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오 샤오춘

 

병풍중앙_View of Earth_157x150cm_pigment inkjet print_2008

 

 

갤러리 나우 & 롯데 아트 갤러리

 

2009. 5. 29(금) ▶ 2009. 6. 22(월)

Opening : 2009. 5. 29(금) Pm 6:00 롯데 아트 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13 성지빌딩 3F | T.02-725-2930

 

www.gallery-now.com

 

 

Bear_100x257cm_pigment inkjet print_2008

 

 

사이비(似而非)의 미학

작가 미아오 샤오춘(1964, 이하 미아오)은 어떤 면에 있어서 중국현대사진계에서 성역(聖域)과 같은 존재다. 사이비 작가와 사이비 평론가가 난무(亂舞)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대학원에서 정통으로 미술사(美術史)를 전공하고 독일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돌아왔다는 매력적인 조건들은 때로는 그야말로 작품 이상으로 작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웬만한 평론가를 압도하는 작가의 작품철학과 논리는 사이비 평론가들에게 있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이자 그의 작품에 대한 열린 비판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해왔다.

사이비 (似而非)라는 말은 본래 맹자 (孟子)의 <진심편 盡心篇>과 논어 (論語)의〈양화편 陽貨篇〉에서 나오는 말이다. 어느 날 제자 만장(萬章)이 맹자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이 향원 (鄕愿)을 모두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하면 그는 어디를 가더라도 훌륭한 사람일터인데 왜 유독 공자께서만 그를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하셨는지요?" 맹자가 대답하기를, "마을 사람들이 비난하려고 하여도 비난할 것이 없고, 일반 풍속에도 어긋남이 없다. 집에 있으면 충심과 신의가 있는 척하고 세상에 나아가 행할 때는 청렴결백(淸廉潔白)한 척한다. 그래서 그의 겉모습만 본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를 좋아하며, 스스로도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와는 함께 요(堯)와 순(舜)과 같은 도(道)에 들어갈 수 없으므로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 한 것이다. 그래서 공자도 '나는 사이비한 것을 미워한다 (孔子曰 惡似而非者)'라 한 것이다." 사이비는 비슷하지만 실제는 아니기 때문에 겉보기는 그럴듯하지만 본질은 전혀 다른 것이다. 이처럼 공자는 인의(仁義)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겉만 번지르르하고 처세술에 능한 사이비를 덕을 해칠 수 있기에 미워한 것이다.

필자가 미아오의 작업을 사이비에서부터 화두를 던지는 것은 부정미학(不定美學)의 가능성을 논증하기 위한 선행 작업이다. 여기서 부정미학은 부정적 현실을 끊임없이 부정하는 예술에 관한 철학으로 부정미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긍정예술과 부정예술의 구별뿐만 아니라, 예술인 것과 예술이 아닌 것의 구별이 가능해야만 한다. 사용가치를 교환가치로 환원시키는 현대사회에서 긍정예술은 예술조차도 교환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반면, 부정예술은 교환 불가능한 것, 동일화될 수 없는 것의 고통을 표현한다. 하지만 아서 단토(Arthur C. Danto, 1929~)는 <예술 종말의 이후> 에서 오늘날 이와 같은 구분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필자 역시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 진정한 예술과 사이비 예술을 구별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준이 없다고 어떤 기준도 제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필자가 제시하려는 기준은 긍정예술과 부정예술을 구분짓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술의 자율성과 종말을 주제로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헤겔 (G. W. F. Hegel, 1770-1831), 아도르노(Adorno, Theodor Wiesengrund, 1903~1969)의 미학과 대화를 시도한다.

