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업

 

가을풍경_110x50x110cm_스테인리스스틸&브론즈

 

 

인사아트센터 2층

 

2009. 10. 14(수) ▶ 2009. 10. 20(화)

오프닝 : 2009. 10. 14(수) 오후 5:30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8 인사아트센터2층 | 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미래로_75x75x35cm_스테인리스스틸&브론즈

 

 

아름답고 정겹던 고향이 그립습니다.

여름밤이면  마당 한켠에 쑥향 가득한 모깃불 연기 피워놓고

너른 멍석위에 누워 은하수 한데 어우러진 반짝이는 별을 세며

높고 먼 미지의 세계로 날아다니던 꿈!

그 꿈속을 여행할 소망의 날개를 작품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가을이면 뒤뜰 모퉁이에 활짝 핀 흰노란  들국화며,

익어가는 감들 사이로 높게 보이는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가을 들녘에는 풍년을 자축하는 농부들의 북소리와 춤사위,

 

저수지 저편 붉은 노을 등지고 날아오르던 철새들의 날개 짓!

집게발 치켜 들고 둠벙 속으로 혼쭐나게 달아나던 참게 녀석들...

어릴 적 바닷가로 소풍 갔던 날 앞동산만큼이나 커보였던 고깃배와

바다에 대한 그리움도 담았습니다.

 

저 높이 부서지는 은빛 파도, 그 사이로 반짝이는 햇빛, 바람까지도

조각이란 이름으로 모두를 끌어 모았습니다.

 

아름다워 가슴에 끌어안고 저들과 호흡하며 살아온 나의 삶이

지금까지 내 작업을 이끌어온 작은 힘이요 아름다운 축복입니다.

 

- 작가노트 중에서-

 

 

바다-항해_88x32x118cm_스테인리스스틸&브론즈

 

 

 

바다-파도_86x28x86cm_스테인리스스틸&브론즈

 

 

백승업-공간으로 확산되는 빛, 기억

백승업의 조각은 물질들이 공간으로 확산되려는 찰나에 멈춰있다. 부동의 견고한 금속물질, 스테인레스스틸이 공간으로 퍼져나가고 부풀어 오르는 순간이 감촉된다. 그는 자신이 다루는 물질을 공간에 던져 놓고 그 반응을 살핀다. 물질이 특정한 형태로 공간에 자리하는 순간 ‘사건’이 벌어진다. 무겁고 두꺼운 덩어리가 아니라 얇고 가는 선들이 주축이 된 그의 조각은 마치 허공 위에서 드로잉을 하고 있는 선들 같다. 그는 공간에 이미지를 그리고 그것을 금속으로 고정시켰다. 예리하고 날카롭고 산뜻한 이 금속질감의 선과 면들은 그것들끼리 잇대어지고 부착되어 모종의 형태를 지향하면서 사방으로 확산되어 나간다.

그 조각은 금속성 물질들이 선으로 연결되고 면으로 잇대어져서 일종이 풍경/장면을 만들어 보인다. 장면은 한결같이 빠른 동세와 속도감, 대기의 기류와 햇살, 공기의 유동하는 흐름, 휘발성 기체의 신속한 호흡이 감지되도록 연출되어 있다. 유심히 들여다보면 추상적인 선과 면들의 집적으로 가득차보이던 것들이 문득 배의 형상을 떠올려준다. 파란 하늘과 강렬한 태양, 서늘하고 청량한 공기, 그리고 드센 바람을 맞으며 앞으로 돌진하는 범선이나 배의 형상이 자연스레 떠오르도록 연출한 것이다. 그 사이에 사람의 형상을 한 조각이 자리하고 있다.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거나 낚시를 하거나 혹 바람을 맞고 파도를 타기도 한다. 인체는 브론즈로 떠서 부착시켜놓았다. 스테인레스스틸의 질감과 색채와 대비되는 연출이자 집약적인 이미지로 놓여있다.

