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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기선 展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인사아트센터
2009. 12. 2(수) ▶ 2009. 12. 8(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인사아트센터 | T. 02-730-0466
갤러리 서종
2009. 12. 12(토) ▶ 2010. 1. 17(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370-6 | 031-774-5530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자연에는 참으로 다양한 표정과 그에 따른 느낌들이 있다. 자연은 그대로인데 자신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보여지는 자연은 참으로 천태만상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독할 때 느껴지는 자연, 행복감에 젖어있을 때 느껴지는 자연은 같은 장소에서도 너무나도 다르게 다가온다. 인간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갈까? 많은 생각 속에서 내가 도달한 것은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라는 생각의 정리가 되었다. 그러면 행복의 감정을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까라는 고민과정속에서 만나게 된 유유히 충만하게 흐르는 북한강과 조용히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와 세상을 꿈결의 행복으로 품을 것 같은 연꽃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러한 느낌들을 행복의 환희가 연꽃봉오리를 통하여 터뜨려지면서 환희를 발산하는 듯 한 기분 좋은 필체의 유연함과 화면에서 어둠을 축소시키고 밝은 표정의 느낌을 강조하여 내 그림의 연꽃을 바라보노라면 마냥 행복해지는 그런 그림이고 싶다. “예술은 희망을 주는 것이다.” 2009.5. 작업일기중에서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스스로 밝은 우아한 마음의 꽃
신항섭(미술평론가) 모든 생물은 자연환경에 지배당한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자연환경에 순응하게 되어 있다. 그러기에 웬만한 자연환경의 변화에는 쉽사리 적응하게 된다. 환경에 대한 적응력은 생존본능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의식이나 감정은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게 될까.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 의식이나 감정 또한 거기에 적응하게 된다. 특히 예술가의 미적 감수성은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연환경이 곧 미적 감수성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채기선은 제주도에서 경기도 양평으로 거처를 옮긴 뒤 작품세계가 일변했다. 소재 및 형식 그리고 내용까지 모두 바뀌었다. 화산도인 제주도의 자연풍광은 아열대성의 섬이라는 환경적인 조건을 그대로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사시사철 바람이 끊이지 않는 제주도의 자연풍광은 나무들의 모양새까지도 다르게 만들었다. 자연환경에 따른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는 이런 생태적인 특징은 거기에서 살고 있는 인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제주도 주민들의 강인한 생활력은 이런 자연환경에 따른 적응의 결과인 것이다.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이에 반해 경기도 양평이란 곳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동적인 환경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 비하면 그야말로 고요의 땅이다. 사방이 높다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할뿐더러, 바람 없는 날은 그야말로 정적이 감도는 곳이다. 이처럼 거친 바람이 그칠 날 없는 제주도와는 완연히 다른 양평의 자연은 그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간질이는 듯 강물을 스치고 지나가는 미풍은 반짝이는 비늘 같은 잔물결을 일굴 따름이다. 같은 바람이라도 이처럼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러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온화한 양평의 자연에 깊이 빠져들었다. 환경이 바뀌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가 옴으로써 그림의 소재 및 내용 또한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고향인 제주도라는 과거를 부정하듯 단숨에 정적인 양평의 자연에 동화되었다. 전통적인 문인화를 연상케 하는 구도의 작품과 더불어 수묵산수화를 닮은 강변풍경이 눈에 띄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변화이다. 그는 양평이라는 자연풍광을 온몸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탐미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한마디로 속삭이듯 은밀히 다가오는 양평의 고요한 자연풍광은 그에게는 전혀 새로운 시각적인 체험 및 삶의 환희를 안겨주었다. 진정한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치열하게 몸으로 부딪치며 극복하려는 의지와는 무관하게 고요한 시선 속으로 속삭이듯 다가오는 것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그리하여 정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면서 사려 깊고 세심하며 세련된 시각을 갖게 되었다. 최근 작품에서 탐미적인 시각을 발견하게 되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 이는 다름 아닌 재현의 아름다움을 건너뛰는 심미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다. 다시 말해 소재 및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이전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자연을 관조의 대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주관적인 해석의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 따라서 늘 새로운 구도를 찾아 나서는 일반적인 풍경화와 달리 연꽃이라는 특정 소재에 집중, 다양한 조형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강구하게 된다. 