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벽+이두식

 

'그들만의 목(木)소리'

 

 

 

김영섭 사진화랑

 

2009. 5. 6(수) ▶ 2009. 5. 31(일)

Opening : 2009. 5. 6(수) Pm 5:00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169-2 | T.02-733-6331

 

www.gallerykim.com

 

 

 

 

이상벽은 '국민MC' 다. TV카메라 앞에서 부드러우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정교한 언어표현으로 국민 시청자를 사로잡는 우리시대의 사랑받는 피사체(被寫體)이다. 그런 그가 최근 몇 년째 촬영대상이 아니라 촬영주체로서 자신의 카메라렌즈를 통해 간절히 표현하고 싶은 그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성과물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전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로 초청됐다. 그의 사진테마는 <나무이야기>였으며, 이번에는 목(木)소리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상벽은 경향신문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언론인이다. "한 장의 사진이 10장의 원고와 100마디의 말보다 더 뜨겁게 진심을 외친다!는 주장에 대해선 일찌감치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신문기자 출신이 모두 사진작품을 할 자질을 갖춘 것은 물론 아니다. 그는 언어표현능력도 탁월(그러니까 한국방송대상수상자)한데다 기사도 잘 썼고, 게다가 홍익대학교미술대학 출신으로 본격적으로 조형감각을 탁마(琢磨)한 전공자다.

  

이두식 화백, 두 번씩이나 홍익대학교 미대학장직을 연임한 미술교육자일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의 저명화랑에 전속될만큼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치는 정상의 화가다. 지금 그는 분망하고 강력한 색채의 비구상(非具像) 화면을 펼치고 있지만 화단에 갖 데뷔했던 시절에는 이를테면 조약돌에 묻은 흙이나 먼지, 생명체에 돋은 여린 털끝을 표현해낼 정도로 극사실(極寫實)적인 묘사를 즐겨했다. 그처럼 치밀하고 도저한 표현에 매달린 사람도 없었다.

 

 

 

 

이상벽+이두식, 이 두 사람은 홍대미대 동문이다. 같은 시절 같은 캠퍼스에서 쌓은 우정때문인지 쉽게 의기투합, 이상벽의 사진작품에다 이두식화백이 아크릴컬러로 덧칠을 시도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이런 작업을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명도나 사회경력으로 보아 누구도 결과와 평가를 예측할 수 없는 <사진+회화>라는 흔치 않는 조형실험에 나설 연배가 아니다. 확신이 없으면 시도할 수 없는 새로운 조형표현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진예술작품을 판화(版畵)와 마찬가지로 복제예술(複製藝術) - 여러장의 카피(COPY)로 나누어 제작할 수 있는, 그렇기 때문에 회화와 조각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박약한 분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이상벽+이두식>,<이두식+이상벽>의 융합된 <신세계>야 말로 천연보석세공품(細工品)이 그러하듯이 절대(絶對)복제불가의 유일품이 된다는 특징도 있다. 설사 두 예술가가 또다시 합의를 하더라도 똑같은 뉘앙스의 사진에 미세한 터치의 차이도 없이 같은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다시 생각해보자. 회화는 회화, 사진은 사진 - 이렇게 두 조형분야는 영원히 독립적이어야 할까? 천상의 미인(美人)은 화장을 할 여지가 전혀 없을까? <쌩얼>이 절대 좋은 걸까? 모든 분야에 걸쳐 인류는 앞선 원칙이나 가치, 질서를 끊임없이 회의(懷疑)하고 파괴하는 가운데서 창조를 성취하고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이상벽+이두식 展-<그들만의 목(木)소리>는 한국의 조형예술세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vol.20090506-이상벽+이두식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