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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수 展
고슴도치 부자(父子)1
갤러리 고도
2010. 5. 12(수) ▶ 2010. 5. 18(화) Opening : 2010. 5. 12(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12 | 02-720-2223
깨비도치1
작가의 글 할 말도, 고마운 사람들도 너무 많다. 침묵으로밖에 대신할 수 없음에 그저 하늘 한번 올려다 볼 뿐이다.
고슴도치 모녀(母女)1
고슴도치와 고무밴드
갑수를 만나다 목포의 중학생들과 한나절 재밌게 놀고 월선리 김문호 선생님 작업장으로 뒤풀이를 하러 가니 조선시대에서 방금 튀어나온 젊은이가 맨발로 뛰어나와 손님들을 맞아 주더군요. 같이 간 조선화가 조병연이도 녹두장군 같이 생긴 모습으로 '한 포스' 하지만 갑수의 첫 모습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흙으로 만든 술잔에 홍주를 가득 부어 무안 낙지를 둘둘 말아 밤을 이어가다 밖으로 나와보니 밤매화꽃잎이 눈처럼 흐드러지고 있더군요. 갑수가 문간방에 불을 넣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주무세요. 선생님." "여기가 손님방인가?" "제 방입니다." "그럼 자네는 어디서 자고?" "저는 잘 곳이 많습니다." 그날 이후 고무밴드는 월선리를 방문할 때마다 갑수 방에서 잠을 잤고, 아침엔 갑수가 끓여준 구수한 누룽지로 속을 풀곤 했지요. 갑수는 정말 바빴습니다. 하루종일 시도 때도 없이 손님이 오시는 작업장이라 손님 식사준비하랴 설거지하랴 도예를 배우는 사람들 지도하랴 모두 돌아가고 나면 청소하랴...몸이 둘이어야 할 수 있는 일을 갑수는 묵묵히 도 닦듯 해치우고 있었습니다.
고슴도치 가족1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목포로 가던 길에 월선리로 기별 없이 들어갔더니 갑수 옆에 고운 색시가 한 명 있더군요. 갑수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도예를 배우는 학생이라고 가볍게 소개했지만 저는 갑수의 눈에 색시를 향한 애정이 담겨있는 걸 살짝 보았죠. 그 색시는 결국 갑수와 평생 함께하기를 맹세했지요. 손님을 모시고 맹세하는 날, 고무밴드는 노래를 만들어서 주례사 대신 불러주었답니다.
갑수가 함평으로 갔다 함평에 작업장을 마련했다는 기별을 받고 섬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길에 함평에 들렀지요. 누에막으로 쓰던 건물을 잘 살려 아담한 작업장을 만들어놨더군요. 작품을 모아놓은 곳으로 가니 생전 처음 보는 흙 고슴도치들이 오글오글 모여있었습니다. 충격이었죠. "와~이걸 흙으로 만들었다고? 가시는 어떻게 했고?" "하나씩 붙인 겁니다." 갑수는 그동안 정말 도를 닦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을 세계에 알려야겠다. 점점 세상이 각박해지고 있지만 아직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젊은이가 여기 있노라고 알려야겠다. 그날 밤, 흙 고슴도치가 갑수를 크게 도울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에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박쥐도치
고슴도치는 사랑을 말해요 갑수의 가마에 첫 불이 들어가던 날, 함평에 내려갔습니다. 많은 이들이 갑수를 위해 모여주셨더군요. 그동안 작업한 고슴도치들이 꽤 많이 늘어 있었습니다. "갑수야, 고슴도치를 만들게 된 동기가 있니?" "고슴도치 가족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맞아...넌 무척 외로워보였어.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강한 사나이처럼 모든 일을 받아내고 있었지만 넌 항상 외로웠었어. 넌 고슴도치를 통해 네가 가진 외로움을 내보내고 사랑을 채우고 싶었구나.
작년에 갑수는 예쁜 딸을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아직 돌이 되지 않은 딸과 갑수의 흙 고슴도치는 천천히 세상을 향해 나아가겠죠. 제가 만드는 음악에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하는 마음을 싣는 것처럼 갑수가 사랑을 담아 세상에 내보낸 고슴도치는 사람들 품에서 영원히 향기를 피울 것입니다.
"갑수야, 우린 이제 서로 팬이 되었구나...첫 개인전 진심으로 축하한다!" 글 고무밴드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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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갑수 1980 신안 출생 | 2010 목포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2010 고슴도치 갤러리 나들이 가다 (갤러리 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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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00512-한갑수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