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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세오 갤러리 특별기획 환경 展
' 씨앗저장소 ' 출품작가 : 김춘희, 박현진, 신수진, 정찬부
김춘희_얼만큼이나_누에고치,은사_2010
세오갤러리 1, 2층, B1전시장
2010. 5. 13(목) ▶ 2010. 6. 30(수) 서울시 서초구 서초1동 1666-12 | 02-583-5612
신수진_Overflowing_145x200cm_mixed media on canvas_2008
2010 세오환경전 : 씨앗저장소
김미진(예술의전당 전시예술감독,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
세오갤러리는 지난해의 <Land-Balance>전에 이어 올해는 <씨앗저장소>라는 주제로 환경전을 기획하여 전시한다. <씨앗저장소>는 환경파괴가 가속화되고 절대절명의 순간인 현재 인간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관계를 재해석한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전시다. 씨앗은 모든 생명의 원천이다. 농부나 우연에 의해 땅에 심어진 씨에서 싹이 트고, 잎이 나며, 열매를 맺고, 다시 땅에 떨어져 또 다른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되는 것이 식물의 순환법칙이다. 저장소는 씨를 보관하고 품고 있는 곳으로 대지, 지구라는 한정된 자원, 인간의 정신과 내적인 부분, 작품의 표현양식, 갤러리 공간 등의 다양한 물리적 정신적으로 담아내는 공간을 의미한다. 환경은 인간주체의 둘러싸인 사물현상들로 지금까지 우리를 위해 발전목적도구로써만 존재해 왔다. 그러나 인간중심의 환경은 다른 동식물을 비롯한 생태계와 밀접한 그물망으로 관계되어있다.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이나 다른 생태계의 생명체들에게도 함께 나누어 써야 된다. 특히 지금 이 시대는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자연보다는 물질문명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첨단 과학의 문명 안에서 새로움을 탄생시키는데 열광하고 있다. 환경이 인간의 오욕에 의해 무차별 개발되거나 사용되어 온 부분에 대해 인류 모두가 다 같이 노력하여 공존하고자하는 윤리적 담론과 실천을 동시에 해나가야 되는 시점인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에서 폐기된 사물들에게서 다시 재발견된 새로운 씨앗으로, 저장소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저장소는 우리 모두가 새로운 씨앗을 잉태하기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내야 장소다. 생명과 문명의 생성과 발전을 잉태하고 있는 씨앗의 수직적 상징과 자연, 우주, 대지, 내면, 근원 등 변하지 않은 시공간인 저장소의 수평적 상징을 가리키기도 한다.
박현진_비오는 구름_30x60cm_2009
<씨앗저장소>전은 섬유설치의 김춘희, 판화와 회화의 실험을 시도하는 신수진, 조각 설치의 정찬부, 유리설치의 박현진이 전통매체에서 시대적 문제의식을 도입한 새로운 작업들로 잉태된 모습을 세오갤러리의 저장소에서 표현하여 보여줄 것이다. 전시는 누에작업을 하는 김춘희, 자연의 아름다움을 내면적이며 명상적으로 표현한 신수진, 인공적인 원시림의 정찬부, 자원을 빛과 동화로 환원시킨 박현진의 작품들의 설치흐름으로 씨앗저장소의 생태계순환패턴을 예술적 감각으로 보여주고자 연출하였다. 주로 섬유조형작업을 하는 김춘희는 섬유재료가 되는 실을 뽑아내는 누에고치로 직접 사용하여 설치한다. 누에의 일생을 보면 알에서 애벌레로 뽕잎을 먹으며 자라서 실을 토하며 자신을 싸는 집을 만들어 그자신은 번데기가 된다. 그리고 보름 후 나방으로 변해 5일 동안 새로운 생명으로 살다가 알을 놓고 죽음을 맞이한다. 누에나방은 역사적으로 많은 삶의 교훈으로 그 시기마다 예술가, 철학자들의 작품소재가 되었다. 인간에게 가장 부드럽고 아름다운 실크를 제공하는 순백의 빛나는 고치는 죽음을 승화시키는 저장소 역할을 한다. 김춘희는 갤러리공간에 삶과 죽음을 머금고 있는 고치로 조형의 씨실과 날실을 삼아 집을 짓는다. 진주빛과 은색으로 부드러운 발광을 내뿜고 있는 고치들이 군집하여 만들어낸 저장소는 뽑아낸 실과 함께 다른 세계로 연결되고 있다. 