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회 김재선 개인전

 

-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200x600cm, 닥, melted korean paper, 2009

 

 

인사아트센터 2층

 

2009. 7. 1(수) ▶ 2009. 7. 7(화)

초대일시 :  2009. 7. 1(수) 오후 6시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 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100x100cm, 닥, melted korean paper, 2008

 

 

목원 김재선의 제 15회 개인전이 인사아트센타에서 개최된다. 작가는 고무신의 노래 꿈꾸는 방랑자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고무신은 어머니의 표상이자 작가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삶의 지향점이다. 또한 한국현대사의 다양한 표정들을 물에 녹인 한지를 틀에 떠내는 정교한 작업을 통해 깊이 있게 끌어내고 있다 할 것이다. 본 전시는 숙련된 한지에 관한 실험적인 작업들을 펼쳐내며, 한국적 원형의 오방색 작업, 과거보러가는 선비의 개나리 봇짐을 회상하는 매단 고무신 작업, 태극을 그리는 긴장감 있는 화면을 통해 동양적인 요소와 색채를 강하게 표현하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전시는 한지의 미감을 화려하게 선보이며 고무신이 가진 폭넓은 아름다움과 비유, 상징들을 제시하고 새로운 동양회화 영역의 확장을 보여주는 매우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100x100cm, 닥, melted korean paper, 2008

 

 

■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시리즈: 작가 김재선은 한지를 녹여 고무신을 만드는  동양화가이다. 사실 김재선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부분 초대작가로 선정될 만큼 문인화에 있어 그 필력과 소재의 참신한 구성력을 이미 인정받은 중견작가이다. 이러한 작가는 붓이 아닌 손을 이용한 색다른 한지이야기를 펼쳐내 보이고 있다.

고무신은 멋을 낸 코고무신, 댓돌에 살며시 올려 진 고무신, 개나리 꼬까신, 새색시의 고무신, 할머니의 흰 고무신, 아버지의 검정고무신 등 그 각각의 이름들이 내포한 심상과 추억은 다양하고 깊기만 하다. 특히 짚신을 대신한 고무신이 운동화로 대체되기까지, 마지막 황제 순종이 최초의 고무신 모델이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근대와 현대의 과도기속에서 고무신만큼 그 역설적인 정서와 굴곡진 역사성을 갖고 있는 주제 또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작가가 형상화 내는 이미지들은 작가의 시선이 멈춘 강력하고 뚜렷한 심상일 수밖에 없듯 고무신은 작가에게 어머니로서의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 그리고 한국 모든 어머니의 헌신적인 마음이 투영되어 있다. 수  많은 발자국을 형상화하고 정교하게 형을 떠내고 붙이는 과정 속에서 작가 김재선은 어머니를 덧입은 인간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뭉쳐지고 퇴적된 발자국은 그 흔적과 추억을 가지고 시간과 공간을 부여한다. 김재선의 작업 속에 군중의 함성소리가 폭발하듯 내재되어 있는 것은 한지의 물성이 가진 특성을 의도하듯 적극적인 거친 마티에르 효과가 획득한 수확일 것이다.

이미 먹 작업을 통해 한지의 풍부한 표정을 이해하고 있던 작가에게 고무신 작업으로의 이행은 그리 낯설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한지는 본성이 고요하고 깊으며 부드럽다. 그러므로 인간의 마음을 그려내고 담아내는 작가에게는 따스한 어머니의 살 냄새와 정겨운 심성을 드러내기에 조형성이 쉬운 액화된 한지가 상상력의 확장과 표현의 자유를 주었던 것은 아닐는지 모르겠다. 작가의 작업들은 종이죽을 올린 맑은 고딕에 오브제 즉 고무신을 올리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구체적인 조각을 집적함으로써 작가가 꿈꾸는 이상향을 그려내고 있다 하겠다. 하지만 그 이상향은 맑은 고딕을 채워나가고 부쳐나가는 행위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채움과 신발 내부의 추억을 담은 비움의 공간을 만들어나가며 그것은 동일한 경험을 회상하게 하는 폭넓은 한국적 집단의식을 끄집어내는 대중적 공감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할 것이다.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닥, 162x120cm, melted korean paper, 2009

 

 

