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RS OPEN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미술창작 스튜디오 뉴욕전시-

참여작가 : 김기라, 김소연, 김세진, 김태은, 김희선, 뮌(Mioon), 신기운, 안강현, 안두진, 안정주, 유비호

 

김기라_위대한 업적_중동에서의 학살_193x134cm_oil on canvas_2009

 

주뉴욕 문화원 내 갤러리코리아 | 실비아 월드 & 포 김 아트 갤러리

 

2009. 8. 13(목) ▶ 2009. 9. 23(수)

Opening : 2009. 8. 13(목) PM 6:00

 

 

김세진_Victoria Park_Single channel video, 3'56"_2008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배순훈)이 운영하는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는 오는 8월 13일(목)부터 9월 23일(수)까지 주뉴욕 한국문화원(원장 송수근) 내 <갤러리코리아>와 <실비아월드 & 포김 아트 갤러리(Sylvia Wald and Po Kim Art Gallery)>에서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 출신 한국 작가 11인의 작품을 전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현재 창동(2002년 개관)과 고양(2005년 개관)에 두개의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 출신 작가들에 대한 해외 프로모션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매년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 해외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 뉴욕전은 그 첫발을 내딛는 의미 있는 전시로서, 2002~2008년까지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했던 작가 11명(김기라, 김소연, 김세진, 김태은, 김희선, 뮌(Mioon), 신기운, 안강현, 안두진, 안정주, 유비호)이 참여한다.

이번 전시 『DOORS OPEN』은 사회의 공포에 대한 11개의 독특한 해석을 보여주며, 궁극적으로는 그 시선이 출발하는 레지던시라는 공통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는 크게 2부로 구성되어, 각각 뉴욕에 위치한 2개의 갤러리에서 42일간 전시된다. 특히 2006년 덕수궁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가졌던 원로화가 김보현 화백(Po Kim)이 한국의 젊은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실비아월드 & 포김 아트갤러리>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이번 해외전시의 의미를 한층 더해주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와 그 출신 작가들을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 미술계에 알려 국내 미술창작스튜디오 해외교류 및 유망작가 해외진출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 홈페이지 www.artstudio.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소연_불안에 관한 증식_20.5x29cm_Gouache on paper_2008

 

 

전시구성

제 1부 : ‘Don't Panic’(실비아 월드 & 포 김 아트 갤러리)

 - 참여작가 : 김기라, 김소연, 뮌(Mioon), 안두진

 - 빠른 근대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전쟁, 질병, 궁핍 등의 직접적인 공포뿐 아니라 개인이 통제하기 불가능한 사회시스템에 대한 현대인의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한 회화 및 설치작품  

 - ‘Don't Panic’섹션은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과 사회간 관계의 근원을 공포, 두려움 혹은 불안에서 찾는다.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은 빠른 근대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전쟁, 질병, 궁핍 등의 직접적인 공포를 느껴왔을 뿐 아니라 물질만능의 소비사회, 거대한 익명의 대중사회와 같이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개인이 통제하기 불가능한 사회시스템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경험해왔다. 이 전시는 거대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러한 공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의 일상 뒤에 숨겨진 공포를 회화, 드로잉, 설치 작품들에서 읽어내고자 한다.

 

제 2부 : ‘Open Doors’(뉴욕 문화원 내 갤러리코리아)  

 - 참여작가 : 김기라, 김세진, 김태은, 김희선, 신기운, 안강현, 안정주, 유비호

 - 속도지향과 암묵적인 규칙이 지배하는 획일화 된 사회 안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과 해석을 열어 보이는 싱글 채널 비디오 및 설치작품

 -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모데라토 칸타빌레』에는 ‘모데라토 칸타빌레’를 이해하지 못한 채 피아노를 치는 한 아이가 등장한다.

“그러니까 ‘모데라토 칸타빌레’가 무슨 뜻이지?”

“몰라요.”…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하고 선생은-체념한 듯-말했다.

“골백번도 더 말했잖니,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 라고.”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 아이는 아무 생각 없이 건성으로 따라 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모데라토 칸타빌레』(1958)

 

 - 음악예술에서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보통 빠르기의 노래하듯이’라는 의미이지만‘보통’의 빠르기와 ‘노래하듯이’라는 말은 모두 주관적인 판단과 해석에 기인한다. ‘Open Doors’ 섹션에는 사회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공포에 맞서는 자신만의 속도와 표현을 보여주는 싱글 채널 비디오와 설치 작업들이 전시될 것이다.

 

 

김태은_Convergent Cube(Ver 2.0)_with maxmsp and open GL, projector, mac mini_2009

 

 

제 1부 : ‘Don't Panic’(실비아 월드 & 포 김 아트 갤러리)

김기라의 작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갖는 사회적, 문화적 위치와 그와 상반되는 개인의 욕망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드러낸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버려지는 사물들,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참혹한 전쟁의 장면을 주로 전통적인 회화장르, 영상 또는 설치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스펙터클한 사회 안에서 개인이 죽음과 자본의 대상으로 놓여지는 현상을 작가만의 재기 발랄한 방식으로 시각화 하여 무감각한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안두진의 작품은 이미지의 소립자에 의해 구성되거나 해체된다. 그가 말하는 ‘이마쿼크 imaquark’는 image의 ‘ima-’와 소립자의 복합모델의 기본 구성자 ‘quark’의 합성어로, 그가 만든 이미지의 최소단위의 이름이다. 작가는 이미지의 최소단위 개념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으며 이러한 유닛을 다양한 매체로 확장해 나간다. 캔버스 속의 다채로운 원색 이미지, 방사형 구조는 신비와 성스러움에 편입되어 예술과 종교 어딘가에 존재하는 강렬한 경험을 일깨운다.