안에서 고정적인 부분과 펼치면 날개 짓을 하는 전혀 다른 이질적인 부분들을 동시에 담고 있는 고치는 선과 면, 덩어리의 실체와 그림자를 동시에 만들며 공간을 유기적으로 확장하며 변화시킨다. 자연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감각적 순환의 형태는 예술로서 고스란히 전달된다. 판화적 기법을 회화로 이용하는 신수진은 캔버스에 꽃잎 같은 유기적 형태의 유닛을 반복적으로 찍어내며 바다, 풀밭, 태양과 같은 대 단위의 자연을 연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나의 단위는 손의 흐름과 함께 터치로 사용되고 색채는 뉘앙스로 변화를 가져와 빛이나 바람, 아지랑이 같은 기운을 만들어내어 한 폭의 추상화가 그려진다. 유닛의 유기적 형태자체만으로 영혼과 물질을 담고 있는데 이들이 여럿이 모여 포개짐으로 생사라는 세상의 법칙과 조화를 더욱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신수진은 꽃잎 단위 하나하나를 판화로서 찍어 사물 혹은 생명체의 개별성을 강조하고 그 사이에 간극을 통해 보이지 않는 다른 세계들을 개입시키면서 우주의 순환으로서 역할을 한다. 신수진의 작업은 유닛하나하나 찍어 표현하는 작가의 수공적 노동과 함께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낸 변화는 보이지 않은 생명력의 기운을 불어넣어 화면을 움직이게 한다. 그것은 물결이나 바람처럼 투명하게 잔잔한 파동으로 캔버스를 떠나 공간을 여행하며 감상자의 마음으로 전달된다.
정찬부
정찬부는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빨대를 연결시켜 자연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현대의 소비기호로 사용되는 일회용 빨대는 산세베리아를 구성하는 씨앗 같은 단자가 되어 길고 큰 공기정화용 식물로서 다시 탄생된다. 평범하고 일회성이라는 개념을 가진 인공적 자연과 도구는 강렬한 인공색과 많은 개체로 더욱 자연에서 멀어져 버린 인조로 둘러싸인 우리환경을 일깨우고 자극시킨다. 플라스틱의 날빛과 질감으로 된 모조자연은 환각과 상징으로 우리의 감각을 교란시키며 불안하게 한다. 그가 만든 원색의 도롱뇽은 움직이는 형태로 벽에 붙어 있으며 더욱 가짜인 것을 드러내지만 빨대에서 변형시킨 작가의 유머로 소비이미지를 사용하는 팝아트를 벗어나 기묘한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 낸다. 정찬부의 인공적 원시림은 소비의 욕구에 의한 균질 화되어 버린 무의미한 환상과 이미지 세계에 빠진 현대인들을 대변하며 꿈처럼 멀어져 버린 실제 자연의 세계를 더욱 갈망하게 하는 극한 대조적 감성을 유발시킨다. 유리를 전공한 박현진은 전선을 이용해 양과 구름의 자연과 조명을 만든다. 플라스틱 줄로 된 전선이 아닌 자연무명실의 질감으로 싸여진 전선은 끊어져 각각의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서 연결된 조형물로 되어 공간전체는 자연과 인공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전구는 별빛이 되고 전선은 구름과 양들을 그리는 드로잉 선으로 선택되어 그 속에 전류가 흐르듯 작가의 재치와 따뜻한 감성이 흘러 인공이 적절히 터치된 아름답고 따뜻한 동화적 세계가 창조된다. 지금의 세계 즉 문명과 자연의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작가는 하나의 선으로 작품 전체 이미지를 연출해 낸 것이다. 양의 털, 구름의 터치, 비나 공기의 흐름 그리고 전등을 연결하는 요소로서의 전선은 마침내 거스르지 않은 작은 전구의 빛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전기라는 눈에 보이지 않은 문명의 산물과 그것을 담은 저장소의 전선은 자연의 질감과 빛을 통해 작고 예쁜 내면의 빛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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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00513-2010 세오 갤러리 특별기획 환경 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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