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영 展

 

   Relations_130.3x162.0cm_acrylic gouache on canvas_2009

 

 

한전아트센터 제1 전시실

 

2010. 2. 17(수) ▶ 2010. 2. 25(목)

서울서초동 쑥고개길 34 | T.02-2105-8133

 

www.kepco.co.kr/artcenter

 

 

 

Relations_112.1x145.5 cm_acrylic gouache on canvas_2009

 

  

손원영의 퍼즐회화 - 이미지론으로서의 퍼즐, 존재론으로서의 퍼즐 /고충환(미술평론)

2008년 개인전 서문에서 발췌

-중략-

손원영은 퍼즐을 차용한다. 그의 작업에서 퍼즐은 먼저 형식으로서 드러나고, 그리고 의미로서 확인된다. 퍼즐은 그 이면에 수수께끼로 축조된 세계에 대한 인식을 숨기고 있다. 그의 작업은 세계의 어둠, 무질서, 욕망과 대면케 하며, 그 세계 속의 잘못된 길, 지워진 길, 없는 길과 직면케 한다. 그리고 바른 길(임의적이고 자의적인 길, 주관적인 길)을 복원시켜주는데, 이때 그 과정이나 방법이 정념적이기 보다는 논리적이고, 무겁기보다는 가볍다. 그 가벼움은 가벼움 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무겁고(이를테면 인간의 실존적 조건 같은) 진지한 것(이를테면 세계의 구조와 같은)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며 방법일 뿐이다. 그러니까 작가의 작업은 일종의 아이러니 화법에 의해 견인되고 있으며, 여기서 작품의 독특한 아우라가 발생한다.

퍼즐이 저부조의 형식으로 만들어지는가 하면(릴리프 퍼즐), 사실적이고 재현적인 이미지 위에 덧그려지기도 한다(드로잉 퍼즐). 퍼즐조각들이 전체 이미지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가 하면, 전체 이미지와는 별개로 스스로의 자족적인 존재성을 획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의도적인 일탈이 강조될 때조차 큰 틀 안에서는 부분 이미지로서의 퍼즐조각이 모여 하나의 상을 이루는 유기적이고 연속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이로써 손원영의 작업은 부분과 전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주지시키며, 그 과정을 통해 무엇보다도 관계에 대한 인식을 주지시킨다. 그 관계란 말하자면 주체와 타자, 음과 양, 의식과 무의식처럼 온갖 이질적인 것, 차이 나는 것, 타자들이 서로 어우러져서 존재하게끔 유도하는 일종의 통합의 원리, 통섭의 원리를 일컫는다. 음은 양에 의해 비로소 그 형식을 얻게 되고, 양은 음에 의해 그 실체를 얻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너와의 상호 영향관계 내지는 상호내포적인 관계를 전제로 해서만 비로소 그 진정한 실체를 얻게 된다. 주체(전체적인 이미지)란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타자들(퍼즐조각들)의 우연하고 무분별한 집합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타자에 의해서만 비로소 정의되는 주체란 바람이 흔들리는 나뭇잎에 의해 그 실체를 얻는 것과 같다. 나는 일종의 전망이거나 비전이며, 그 전망 속에는 네가 들어와 있고, 마찬가지로 너의 전망 속엔 내가 내재돼 있다.

 

 

 Relations_145.5x112.1 cm_acrylic gouache on canvas_2009

 

 

이러한 사실의 인식 즉 주체와 타자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은 작가의 작업 가운데 특히 자신의 신체를 소재로 한 작업에서 보다 적극적인 형식을 획득한다. 자신의 신체 위에 마치 문신을 새기듯 퍼즐조각을 그려 넣은 이 작품에서 퍼즐조각들은 그대로 타자로부터 건너온 것, 나를 구성하는 타자의 요소들을 암시한다. 나 곧 주체란 말하자면 타자의 요소들(퍼즐 조각들)로써 구조화된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릴리프 퍼즐이나 드로잉 퍼즐 그리고 이 모두를 혼용한 퍼즐 작업으로써 부분과 전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보여주며, 주체와 타자와의 상호 영향(사)적이고 상호 내포적인 관계를 드러낸다. 여기서 퍼즐은 하나의 세계, 대상, 물체, 객체를 이루는 이미지의 최소단위원소, 입자, 모나드, 단자에 해당하며, 그 이면에는 부분들의 집합으로써 구조화된 세계에 대한 인식론(특히 원자론이나 알 신화와 관련한)과 함께, 특히 이미지의 존재방식에 대한 자의식이 깔려있다. 퍼즐조각을 이미지의 최소단위원소와 동일시하는 작가의 발상이나 태도는 말하자면 인상파 화가들의 색점이나 인쇄물의 망점, TV 주사선의 광점이나 디지털 미디어의 픽셀 이미지가 갖는 의미와 일면 통하는 것이다.