고무신은 방향성을 가지듯 특정한 지시성을 갖는다. 백색, 검정색 고무신이 가진 형태의 지시성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먼 길을 걸어온 우리들의 숨겨지듯 조금은 드러난 발자국 자체가 갖는 역사적이며 서사적인 스토리텔링을 함축한다. 이러한 감성이 풍부한 고무신이 보여주는 단순한 조형미로 구성된 고요한 선적 미감에서 오는 우아함과  담박함은 고래로부터 내려오는 한국의 전통적 처마선, 저고리의 곡선, 버선의 섬세한 선과 연결되고 있다. 그래서 김재선의 화면에서 석굴암의 부조상에서 느끼듯 세련되고 유려한 한국 전통미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고무신들은 선이나 원형의 형태를 그리며 재미있게 부쳐지기도 하는데 태극을 형상화시키는 이러한 근자의 작품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기운생동(氣運生動)의 움직임, 영기(靈氣), 운기(雲氣)의 흐름을 제시하고 있다 하겠다. 이는 작가가 오랜 시간을 문인화 작업에 몰두해온 결과로 동양 조형의 모태가 되어온 원리에 탄탄한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형상들은 고무신의 정적인 미감을 전하는 화면공간을 원형으로 달려가는 역동적인 힘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긴장감 있는 화면으로의 구성을 준다.  이것은 작가 김재선이 전하는 한국인의 깊은 내면속에 숨겨진 그리운 고향의 향수, 젖무덤이 따스한 어머니, 좀 더 확장된 성(聖)의 근원성에 관한 설득력 있는 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닥, 162x120cm, melted korean paper, 2009

 

 

최근의 작가는 꿈꾸는 방랑자 시리즈를 통해 5방색 작업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적, 청, 황, 흑, 백의 색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생명력이 꿈틀대는 제의화 된 공간(聖域)으로의 회귀성을 보여주는데, 고무신에서 담아내려했던 고요하지만 성숙한 삶의 흔적들을 색을 통하여 궁극적인 원형으로 도달하려는 작가의 내적 성숙과 발전을 보여준다 하겠다. 물론 하늘, 땅 천원지방(天圓地方)과 그 세상을 연결하는 수천개의 발자국으로 은유된 인간의 이야기이지만 천, 지, 인의 범 우주적 자연의 신비로운 순환과 흐름을 전하고자 함이라. 고무신의 조형과 오방색의 결합은 강력한 신적 엑스터시(ecstasy), 무아경의 성역화된 화면을 연출하는데 이것은 작가의 내적으로 체험화 된 신앙적 삶의 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김재선의 최근작들은 좀 더 뚜렷한 모노크롬(monochrome)으로 접근해 가고 있다 할 것이다. 70년대 일었던 단색회화의 경향은 신화적 자연의 모방에 있었다면 김재선의 모노크롬으로의 확대는 오브제와 색의 교류를 통한 이야기(narrative)를 던지며, 주관적이고 감각적이며 정신적으로 승화된 종교적 사유로의 향함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종이죽에 색을 섞는 작업들은 재료와 안료의 선을 허물어 체화시키는 것으로 동양화의 연장선상에 존재한다. 그래서 작가의 작업은 동양화와 서양화, 오브제의 집적(accumulation)과 반복(repetition)을 통한 회화와 조각, 속(俗)을 통한 성(聖)의 표현이라는 경계에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닥, 100x100cm, melted korean paper, 2009

 

 

근자에 보여준 실에 매단 고무신 설치 작업들은 작가가 말하는 음악적 요소를 강조하고 싶다하듯 실험성이 강한 음악성을 내포하고 있다. 고무신 자체의 리듬감을 매다는 행위를 통해 또 한 번의 각인을 하고 있다 할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고민하던 한국정서의 한 맥락인 소리를 통해 실타래를 풀어내듯 정체성에 관한 고민의 확장을 의미한다. 먼 과거길 짚신을 매단 개나리 봇짐이 가지는 감성과 정서 그리고 실을 타고 움직이는 미세한 움직임과 관람자의 적극적인 동참을 불러일으키는 동적인 화면은 아리랑 가락과 조우하는 질박한 북두드림의 곰내 나게 숙성된 토속적 한국의 신바람과 닮았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들은 전통모티프에서 분명코 시간의 간극이 선명한 고무신이라는 주제를 새롭게 한국정체성에 담론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며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의 시리즈로 구성되고 있다. 어머니로 은유된 고무신은 되새김질 된 잘려진 인간사의 한 지층, 헌신과 사랑의 성스러운 절대자의 신앙적 존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고무신이 꿈꾸는 공간은 행복한 방랑자, 우리 모두의  즐거운 꿈 만들기가  아닐 듯싶다. 박옥생(미술사/미술평론)