조형적인 해석이란 다름 아닌 주관적인 조형언어 및 어법을 통한 개별적인 형식을 추구하는 일이다. 그가 연꽃이라는 소재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재현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조형적인 해석 또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형식적인 문제와 더불어 작품의 내용을 심화하는 방법의 하나이기도 하다. 특정 소재를 집중적으로 묘사하는 과정에서 조형적인 세련미가 생기고, 형식미가 완성되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미지 변주를 통해 자기복제의 함정에서 벗어나게 된다. 자연스럽게 부단히 새로운 조형적인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가 연꽃이라는 소재를 반복해서 다루는 것은 형식적인 완성과 함께 의식의 심화를 기대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그가 시도하는 일련의 새로운 조형적인 모색은 우선 사실적인 형태묘사에 대한 강박관념을 떨쳐버리는 데 있었다. 현실적인 색채이미지 또한 버리는 일 또한 필연적이었다. 자연미를 재현한다는 것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험했기 때문이리라. 재현적인 아름다움 자체도 충분히 감동적이지만 반면에 작가의식은 미약하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그는 보다 인위적인 조형미, 즉 심미적인 세계로 진입하는 길을 택한 것이 아닐까. 자연을 탐미적인 시각으로 접근함으로써 시지각 너머에 존재하는 사유의 세계와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꽃 한 송이를 화면에 가득 채우는 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충격 및 압박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확대된 연꽃과 마주했을 때 그로부터 자연미에서 느끼는 감동을 음미하기는 어렵다. 여기에서 심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비현실적인 크기는 자연미의 벽을 깨는 장치가 된다. 비현실적으로 확대된 연꽃의 이미지는 자연미와는 다른 심미의 문제임을 말해준다. 그렇다고 해서 형태를 해체하거나 재구성하는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형태의 확대는 형태를 더욱 구체화시키는 방법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대된 이미지에서는 사실성을 느끼기 어렵다. 형태를 변형하거나 왜곡하지 않았음에도 사실성은 되레 후퇴하는 상황이다. 왜 그럴까. 그는 사실성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마치 빗줄기와 같은 수직의 무수한 선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면을 빈틈없이 채우는 빗줄기를 연상케 하는 무수한 수직의 선은 일상적인 시선을 차단하는 투명한 베일과 같은 역할을 한다. 빗줄기 같은 이미지의 선이 사실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어쩌면 수직의 선들은 실제의 빗줄기인지 모른다.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은 채 만유인력에 의해 하염없이 떨어지는 빗줄기의 은유일 수 있다.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이는 그가 처음 양평으로 거처를 옮기고 나서 느낀 고요한 자연에 대한 경이로운 체험과 무관하지 않다. 거친 바람을 동반한 제주도의 비는 사선으로 떨어지는데 비해 양평의 비는 고요한 가운데 수직으로 낙하한다는 사실과 직면한다. 이렇듯이 전혀 다른 인상의 자연과 마주하면서 극복의 대상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온화한 자연의 품에 안기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고요한 자연의 평안함이 새삼 삶의 행복에 대한 의미를 일깨워준 것이다. 이와 같은 감정의 변화는 그의 작품세계가 일신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화면을 덮는 무수한 수직의 선은 행복의 가치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언어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분홍색과 노란색 중심의 따스한 색상으로 통일하고 있는 것도 행복한 감정의 표현이지 싶다. 따스하고 부드럽고 아늑한 느낌의 분홍색은 연꽃의 현실적인 색채이미지를 반영한다. 또한 황색은 난색 계열이어서 역시 밝고 화사하며 따스한 이미지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색채를 중심으로 표현되는 연꽃은 이미 현실의 꽃이 가지고 있는 인상의 상당부분을 상실하고 있다. 현실의 연꽃이 아니라, 그 자신의 행복한 감정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기에 그렇다. 양평이라는 아름다운 자연에 감동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 자신의 일상에 대한 진솔한 소감이 연꽃의 이미지로 나타난 것이다.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그러고 보면 연꽃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인 상징성을 초월하여 그 자신의 행복한 감정을 형상화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그의 그림 속에 나타나는 연꽃이나 모란꽃은 현실적인 이미지로부터 자유롭다. 어쩌면 다양한 조형적인 변주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마음이 피워낸 형상을 지향하는 까닭이 아닐까. 그 자신의 미의식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마음의 꽃이 다양한 형태로 형상화되고 있다. 초월적인 개념의 꽃이 의식의 침전물이라는 습지로부터 떠올라 활짝 개화하고 있다. 무수한 빗줄기 모양의 선을 반복하는 것은 의식의 심화 및 심미를 축적하는 과정일 수 있다. 형태묘사의 차원을 넘어서는 일정한 행위의 반복을 통해 미의식 및 미적 감정은 정결해지고 이미지는 순화된다. 감정의 고조를 억제하면서 내부로부터 피어오르는 미적인 희열이 만들어낸 형상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처럼 그의 작업과정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건너뛰는 이상적인 꽃의 형상에 도달한다. 상상이 만들어낼 수 있는 꽃이 아니라,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 마련한 심상의 거처에서 스스로 밝은 우아한 마음의 꽃인 것이다.
채기선 作_Song_162*130_유화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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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0091202-채기선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