 

오용석_울화 : 착각의 힘_180x22cm_종이에 연필_2010

 

 

기둥의 네 면을 빽빽이 채운 반복적인 문장들, 오해와 의심 혹은 믿고 싶은 환상들은 서로를 상쇄하며 넘치도록 그득 차올라 그것들은 더 이상 대화나 생각이 아니다. 그것들에 의해 스스로 천천히 익사한 후에야 혹은 겹겹이 쌓인 분열증이 가슴을 누른 후에야, 가끔씩 명쾌해 보이는 문장이 배어 나온다. 바닥으로 삐져나온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생각들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울화통 터지는 진실이다. 그것이 다음 라운드를 위한 첫 계단이기를 빌지만, 그 역시 긍정을 희망하는 새로운 착각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문무왕_Untitled-Number Series_performance video_loop_2010

 

 

Untitled- Number Series의 여성 퍼포머는 비누거품을 얼굴에 바르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화장을 하고 치장하는 등의 평범하고 단순한 행동을 한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들에 장치들을 더해, 때론 에로틱하고 때론 우스꽝스럽기도 한 히스테리컬한 장면으로 연출한다. 이 히스테리적인 이미지는 사회 구조 속에서 요구되는 여성과 개인 사이의 결핍과 갈망을 드러낸다. 연장선에 있는 또 하나의 Untitled 퍼포먼스 비디오는 [신경성의 장난감, 2010]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를 접목한 영상기록물이다. 임신한 것처럼 배가 큰 사람크기의 인형과 여성 퍼포머가 전시장과 모텔을 오가며 벌이는 하룻밤 동안의 연극이다. 임신에 대한 갈망이나 두려움, 성 정체성 등의 복합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업은 동성애와 모성애 사이의 충돌과 갈등, 슬픔을 표출한다.

 

 

이정자_ Visit(방문)_단채널 비디오_00:06:40_2010

 

 

등장하는 공간과 장소는 익히 잘 아는 곳이고, 반복적으로 드나들던 곳이다. 한편으로 현재의 그곳은 이미 변질되거나 사라지고 없는 곳이기도 하다. 장소와 공간의 변질은 개입을 힘들게 하면서 스스로가 낯설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다. 이는 서로 상충하는 시간의 흐름 가운데 어느 순간 교차하면서 발생하는 거리감 같은 것이다. 배회하거나 지나치는 자는 누군가에게는 친숙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낯선 방문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 비켜가는 듯 한 이러한 행위는 직접적으로 어떤 공간을 침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스쳐 지나간 공간을 포착하고, 그것이 가지고 있던 일종의 무력증과 숨겨진 공허를 드러낸다. 방문자는 이중적인 시선으로 노출되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작은 사건들을 반복적으로 대면한다.

 

 

 

 

 

vol.20100702-상상적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