 

 

꿈꾸는 방랑자 Dreaming Vagabond, 닥, 200x600cm, melted korean paper, 2009

 

 

오방색 하모니

 

김재선의 그림에서 고무신의 형상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바로 색(色)이다. 주로 동양의 전통적인 색감인 ‘오방색(五方色)’을 주로 재해석하고 있다. 동양에서 색은 단순히 칠해지는 ‘color’의 개념을 뛰어 넘는다. 색에는 삶의 철학이나 정신적인 이상까지 담겨 있다. 나아가서는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을 맑은 고딕으로 한 세계관까지 연결된다. 음양이란 말 그대로 음(陰)과 양(陽)이 합쳐진 말로써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양은 적극적, 능동적인 기운과 확장력을 뜻한다면, 음은 소극적, 수동적인 기운과 수축력을 상징한다. 그래서 하늘이 양이면 땅은 음이고, 남자가 양이면 여자가 음이라고 해석하기도 하는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김재선은 바로 화면을 구성하는 형상이나 색감으로 이미 음양오행 사상을 어느 정도 표출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색조 역시 오방색에 기본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방색이란 파랑(청색), 빨강(적색), 노랑(황색), 검정(흑색), 흰색(백색)을 말한다. 보통 이 다섯 가지 색을 오행과 연결시켜 화(火)는 빨강, 수(水)는 검정, 목(木)은 파랑, 금(金)은 흰색, 토(土)는 노랑 등으로 해석한다. 이 가운데 빨강과 파랑은 남쪽과 동쪽으로 양(陽)을 의미하고, 검정과 흰색은 북쪽과 서쪽으로 음(陰)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시 김재선의 작품을 본다면, 그 안에서 음양오행과 오방색의 느낌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간혹 선명한 색채로 눈길을 사로잡는가 하면, 은은하게 중화시켜 부드러운 여운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표상인 흰 고무신은 순결한 백색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대지가 되기도 하며, 붉은 기운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렇듯 김재선은 고무신이라는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어머니의 실재감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어머니가 지닌 무형의 존재감을 오방색 속에 희석시켜내고 있는 것이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동국대 교수)

 

 

 
 

김재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가 졸업

개인전 총15회_2009. 7   김재선 개인전 서울 인사아트센타(예정) | 2007. 7   김재선 개인전  방제화랑 | 2007. 3  김재선 개인전  미국 뉴욕 | 2006. 10  김재선 개인전  중국 연변 | 2006. 7   김재선 개인전  미국 센디에고 | 외 15회

수상_2002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 2001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 2001   동아 미술대전 입선 | 1995   제22회 전일전 일본 예술상 | 1995   동양서화대전 국제 예술상 | 1994   목우회 입선 | 1989   성진 서도대전 대상  

외 다수

단체전_2008 수원가톨릭 미술가회전 | 2008 과천미술가협회전 과천시민회관 | 2008 한국미술의 빛 초대전  갤러리타블로 | 2008 미국 mbc 개국기념초대전 미국, 뉴욕  | 2007 서울미술협회 회원전  서울시립미술관 | 2007 사고의 확장전 과천 가원미술관  | 2007 수가미전 수원교구청 |2007 미협 회원전 과천 시민회관 | 2007 대한민국 미술협회 초대작가전 예술의 전당 | 2007 경기도 미술협회 초대작가전  | 외 150여회

운영위원 및 심사_소사벌 미술대전 · 새천년 문인화 대전 · 관악 현대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 전국 여성 미술대전 · 경인미술대전 · 안양 여성 기예경진 대회 심사 | 전국 서예 한마당 심사 | 문원 중학교 수묵화 명예교사 역임 | 미협 과천시부 부지부장 · 수원대 강사 역임

현재_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초대작가 | 경기도 미술협회 초대작가 | 서울 미술협회 이사 | 미협 · 과천 미술인회 · 수가미 회원

www.jaesun1.com

 
 

vol. 20090701-김재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