 

 

destruction_150x198cm_pigment inkjet print_2008

 

 

그렇다면 작가 혹은 작품에 있어서도 사이비가 존재할까. 사이비 종교, 사이비 과학, 사이비 단체 등의 말은 익숙하게 접해 봤지만 사이비 작가 혹은 사이비 작품이라는 말은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훌륭한 작가라는 존재라면 어느 정도는 사이비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작가의 작품 역시 사이비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훌륭한 예술작품이 될 필요조건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현대예술에 있어서도 진짜와 가짜가 존재할 수 있을까? 과연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일까? 많은 예술 이론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현대와 같은 다원주의 시대에 참된 예술과 거짓 예술을 구별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순수예술과 참여예술 사이의 대립 역시 진부한 것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진정한 예술과 사이비 예술은 분명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예술이 사회의 부정과 은폐된 모순을 폭로하고 대립을 화해로 이끈다면, 사이비 예술은 모순을 은폐하고, 격화된 대립 앞에서 침묵할 뿐이다.

고대 미술에서 공감주술(共感呪術)이라는 것이 있는데, 원하는 결과를 모방하면 그 결과가 현실이 된다는 믿음에 기반을 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믿음으로부터 고대 인류는 동굴 벽에 사냥장면과 동물을 그렸다. 실제로 알타미라나 라스코 동굴벽화에서 벽화에 창을 던진흔적이 발견되고 있어 이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그들 그림의 일차적인 목적은 아름다움을 창조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식량이 되는 동물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 그 시절 예술가들은 심미가이기 이전에 주술사였고, 예술은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고안된 주술의 일종이었다. 예술이나 단순한 모방의 세계는 그들에게서 현실의 경험과 분리되는 세계가 아니었다. 그들 나름의 독자성을 가진 것은 생명력을 지닌 본능적인 표현방식이었고 생명력에 넘치는 미술로 나타나 그 이미지는 격렬하고 사실성의 요구에 상응했다.

 

 

F-2_60x96cm_pigment inkget print_2006

 

 

다시 미아오의 작품세계로 돌아와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2006년 흑백 작품 <사이버 공간에서의 최후의 심판 Last judgment in cyberspace>과 2008년 컬러 작품 <마이크로코즘 Microcosm>은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작품을 3D 컴퓨터작업을 통해 영상(animation)과 사진(computer generated photography)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탄생시켰다.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은 작가 본인을 입체 스캔한 아바타(Avatar)로 치환되었고, 빛과 구성은 작가에 의해 재창조되었다. 그들은 지나치게 엄숙하기도, 때로는 엉뚱할 정도로 유머러스하기도 한다. 어쩌면 작가 스스로 미켈란젤로, 보쉬, 티치아노 등과 동일시하는 것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가장 환영 받고 있으며 국내의 주요 비엔날레와 국제페스티벌, 상업 화랑에서도 수 차례 소개된 바가 있는 미아오 샤오춘의 작품세계를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조명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사회 비판과 퍼포먼스 위주의 작업을 하고 있는 고씨형제(高氏兄弟), 왕칭송(1966), 자오반디(1966) 등과는 다르게 탐미적이고 숭고하기까지한 미아오의 작품을 중국현대사진의 전형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서양식 가치관에 관심을 보이고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작가의 교육 배경이 다른 중국 작가들과의 차별성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펙타클한 3D 시리즈의 구작과 신작의 진수가 망라된 이번 미아오 展을 통해서 고전 원작과 현대 사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가면서 사이비의 미학을 만끽하기를 바란다.

권연정(전시기획자, 현대예술과 투자 대표)

 

 

S-4_70x78cm_pigment inkget print_2006

 

 

 
 

■ Miao Xiaochun

1982-1986  Studied at the Nanjing University | 1986-1989  Studied at the Central Academy of Fine Arts, Beijing | 1989-1995  lived as an independent artist in Beijing | 1995-1999  Studied at the Kunsthochschule Kassel, Germany

One-Artist Exhibitions (Selected)

