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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옥 초대 展
old & new_130x48.5cm_Acrylic on canvas
경인갤러리
2009. 5. 20(수) ▶ 2009. 6. 30(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30-1 | T.02-733-4448
LIG 건영모델하우스
2007. 7. 1(수) ▶ 2009. 7. 14(화) Opening : 2009. 5. 20(수) Pm 6:00
a point of contact_38x45cm(3EA)_Acrylic on canvas
사물과 세계의 기하학적 환원 고충환(미술평론)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름다움을 아름다운 것과 아름다움 자체로 구분한다. 아름다운 것이 사물의 감각적 표면현상으로서 상대적이고 변화무상한 것이라면, 아름다움 자체는 사물의 비가시적인 본질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자체 절대적이고 불변하는 것이다. 여기서 아름다운 것을 재현의 논리가 지지하고 있다면, 아름다움 자체에 대해서는 순수한 관념의 소산으로서의 본질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름다움 자체 곧 아름다움의 본질은 감각적으로 캐치할 수는 없는, 다만 순수한 사유를 통해서 그 실체를 추정(추상)해 볼 수 있을 뿐이며, 따라서 그 생리가 추상미술의 그것과 닮아있다. 그리고 수적인 비례와 순수 기하학적 형태야말로 이러한 사물의 본질을, 아름다움 자체를 표상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를테면 신성비례론에서 엿볼 수 있듯 비례는 신 곧 순수관념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서 이는 순수 기하학적 형태를 빌려 표상되며, 또한 이러한 기하학적 형태의 몸을 빌려 사물의 본질이, 아름다움 자체가 드러난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사실상 추상미술을 위한 이론적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는 칸트의 예술에 대한 생각과도 통한다. 즉 ‘예술은 삶의 양상을 모방(재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순수한 사유를 통해서 (사물의, 세계의) 절대원리를 추상해내는 과정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미술 자체를 겨냥한 말은 아니겠지만(이를테면 음악은 그 본성상 미술에 비해 추상의 경향성이 더 강하다), 여하튼 추상미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한참 전에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혜안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형식논리에 천착한 모더니즘 미술 특히 추상미술은 이러한 칸트의 전언에 힘입고 있고, 사실상 사물이나 세계의 기하학적 환원을 실현하고 있는 김연옥의 작업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a point of contact_38x45cm(3EA)_Acrylic on canvas
김연옥의 작업은 본격적인 회화로서의 그리는 과정이나 그 산물로서보다는 화면을 만들고 축조하는 식의 공작성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작용되는 편이며, 따라서 일종의 맑은 고딕화면처리로 부를 만한 일련의 과정이 결정적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일정한 탄성을 내재하고 있는 천을 길게 잘라 가녀린 띠를 만든 연후에, 그 띠 조각을 캔버스 화면 위에다가 일정한 간격으로 세우면서 붙여나간다. 그림을 클로즈업해보면 띠 조각을 세로로 길게 접어 화면에다가 직각으로 세워 붙이는 과정을 반복 중첩시켜 마치 빗살형태의 기하학적 패턴이 화면에 돋을새김된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조성된 기하학적 패턴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기도 하고, 다양한 방향에서의 패턴을 조합하거나 중첩시켜 일종의 잠재적인 운동성을 암시하기도 하고, 패턴을 캔버스 본래의 편평한 화면과 대비시키거나 한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평면이면서 이와 동시에 입체이기도 한 일종의 저부조 형식의 화면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캔버스의 맑은 고딕 화면에다가 원색의 색면(주로 전통적인 오방색을 차용하거나 응용한)을 부가하기도 하고, 패턴 중 돋을새김 된(돌출된) 부분에다가 미세하게 색점들을 찍어나가거나 한다. 