김소연은 "세상은 온통 미스테리로 되어있다" 는 전제 아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과 인간을 뛰어넘는 초월적 존재, 사물간의 관계, 또는 우리 삶의 보편적 가치들을 역설적 어법으로 화면 안에 펼쳐 풀어낸다. 또한 일체의 설명적 요소를 배제하여 그저 보여지는 이미지와 축약된 단어들의 조합을 통해 무언가를 유추하도록 할 뿐이다. 작가는 다양한 평면회화 실험을 통해 어딘가 위태로운 미지의 세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존재 자체에 대한 믿음과 의문을 그리고 있다.

최문선, 김민선으로 이루어진 아티스트 그룹 뮌(Mioon)은 이 시대의 문화 풍경 읽기를 통해 그것이 만들어내는 허위의식과 이념적 기제를 해체 시켜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이라는 대도시의 랜드마크인 뉴욕 양키스타디움을 스포츠로 위장된 자본의 총체로서 표현한다. 작가는 경기장을 구성하는 컨텐츠-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일정하게 짜인 룰에 따라서 벌어지는 이벤트를 즐기는 형태-가 제거된 텅 빈 경기장의 모형을 제시하여 침묵을 통해 집단이 머무는 사회의 구조적 틀과 개념 읽기를 유도한다.

 

 

김희선_Time Apparatus_Single channel video, 6'00"_2007

 

제 2부(1) : ‘Open Doors’(뉴욕 문화원 내 갤러리코리아)  

김희선은 이번 전시에서 구 서울역사의 시계와 그 주변의 모습을 소재로 한 영상작품 <Time Apparatus>를 선보인다. 서울역 전면에 설치된 시계는 1925년부터 한국 전쟁 당시를 제외하고 한번도 멈춘 적이 없어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존재해 온 역사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진 시간성에 대한 사유로부터 현대를 사는 우리가 절대적인 시간의 강박에서 벗어나 고정된 관념으로서의 실체에서 자유로워지기를 권한다.

김세진은 영화와 미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개인의 욕망과 사회 현실 간의 갈등이라는 주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몇 년간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개발과 성장의 단계를 거치고 세계화 경제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아시아의 주요 도시들이 겪는 부작용과 아이러니에 주목하게 된다. 작가는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섬의 일상적인 공간 '빅토리아 공원'을 비디오카메라에 담아 제한된 삶과 제한된 이상 사이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영화라는 틀을 맑은 고딕으로 관찰하고 기록한다.

안강현의 작업은 우리 눈에 비쳐진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질문 한다. '무엇을 보며, 어떻게 보아야 하며,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작가는 대상을 다시금 새로이 볼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시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가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한다. 한국 밖의 다양한 장소에서 현지의 재료를 이용해 제작한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진행한 작가는 대상의 피상적인 낯 이면에 존재하는 진실을 그만의 체험과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제 2부(2) : ‘Open Doors’(뉴욕 문화원 내 갤러리코리아)  

안정주는 싱글 채널 비디오 <Their War Series>에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들의' 전쟁을 통해 자신이 속한 '한국의' 전쟁을 암시하고 있다. 그는 단편적 공간들과 소리를 결합하여 특정한 공간적 상황과 소리가 갖는 연계성을 리드미컬하게 나타낸다. 그의 영상 작업은 실제 상황에서 생겨난 소리를 그대로 담고 있어 음향 자체가 현실과 연결된다. 작가에게 소리는 특정한 공간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표식이며, 그는 섬세한 편집과 조율을 통해 소리와 영상을 변주함으로써 강약의 리듬감을 가진 작품을 구성한다.

신기운은 “인간이 욕망하는 많은 사물들의 의미를 되짚어 보면, 결국 우리가 쫓아온 것들이 모두 지나가는 한 순간일 뿐이라는 결론에 이른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수퍼맨이나 아이팟(i-pod)과 같은 대중사회의 소비대상들이 분쇄되어 없어지는 과정을 통해 영상으로 보여준다. 작가에게 ‘갈기(grinding)’라는 행위는 ‘먼지’에서 ‘먼지’로 돌아가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마저 소모적 대상으로 전락한 21세기에 대한 은유이다.

김태은은 다채로운 미디어 장치를 마치 무대처럼 연출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그가 고안한 일련의 장치들은 시각적으로 볼 수 없는 요소들을 시각적으로 번안하여 준다. 그의 작업<Conversion Cube>는 ‘평생도(平生圖)’라는 삶의 모범을 정하고 그 모습을 따랐던 과거 한국의 모습과 ‘성공’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현대 한국의 모습을 교차하여 보여준다. 작가는 거대한 사회시스템이 제시하는 규칙에 순응하는 현대 한국인들의 주관적인 속도와 목표 찾기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는 외국의 낯선 여행지에서 늘 접해오던 다국적 기업브랜드의 간판(billboard)을 발견했을 때 친숙한 감정을 느낀다. 유비호는 3D애니메이션 및 설치 작업을 통해 현대 후기산업사회의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일상생활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의 심리적 풍경을 보여준다. “유연 Flexible”하고 친숙한 소비생활 속에서 “행복감에 도취된Euphoric” 노란 색 풍경은 비현실적이고 곧 허물어질 것만 같은 황금도시를 연상케 한다.

 

 

뮌_Stadium Volume II_120x120x220cm_Mixed Media_2009

 
 

 

 
 

vol.20090813-DOORS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