2009  "Miao Xiaochun: Microcosm", Arario Beijing, Beijing,China | 2008  "Miao Xiaochun: Microcosm", Osage Contemporary Art Space, H.K. / "Miao Xiaochun| Microcosm", Alexander Ochs Galleries Berlin | Beijing, Berlin, Germany / "Heaven and Earth: Miao Xiaochun’s Virtual World", Lin & Keng Gallery, Taipei, China / "Miao Xiaochun: Microcosm", Osage Gallery, Singapore | 2007  "Miao Xiaochun: H2O-A Study of Art History", Walsh Gallery, Chicago, USA. / "Miao Xiaochun: H2O-A Study of Art History", Osage Contemporary Art Space, H.K. / "Miao Xiaochun: The Last Judgment in Cyberspace", Contemporary Visual Art Projects South Australia 2007, Contemporary Art Centre of SAINC., Australia / "Miao Xiaochun: H2O-A Study of Art History", White Space Beijing, 798 Beijing, China / "Miao Xiaochun: H2O", Alexander Ochs Galleries Berlin | Beijing, Berlin, Germany | 2006  "Miao Xiaochun: Urban Landscape", John Hope Franklin Center of Duke University, USA. / "Viewpoint", White Space Beijing, 798 Beijing, China / "Image+Imagination", Osage Contemporary Art Space, H.K. / "A Birdview", Zhu Qizhan Art Museum, Shanghai, China / "The Last Judgment in Cyberspace", Alexander Ochs Galleries Berlin | Beijing, Berlin, Germany / "Miao Xiaochun: The Last Judgment in Cyberspace", Walsh Gallery, Chicago, U.S.A. | 2004  "Phantasmagoria",Walsh Gallery, Chicago, U.S.A / “A Visitor from the Past”,Epson Photogallery, Shanghai; Beijing, China | 2002  “Linger”, Gallery Urs Meile, Lucerne, Switzerland | 2001  “From East to West and back to East”, Museum of the Central Academy of Fine Arts, Beijing, China | 1999  “Kulturbegegnungen”, Gallery Stellwerk, Kassel, Germany | 1994  Beijing Art Museum and Shanghai Art Museum,Beijng; Shanghai, China | 1992  National Museum of Chinese History, Beijing, China | 1991  Beijing Art Museum, China | 1988  Gallery of the Central Academy of Fine Arts, Beijing, China

Group Exhibitions(Selected)