 

 

비상_100x22x113cm_스테인리스스틸

 

       

또 다른 작업은 계절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활짝 핀 국화꽃의 형상을 금속으로 재현했는가 하면 한 여름날 강가에서 아이들이 물장난하는 장면이 암시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다분히 자신의 유년의 추억과 자연에서 받은 감흥이 이미지화 된 것이다. 그는 회화적 영상을 조각으로 표현하고 있고 물질을 물감으로 대체해서 구사하고 있다. 그는 쇳조각을 가지고 공간에 그림을 그린다. 어린 시절과 고향에 관한 추억이 무엇보다도 강렬하게 떠오르고 축복 같은 자연 체험과 그 인상이 작업의 척추로 지탱되고 있다. 그것은 무척 서정적이면서도 낭만적인 편이다. 그리고 일종의 유토피아로서 자리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는 작업실에서 쇠를 자르고 용접하고 갈아대는 혹독한 노동을 견디면서 문득 바다와 고향을 떠올렸나 보다. 그것은 모두 근원과 관계된 장소들이다. 고향과 바다는 모두 어머니의 육체성을 지닌 것들이다. 어머니의 양수 같은 거대한 바다, 어머니 그 자체인 고향 말이다. 그는 바다와 고향의 기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대신 바다를 질주하는 배의 형태나 태양과 계절,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징하는 다소 추상적인 형태로 만든 후 자신의 몸/유년의 몸을 인물 조각상위에 투사시켰다. 그래서 그는 마치 자신이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가로지르거나 드센 파도를 맞거나 한가로이 낚시를 하는 혹은 친구들과 함께 물장난하던 어린 시절, 환영, 상상에 빠져있어 보인다. 이 작품을 보는 이들도 한결같이 이 같은 상상, 혹은 느낌을 자연스레 부여받았으면 하는 배려가 깔려있는 조각이다.               

 

 

력-바람_85x28x75cm_브론즈

 

 

그가 사용하고 있는 이 스테인레스스틸의 금속질감은 빛을 받아 반짝인다. 그 모습이 마치 햇빛이 찬란하게 부서지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자아낸다. 그는 자연에서 받은 청량하고 신선한 느낌을 조각으로 구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주변 공간으로 확장되는데 더없이 효과적이고 자연에서 받은 감흥을 전달하고 표현하는데도 무리가 없는 스테인레스스틸이 사용되고 있다. 이 조각은 일종이 스테인레스스틸을 이용한 콜라주조각이다. 작은 금속들이 모이고 결합되어 이야기를 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서사적이고 장면적인 이 풍경조각은 재료를 다루는 장인적 솜씨와 공간으로 확산되고 펼쳐져나가는 조각에 대한 모색, 다시 말해 조각의 본원적 조건인 공간과 중력, 그리고 외부환경을 끌어안으면서 환경과 함께 하는 조각 등을 고려하는 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 박영택평론에서 발췌 -

 

 

1919년 아우네함성_72x22x100cm_브론즈

 

 

가을-국화_100x26x96cm_스테인리스스틸

 

 
 

■ 백승업

목원대학교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각과 졸업 |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구상조각대전, 대전광역시미술대전,목우회미술대전, 충청북도미술대전, 보문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개인전 4회 | ’87목우회 미술대전 대상 | ’86~’95대한민국 미술대전 출품 | ’88~’90서울현대조각 공모전 | 서울 현대미술제 (문예진흥원) | 목원대학교수 작품전 (대전문화원) | 목우회 대상작가 초대전 (현대백화점,현대미술관) | 오늘의 지역 작가초대전 (금호미술관) | 비무장지대전 (예술의전당) | 충남 . 대전작가초대전 (한림갤러리) | 대전지역 중견작가 초대전(타임월드갤러리) | 대전 시립미술관 개관기념 초대전(시립미술관) | 충남미술의 미래모색전 (대전시민회관) | 대전미술 100년의 경계 (대전시립미술관) | ’21한일미술교류전 (대전시립미술관) | 한국미술협회전등 단체전 5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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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91015-백승업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