이렇게 화면은 평면과 입체, 평면과 기하학적 패턴, 여백과 패턴, 그리고 색면과 무채색이 하나의 화면 속에서 대비되고 조화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처럼 작가의 그림은 기본적으로 기하학적 패턴의 다양한 변주에 맑은 고딕을 둔 순수한 형식논리의 산물로서, 그 자체가 비록 실재하는 대상을 재현한 그림은 아니지만, 재현회화와는 다른 측면에서의 일루전적인 효과를, 환영효과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기하학적 패턴으로 처리된 부분과 평면을 대비시키는 과정과 방법을 다변화함에 따라서 어떤 실재가 암시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수평선을 떠올리게 하고, 망망대해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군도)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며, 보색 관계에 있는 색점들을 대비시키는 과정을 통해서는 마치 발을 통해 본 빛의 유희를, 발을 통해 한차례 걸러진 빛의 산란효과를 대면하고 있는 것 같은 따뜻하고 부드럽고 우호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여기서의 빛 자체는 비물질적 실체랄 수 있고, 그 실체를 붙잡기 위해 작가는 재현적(모방적)이기보다는 일종의 암시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a point of contact_38x45cm(3EA)_Acrylic on canvas
이러한 암시적인 방법은 상대적으로 더 추상화된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이를테면 세로로 세워진 띠 형상으로 인해 화면에 (실제로) 그림자가 생긴다거나, 촘촘하게 중첩된 띠 형상으로 인해 마치 화면이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중첩된 격자문양의 패턴이 일정한 방향성을 암시하기도 하고, 마치 전개도에서처럼 면과 면이 잇대어져 각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작가의 그림은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한편, 정적인 가운데 움직임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 움직임이 기하학적 형태 중 곡선을 중첩시킨 화면에서는 파동이나 파문을, 그리고 직선을 중첩시킨 화면에서는 옵티컬적인 동세를, 또한 격자구조를 중첩시킨 화면에서는 특정의 방향을 지향하는 운동성을 각각 암시하는 것으로서 나타난다. 이 일련의 작업들은 말하자면 일종의 추상화된 실체로 부를 수 있을 만한 것으로서, 그 외연이 단순한 추상적 기호를 넘어 이를테면 기의 흐름이나 동세와 같은 내재적이고 내면적인 실체에의 공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이와 함께 작가의 작업에서 주목되는 점으로는 전통적인 오방색의 차용을 들 수 있다. 이따금씩 쪽빛과 같은 일종의 간색(사이 색)을 빌려 은근하고 투명한 (마치 빛을 투과해 본 듯한)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대개는 강렬한 원색 대비를 통해 기하학적 엄격성(그 자체 작가의 그림이 불러일으키는 지배적인 정조랄 수 있는)을 뒷받침하게 한다. 주지하다시피 동양에서의 오방색은 단순한 색채 이상이다. 오방색은 우주와 같은 물리적 실체는 물론이거니와 나아가 무형의 순수관념을 상징하기조차 한다. 이처럼 오방색 자체는 단순한 색채에 지나지 않지만, 그 속에 내장된 상징으로 인해 의미론적인 성질을 획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그림에 나타난 기하학적 패턴 자체는 한갓 추상적이고 형식적인 요소들의 조화에, 그리고 그 조화가 불러일으키는 화면효과에 지나지 않지만, 작가가 그 속에 불어넣은 상징으로 인해 일정한 의미를, 사실상의 주제의식에 해당하는 의미를 획득한다. 그리고 이를 사물과 세계의 기하학적 환원으로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말하자면 사물과 세계의 감각적 표면현상에 주목하는 대신, 비감각적이고 비가시적인 층위에 천착하며, 이를 통해 사물과 세계의 본질로 부를 만한 어떤 궁극적인 지점을 겨냥한다. 이로써 작가의 그림에서의 기하학적 형태는 일종의 항상적인 본질의식, 질서의식이 투사된 것으로서, 캔버스는 다름 아닌 이런 유사질서의식이 실현되고 전개되는 장으로서 주어진 것이다. 그 전개과정을 통해서 작가는 사물과 세계의 감각적 표면현상을 이러한 질서의식을 표상하는 순수기하학적 형태로 환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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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옥 제1회 개인전/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 제2회 개인전/인사아트센터 아트페어 제1회 국제환경미술아트페어/COEX | 제2회 KPAM대한민국미술제/예술의전당 | 제3회 인천아트페어/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 제4회 말레이시아아트엑스포/MECC 수상 2007 인천미술대전 대상 | 2005-06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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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90520-김연옥 초대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