2009  “Spectacle-to Each His Own”, Museum of Contemporary Art, Taipei, China / “The Tale of Angels”, The RedMansion Foundation, London, U.K | 2008  “Images in the night”,Le Grand Palais, Paris, France / “The 6th Shenzhen International Ink Painting Biennale”, Shenzhen Fine Art Institute, Shenzhen, China / “China: Construction-Deconstruction”, Museu de Arte de Sao Paulo, Sao Paulo, Brazil / “China Design Now”, Cincinnati Art Museum, Ohio, USA / “The Revolution continues”, Saatchi Gallery, London, UK. / “Mediations”, Poznan Biennale, Poznan, Poland / “Mahjong: Contemporary Chinese Art from the Sigg Collection”, UC Berkeley Art Museum & Pacific Film Archive(BAM &PFA), Berkeley, California,U.S.A / “Expenditure”, Busan Biennale 2008, Busan MoMA, Busan, Korea / “Up: Chinese Contemporary Art”, Singapore Art Museum, Singapore / “2D/3D: Negotiating Visual Languages”, PKM Gallery, Beijing, China / “Lille 3000”, Lille, France / “Go China-New World Order”,Present-day Installation Art and Photography, Groninger Museum,Groningen, the Netherlands / “Re-Imagining Asia”,The House of World Cultures, Berlin, Germany / “China Design Now”, 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U.K. / “China Gold”, Museum Maillol, Paris, France / “Synthetic Times: Media Art China 2008-International Media Art Exhibition”, NAMOC(National Art Museum of China), Beijing, China / “55 Days in Valencia”,Institut Valencia d’Art Modern(IVAM), Valencia, Spain / “Facing Reality”, National Art Museum of China, Beijing, China | 2007  "China- Facing Reality",Museum of Modern Art Ludwig Foundation Vienna Australia / "China Now",Cobra Museum of Modern Art, Amstelveen, the Netherlands / "Red Hot: Contemporary Asian Art Rising", Museum of Fine Arts, Houston, Texas, USA / "Floating-New Generation of Art in China",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 "Mahjong-Chinesische Gegenwartskunst aus der Sammlung Sigg", Museum der Moderne, Salzburg, Austria / "Thermocline of Art-New Asian Waves",ZKM Karlsruhe, Germany / "Chinese Contemporary Photography and Video", Gana Art Center, Seoul, Korea / "Martell Artists of the Year 2007", joint-exhibition in National Art Museum of China, Beijing;Shanghai Art Museum, Shanghai;Guangdong Museum of Art, Guangzhou, China / "China Today(China Hoje)-Collection Uli Sigg",Centro Cultural Banco do Brazil, Rio de Janeiro, Brazil(CCBB) / "New Directions from China:China New Media Art", Plug.in, Basel, Switzerland / "Contemporary Photography from China", Zhuyi! China!, ARTIUM, Centro-Museo Vasco de Arte Contemporaneo, Vitoria-Gasteiz  Palau de la Virreina, Barcelone, Spain / "Passion for Art", Essl Museum, Austria / "MADE IN CHINA",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Louisiana,Humlebaek,Denmark;Israel Museum, Jerusalem, Israel | 2006  "Between Past and Future-New Photography and Video from China", Nasher Museum of Art at Duke University, Durham, North Carolina, U.S.A. / "Media City Seoul 2006, The 4th Seoul International Media Art Biennale", Seoul, Korea / "China Now-Art at a Time of Transformation", Essl Museum , Austria / "SUSI: Key to Chinese Art Today", Metropolitan Museum, Manila, the Philippines / "Mahjong- Chinesische Gegenwartskunst aus der Sammlung Sigg", Hamburger Kunsthalle, Hamburg, Germany / "Entry Gate:Chinese Aesthetics of Heterogeneity", MOCA, Shanghai, China / "Totalstadt: Beijing case", ZKM Karlsruhe, Germany / "New Urban Reality: Chinese Contemporary Art",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Rotterdam, the Netherlands / "Signes d’existence", Museum of the Central Academy of Fine Arts, Beijing, China / "Between Past and Future-New Photography and Video from China", Haus der Kulturen der Welt,Berlin, Germany; Santa Barbara Museum of Art, Santa Barbara, California, U.S.A. | 2005  "The Second Reality-Photographs from China", "Piazza"of the Berlaymont Building, European commission, Brussels, Belgium / "Between Past and Future-New Photography and Video from China", 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U.K. / "Mahjong-Chinese Contemporary Art from Uli Sigg Collection", Art Museum Bern, Switzerland / "Scapes: The Century and Paradise, 2nd Chengdu Biennale", 2005, Chengdu, China / "Confluents II, International Artists in Ludwig Museum Koblenz", Koblenz, Germany / "Between Past and Future-New Photography and Video from China", Seattle Art Museum, Seattle, U.S.A. / "Re-Viewing the City", Guangzhou international Photo Biennale, Guangdong Museum of Art,Guangzhou,China | 2004  "Between Past and Future-New Photography and Video from China",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and Asia Society, New York; Smart Museum of Art and Museum of Contemporary Art, Chicago, USA / "Le Printemps de Chine", Musee CRAC Alsace, France / "Spellbound Aura-The New Vision of Chinese Photography", Museum of Contemporary Art, Taipei, China / "Pingyao in Paris", The National Library Mitterrand, Paris, France | 2003  "Encounter", Museum of the Central Academy of Fine Arts, Beijing; Liu Haisu Museum, Shanghai, China / "Me and More, Museum of Art Lucerne", Lucerne, Switzerland | 2002  "Media City Seoul 2002, The 2nd Seoul International Media Art Biennale", Seoul, Korea / "Urban Creation, Shanghai Biennale 2002", Shanghai Art Museum, Shanghai, China / "Under Construction", Tokyo Opera City Art Gallery, The Japan Foundation, Tokyo, Japan / "Golden Harvest-Chinese Contemporary Art", Museum of Contemporary Art, Zagreb, Croatia / "China-Tradition and Modern", Ludwig Museum, Oberhausen , Germany

 
 

vol.20090529-미아오 샤오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