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치병 展
'사람'
윤치병_112x162cm_oil on canvas_2009
노암 갤러리
2009. 11. 27(금) ▶ 2009. 12. 6(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33 | 02-720-2235
서광현_150x194cm_oil on canvas_2009
사람을 그리다. 윤치병은 사람을 그린다.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삶의 모습에 따라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고 보면 그림속의 모델도 사람이고, 그림을 그린 작가도 사람이고, 그림을 바라보는 관람자도 사람이다. 작가에게 왜 사람을 그리냐고 물었다. “제가 사람이니까 사람을 그리죠. 제가 정물이었다면 아마 정물을 그렸을 거예요.” 작가가 사람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어떻게 보면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선택이었다. 이성을 통한 판단에 비해 감각적 판단은 비과학적이고 즉흥적인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감각적 판단은 오랫동안 경험하고 축적된 지식들이 본능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결합되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무언가를 선택하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오히려 많은 경우의 수를 거쳐나온 고차원적인 것으로써, 단지 즉각적으로 감각적 판단이 머릿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났을 뿐이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감각적으로 발견하고 포착하여 시각적으로 재현해낸다. 윤치병의 작업에서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은 증명사진처럼 정면을 바라보는 상반신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마음의 움직임은 그대로 몸의 움직임이 되어서 드러나는 법이다. 이러한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위는 바로 얼굴이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흔적이 모두 고스란히 남는 곳이기도 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다 비교해 보아도 완벽하게 똑같은 얼굴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한 사람에게 있어서도 완벽하게 똑같은 표정이나 순간이 존재할 수 없다. 얼굴은 눈짓하나, 호흡 한숨, 감정의 변화에 따라 매순간 변화한다. 베르티옹은 대중은 얼굴 측면이나 정면의 세세한 특징을 기억하는 것은 어려운 반면에 정면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기억하기 쉽다고 한다. 또한 표정은 인간 내면에 깊숙이 숨겨져 보이지 않는 것들, 예컨대 인간의 순간적 또는 영원한 심리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윤치병은 바로 이러한 순간을 포착하고자 한다. 그런데 화면속의 인물들은 대체로 무표정해 보인다. 이는 환하게 미소 짓는 얼굴이나, 슬픔을 가득 담은 얼굴은 감정이 먼저 전달되어 오히려 대상자체에 대한 몰입을 막기 때문이다. 작가는 표현하고자 하는 인물에 집중하며 의식하지 않은 순간을 감각적으로 잡아내어 보여준다.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고 느끼며, 그 사람을 가장 잘 설명하는 순간을 효과적으로 묘사하고자 한다. 눈 · 코 · 이마 · 턱 · 귀 · 얼굴형태 등의 세부 형태의 섬세한 묘사로 인물이 가지는 미묘한 감정을 전달한다. 또한 각 개인이 가진 다양한 특징들, 예를 들자면 눈가의 주름, 점과 비대칭형의 얼굴 형태, 가르마 방향등의 모양을 보면서 그들이 자주 짓는 표정과 버릇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삶을 되새김질 한다. 윤치병의 작업은 단순한 기록이나 재현의 성질이 아닌 인간의 감정과 개인의 역사가 담긴 포괄적 개념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작가가 모델로 삼는 사람들은 불특정 다수가 아니다. 자신의 자화상을 시작으로 하여, 친구나 가족 등 자신이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사람을 그린다. 그래야 그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고, 눈빛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단지 정지되고 표면적인 순간의 이미지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지나온 사람 자체를 화면 속에 표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실재와 유사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담긴 화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포토리얼리즘 혹은 극사실주의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포토리얼리즘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이미지와 표면적인 묘사가 집중된 그림에는 작가의 감정이 배재되어 있다. 그리고 세계를 현상 그대로만 취급해서 우리가 육안으로는 알아낼 수 없는 추악함, 이를테면 모발에 가려진 점이나 미세한 흉터까지도 부각된다. 그러나 윤치병에게 뛰어난 묘사력은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한 기본 전제이며, 인간의 시각을 넘어선 불편함이 아닌 감정을 지닌 사람 그 자체를 묘사하고 있다. 미묘한 인물의 변화와 감정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그림이 아닌 실재를 보여주려 한다. 화면에 보여지는 인물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의 이미지에 불과하지만, 작가는 이 이미지를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숨결을 불어 넣는다. 이러한 것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고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화가의 임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 신선정(노암갤러리)
이승기_130cm 162cm_oil on canvas_2009
전민지_130x194cm_oil on canvas_2009
이상수_65x91cm_oil on canvas_2008
|
|||
■ 윤치병 Yoon, Chi Byung (1980~ ) 2007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09 “사람” (노암 갤러리) 단체전 2008 "Retrospective 2007 KOREAN YOUNG PAINTERS" (노암 갤러리, 서울) / "시각과 관점-바라보기" (갤러리 로얄, 서울) | 2007 "Hello, Chelsea! / 2007" (PS 35, 뉴욕) | 2006 "Zoom + Canvas" 선택과 집중 展 (갤러리 아이, 서울) / "대한민국 청년 예술의 힘" (부남미술관, 서울) / 홍익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국제 미술제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
|||
vol.20091127-윤치병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