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다음작가

 

-윤수연-

 

tourist 1_Giza, Egypt_2009

 

 

인사아트센터

 

2009. 6. 24(수) ▶ 2009. 6. 30(화)

Opening : 2009. 6. 24(수) Pm 6: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crying Emo'_North Al Hashmi, Jordan_2009

 

 

2002년부터 시작된 박건희문화재단의 젊은 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다음작가상의 일곱번째 수상자인 윤수연 작가의 1년여간 작업이 전시로 선보인다.

 지금까지 전쟁에 관한 그녀의 작업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그녀의 첫 번째 작업은 Incomplete Journey로 북한을 탈출하여 난민아닌 난민으로 수년간의 기막힌 여정을 거쳐 남한으로 입성한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남한의 구조속에서 엮어 낸 3년에 걸친 다큐멘터리 작업이었다. 두 번째 작업은  Homecoming이라는 제목하에  미국의 전쟁 참전 용사를 주제로 한 작업이었다. 2년간의 작업을 통해 미국의 42개주를 횡단하여 2백여명의 전쟁 참전용사들(2차 세계대전에서 이라크전까지)과 그들의 가족 주변인들을 기록한 것이다. 이 두 작업에서는 전쟁이라는 대단히 글로벌한 사건을, 사건으로만 다룬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새로운 형식의 사진으로 구성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뇌가 돋보였다.

이번 작업 new haven, no haven은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전역에 퍼져 살고 있는 이라크 난민들과 만들어가는 현장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이다.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 아주 오래된 그림에서부터 전쟁이라는 대상은 서사적으로 묘사되어왔다. 전쟁을 시각 예술을 통해 구현해낸 목적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달리지기도 하지만, 예술가들이 다룬 전쟁의 모습이 시대를 초월하여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모두가 일정 정도의 서사적 구조를 맑은 고딕으로 기록, 혹은 표현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윤수연의 이번 전시는 그러한 예술사적 원칙에서 살짝 빗겨 서있다. 이 시대,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상처받은 땅위에서 카메라를 들고 선 윤수연은 전혀 다른 사진적 시선을 통해 전쟁을 드러내고 있다.  

 

 

'La Calle'_Jabal Amman Circle one, Jordan_2009

 

 

‘난중일기2009’

언제나 과묵한 어씨 녀석의 낯빛이 심상치 않다.  2시까지의 야간 촬영을 허탕 치고 다음날 6시 기상에 뿔이 날만도 할 것이다. 슬슬 눈치를 보다 조심스레 한마디 묻는 나의 친절에, 바그다드서 같이 자란 소꼽 친구가 엊저녁 죽었다는 얘길 전해 듣고 오는 길, 이라며 감정하나 섞이지 않은 듯 한 마디를 툭 뱉어내고는 평소에 도리질하며 싫다 하던, 며칠은 되었을 책상 위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에 주워 삼킨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장비를 주섬주섬 집어 들고 숙소를 나서는 녀석에게 손톱 좀 깎고 다니라는 뜬금없는 말을 건넸다 .

                                                                                                               2009년 4월 요르단

밥 먹듯 죽음을 얘기하고 죽는 시늉으로 밥알을 삼켜야 하는 날이 수도 없이 반복되던 지난 수 개월의 사막 이야기를 이제 몇 장의 사진으로 풀어놓으라 하니 그 고민이 타워펠리스 팬트하우스에 미친다 하는 것이 마냥 거짓은 아닐 것이다.

 

 

Play Area_Al Rabia, Jordan_2009

 

 

나의 세 번째 전쟁 시리즈인 ‘new haven, no haven’은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전역에 퍼져 살고 있는 이라크 난민들과 만들어가는 2년간의 현장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이다. 이제 그 절반의 여정을 마쳤으며 잠시 현장을 떠나 중간점검의 진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작업 역시 이전의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내러티브가 의도적일 만큼 배제 되었으며 구별되는 변화라면 화면 속에 일체의 증거품(artifact)도 남기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천일야화가 몇 번을 이어져도 끝나지 않을 이들의 이야기가 120미리 렌즈를 통해 손바닥 크기의 네가티브 안에 압축되어 담아진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겐 부담스런 공상과학 소설임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사건’ 일 수 없는 전쟁에 뉴스는 없다(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이번 사진은, 전쟁 관광객의 한계 안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나’에 대한 항복을 구석구석 담고 있다. 전지전능(?) 작가의 한계에 승복하며 얻어낸 대상으로부터의 자유는 짜릿하기까지 하다. 관찰자로의 침입, 갈등, 전쟁, 항복, 해방으로 이어지는 ‘냉혈 멜로드라마’ 가 이번 작업의 근접한 장르묘사가 아닐까 스스로를 비평해 본다. 이제 다시 반환점을 돌아 나머지 절반의 여정이 끝날 즈음엔 또 어떤 색깔의 전쟁드라마가 펼쳐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아라비안 나이트. 이번 중간점검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여 이들의 이야기를 사막의 그들과 다시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그 동안 힘든 여정을 곁에서 지원 격려해 주신 박건희문화재단과 예일대 예술대학원, Tierney 예술재단 여러분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2009년 5월 윤수연

 

 

tourist 2_Jabal Al Kala'a, Jordan_2009

'Desert Strom 2'_Giza, Egypt_2009

 

 

 
 

■ 윤수연

1972  출생 | 2008  현재 미국 New York  거주

학력

2008  Yale University, M.F.A (New Haven, CT) | 2003  Photography Art Institute of Boston at Lesley University, B.F.A (Boston, MA) | 1995  동덕여대 불문학 학사

작업 및 경력

2008-2010  new haven, no haven _ Iraqi Refugee Project | 2008  American Images and Icons of War From the Civil War To the Present, Yale university Art Gallery (전쟁과 역사, 예일대학교 아트갤러리) | 2006-2008  Homecoming 1945-2008 _ American War Veterans from WWII-Iraq, Yale University (미국 전쟁 참전용사 프로젝트, 예일대 대학원) | 2004-2006  Incomplete Journey (탈북 이주민 프로젝트) | 2003-2004  Gilles Peress Studio New York, NY (Gilles Peress 사사) | 2003  Image Archives & AD. Dept, Magnum Photos New York (매그넘 근무)

전시

2009  2,191 Days and Counting, Benefit Exhibition at Powerhouse Arena for The Iraq Veterans Against The War | 2009  New York Photo Festival ,'Tierney Fellowship Group Show' | 2008  Thesis Show 2008, Green Gallery, New Haven, CT (예일대 석사 줄업전) / Yale MFA 2008, Danziger Project, New York, NY (예일대 석사 졸업전) / Photo 2008, Gallery339, Philadephia, PA

수상

2008  The 7th Daum Prize | 2008  Alice Kimball English Prize, Yale University Tierney Fellowship Winner, Tierney family Foundation, New York

 
 

vol.20090624-제7회 다음작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