 

 

Relations_145.5x112.1 cm_acrylic gouache on canvas_2009

 

 

작가의 작업 중에서 특히 한눈에 디지털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사실적이면서도 부드러운 톤의 자연 이미지를 소재로 한 일련의 그림들이 이런 픽셀 이미지와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편이다. 주로 만개한 꽃잎의 표면에 덧그린 픽셀(퍼즐) 이미지는 규칙적이고 연속적인 패턴으로 인해 기계적인 느낌을 주며, 실낱같이 얽혀있는 섬세한 망구조가 육안으론 알아볼 수 없는 유기체의 섬유질 구조나 그 결정체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꽃잎의 감각적 표면현상을 넘어 그 이면의 구조를 드러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기계적인 프로세스에 의해서나 가능할 법한 이 이미지가 그러나 정작 일일이 손으로 그려서 재현한 것이란 점에서 작가는 아날로그적인 방식과 디지털적인 감성(디지털 매체에 의해 포착되고 재해석된 세계의 상)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형적인 회화의 방법론을 유지하고 심화하고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작업은 그만큼 더 신뢰감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미술사를 차용한 손원영의 근작을 보면 단순한 패러디의 경우를 넘어서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인상파 화가들은 하나의 이미지가 사실은 이질적인 색점들의 우연하고 무분별한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림을 가까이서 보면 터치들이 중첩된 무의미한 얼룩처럼 보이지만, 일정한 거리를 갖고 보면 색점들이 서로 어우러져 비로소 하나의 상으로서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부분들(터치와 색점들)이 모여 전체를 이룬다는 이러한 인식은 이후 기계복제 시대의 망점과 전자복제 시대의 광점, 그리고 디지털 매체에 의해 지지되는 가상현실시대의 픽셀 이미지에로 연이어지고 변주된다. 결국 작가가 미술사 중에서도 특히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차용한 이면에는 그로부터 부분과 전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찾아가는 퍼즐작업의 사실상의 뿌리를 발견한 것이다. 이로써 손원영의 근작에는 현대미술과 관련한 진정한 회화성 혹은 그 근원으로 부를 만한 현상과 대면하고 그 성과를 자기화하려는 자의식이 반영돼 있다. 이를 통해 미술사를 사용하는 다른 방식, 다른 가능성의 지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Relations_194x130.3 cm_acrylic gouache on canvas_2010

 

 

Relations_91.0x72.8 cm_acrylic gouache on canvas_2009

 

 

 
 

■ 손원영

 

EDUCATION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학과 졸업 |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학과(서양화전공) 졸업

PROFESSIONAL EXPERIENCE  

2004 - 2006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 서양화학과 출강 | 2005 - 2007 | 동의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미술학부 출강 | 2007 - 2008 | 백석예술대학 미술학과 출강 | 2009 - 국립강원대학교 조형대학 출강 | 2010 -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출강

AWARDS & RECOGNITIONS   

2009.01   한국전력 (한전아트센터) 공모 전시 지원작가 선정 | 2008.01   경기문화재단 공모 우수작품 창작 발표활동 지원사업 선정 / 갤러리 도올 공모 전시지원 작가 선정 | 2005.01   경기문화재단 공모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 선정 | 2004.01   송은문화재단 공모 전시부문 지원작가 선정  

ART EXHIBITIONS   

개인전 2010   drawing puzzle : RE-CREATION   한국전력 기획공모, 한전아트센터 플라자 갤러리, 서울 | 2008   drawing puzzle : Re-creation    갤러리도올 기획, 서울  / 롯데갤러리 초대, 안양 |  2005   Drawing puzzle –empty   스페이스 아침, 서울 | 2004   Relations-drawing puzzle    송은문화재단 공모 – 송은 갤러리, 서울 | 2000   Relations / 관훈갤러리, 서울 | 1998   The Relationship / 종로갤러리 , 서울

Artfair 2009  CIGE Beijing 2009 / 中國國際貿易中心, 북경, 중국 | 2007   제2회 Seoul Open Art Fair / KOEX 대서양홀, 서울 | 2004   Art Seoul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 2002   MANIF 8!02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초대 및 기획전 (대표전시) | 2010 갤러리 팔레 드 서울 2010 신년기획 “Je t’aime 호랑이” / 갤러리 팔레 드 서울, 서울 | 2009 서울시립미술관 기획 “新오감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Gallery S&K lmg 기획 - 손원영 소품전 / Gallery S&K lmg, 서울 | 2008  갤러리 쿤스트독 기획 "도시얼굴 만들기 프로젝트" / 서대문구 홍제천, 서울 | 크라운제과 기획 “Box Art - 미술을 삼켜버린 과자상자”/ 쿠오리아 갤러리, 서울 | 2007  가나아트갤러리 겨울 기획 "도로시의 빨간구두" / 인사아트센터, 서울 | 전북도립미술관 기획  “미술관은 놀이터” / 전북도립미술관, 전북 | 2006  국제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초대  "숨결"  / 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 | 장흥 아트파크 2006가을기획 “재미있는 상상미술” / 장흥 아트파크, 경기 | 2005  사비나 미술관 기획 "미술과 수학의 교감" / 사비나 미술관, 서울 | 2004  수원시립미술전시관 기획 "나는 작품을 만지러 미술관에 간다" / 수원시미술관, 수원 | 갤러리 우덕 기획초대 - '손원영, 경지연, 장희진' 서양화 3인전 / 갤러리 우덕, 서울 | 2003  캐나다 총영사관 후원 한국현대미술전 / CASCATA GALLERY, 벤쿠버, 캐나다 | 예술의전당 기획 한가람미술관 재개관기념 한국현대미술전-"미술과 놀이"/ 예술의전당, 서울

그룹전  | 70여회 | 2009 – 창작미술협회 | 1998 - 한국미술협회, 서울方法作家會, Artsynthe | 1996 – 우중광인, 삶전, 은채전, 예우전          

 

Email | swy0730@gmail.com | o2swy@naver.com  

 

 
 

vol. 20100217-손원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