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영

 

Blue Story...

 

 

 

쌍리 갤러리

 

2009. 9. 3(목) ▶ 2009. 9. 11(금)

대전시 중구 대흥동249-2 | T.042-253-8118

 

 

 

 

 

 Blue Story...

 

 어릴 적, 우연히 접하게 된 파랑 잉크와 필기도구가 있었다. 학용품으로 흔했던 검정 잉크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파랑 잉크로 무언가 끄적끄적 대던 그 새로운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 사용해본 파랑 잉크는 볼펜이나 다른 필기도구의  진한 파랑이 아닌, 잉크가 마르고 나면 더 밝아지는 가볍고 산뜻한 파랑이었다. 그 잉크 색으로 고등학교 크로키 수업 때도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파랑 잉크로 그려지는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렇게 파랑의 신비로운 기억을 여러 일상의 모습으로 그려보았다.

 유년 시절부터 나는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림을 그리며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입시그림을 그리며 사용했던 포스터(칼라)물감이나 납작 붓보다 수채화 물감과 팔레트 그리고 정말 아끼고 정들었던 둥근 붓은 더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마지막 사복 세대로 보냈던 중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 계절과 상관없이 즐겨 입는 청바지의 유행을 잠깐 떠올려 보기도 했다. 그 사이 여러 디자인과 유행이 지나갔지만,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기본 데님색상에 날씬한 일자나팔이다. 성인이 된 지금도 청바지를 즐겨 입는 건 그 때문일까?! 운동 신경은 별로지만,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운동회 날이면 달리기 계주 선수로 꼭 출전해서 운동장 반 바퀴를 전력질주 했다. 흙 내음 솔솔 이는 가운데 가쁜 숨을 내쉬고 있다 보면 파란하늘은 날 진정시켜주듯 흙 내음을 정화시켜주곤 했다. 대학생이 되어 좀 더 자유롭게 커피숍을 드나들게 되었을 때 잠시 동안 푹 빠진 커피가 있었다. 진짜 비엔나에서 존재하지도, 판매하지도 않는다는 ‘비엔나커피’이다. 감미롭고 달콤한 감흥을 잊을 수가 없었다. 하늘에  뭉게구름이 얹어진 듯 예뻤던 그 비엔나커피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이상은 마시러 다녔다. 2000년에 들어, 대학을 졸업하면서 접하게 된 차 생활은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 대학원 시절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 때 다녀본 푸른 차밭 풍경과 은은한 차 향기는 내 마음의 평온을 일깨워 준 푸른 가르침이었다. 초겨울에 찾은 차밭에는 연한 미색의  꽃 위로 일벌들이 분주하게 옮겨 다니고 있었다. 초겨울에 차 꽃을 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벌떼가 윙윙 거리다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 누구나 한번쯤 --- 일상에서 바라보는 저마다의 하늘 느낌이 있을 것이다. 계절의 변화무쌍함으로 높고, 푸른, 구름 친구가 많은... 사춘기 시절,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문득 바라 본 가을 하늘에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 하늘이 이렇게 높고, 깊고, 멋진 파랑색 이란 말인가?!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습기도 하다. 땅 덩이가 작다고 하늘의 높이나 깊이가 작고, 얕진 않을 텐데 말이다. 또 처음으로 가 본 제주도의 푸른 바다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어쩜 이렇게 푸르고, 파랗고, 아름다운지... 비가 오는 날 수채화 같은 물 맑은 파랑에서 푸른 바다의 파랑, 쪽빛보다 더 깊고 푸른 파랑까지... 나는 점점 파랑이 좋아진다. 이런 절절한 느낌을 내 작업에 반영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기본 형태에 소소하고 사소한 부분들을 세심히 되짚어 읽어 내려가 보는 중이다.

나의 마음을...

 도심 속에 자리 잡은 나의 “꽃담”이 햇수로 6년이 넘었다. 작업량이 많지 않아 기법이나 이론에 대해 늘 갈증을 느끼며 지낸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리고 조금은 깨달아 가고 있다. 뜨거운 열정대신 식지 않을 순수한 파랑의 열정이 내면에 숨어 있다는 것을...

내 마음의 파랑이 변치 않고 파랗게 빛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파랑은 내 생활의 활엽수가 되는 색이다...

2009.  백  선  영

 

 

 

 

 

 

 

 

 

 

 

 

 

 
 

■ 백선영

1996  대전예술고등학교 졸업 | 2000  중부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공예전공) 졸업 | 2003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 졸업

개인전  2009  Blue Story (갤러리『쌍리』, 대전)

단체전

1999~  예서림회 회원전 (대전예술고등학교 동문전) | 2000~  만인회 회원전전 (중부대학교 동문전) | 2001~  함박골전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동문전) | 2001~  대전 도예가회 회원전 | 2005, 2008  중부 쓰임새전 | 2003, 2009  새천년의 한국성 전 | 2008  대전 미술협회 청년 미술제전

수상  2007  대한민국 문화관광 상품 공모전 금상 외 10여회

작품소장  국제 문화관광 상품엑스포 조직위원회 (2007)

현재  

도자기재료전문『꽃담』운영,  중부대학교 . 대전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출강,  한국 미술협회 대전지회 공예분과 위원

 
 

vol.20090903-백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