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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향기 展
참여작가 : 박성민, 김판용, 김지연
박성민_오미혜사진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
2009. 4. 11(토) ▶ 2009. 7. 30(목) Opening : 2009. 4. 11(토) Pm 2:00 전북시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191-1
박성민_이미경사진
어느새 부턴가 시간이 촛불처럼 타고 있는 냄새를 맡는다. 작은 발걸음에도 흙먼지가 폴폴 올라오는 신작로 길을 타박타박 걷던 유년기의 더딘 시간에서부터 먼 길을 돌아온 노년의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시간 앞에서 참회와도 같은 시간의 향기를 바라보면서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문학이나 음악이 상상을 통해서 완성될 수 있는 것에 비해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보기가 쉽다는 생각을 갖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진 한 장을 기억 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쓸어져있는 한 병사에게 다른 병사가 물을 먹여 주는 사진이다. 전쟁 중에 목이 말라 죽어가는 전우에게 먼저 갈증을 달래주는 따뜻한 전우애를 상상하는 사진이다. 그런데 다음 사진은 좀 더 넓은 플레임으로 보여준다. 물 마시는 병사의 왼쪽 모습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자 우리는 경악한다. 그 왼쪽 군인은 물 마시는 병사의 머리위에서 총을 겨누고 있다. 이것이 사진의 끔찍한 정직성과 거짓이다. 디지털카메라와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더 이상 사진이 정식성을 필요로 하는가하는 질문이 제기되지만 사진의 속성이 사물의 판박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흥미롭고 유효하다고 본다. 이 번 전시는 우리 주변의 일상성의 기록에 의미를 둔다. 지금은 당연한 것이지만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의미를 전하고자 한다.
김판용_비안도초등학교(2007년)
김판용은 사진작가이기도 하지만 교육자며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사진은 건조한 대상을 찍어도 들풀처럼 애잔한 향기를 품는다. 폐교된 학교사진, 금년에 입학생을 한 명도 들이지 못한 외딴섬 속의 학교 사진에서도 맑은 눈을 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그는 그것을 냉정한 대상으로만 바라 볼 수가 없다. 그것은 그가 교육현장에 있어 그들과 함께 애증을 느끼고 체험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 사진은 사라지거나 혹은 사라질 위기에 있는 소외지역 학교를 조사하고 기록한 모습이다.
김지연의 사진은 그가 사는 주변 어른들의 인물을 보여주면서 존재증명의 코드를 끄집어내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의 사진은 밋밋함 안에서 삶의 일상성, 반복, 차이, 공통점 등이 읽히운다. 이번 사진은 평범한 인물과 신분증(주민등록증, 면허증, 6.25참전용사 증)을 병치시켜 한 인물의 실존과 신분증이 뜻하는 제한적 존재증명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박성민은 그가 전시한 기획에서 그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로 하여금 당찬 사진가로 변신시킨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잊혀진 추억의 사진 한 장을 들고 몇 십 년이 지난 과거의 여행을 하도록 만든다. 어린 시절의 유치원, 수십 년을 왔다 갔다 했을 골목길, 고독한 청소년기에 자주 찾았던 공원의 벤치가 있던 장소를 찾아가보고 현재의 자기 존재를 확인 시키는 작업이다. 글: 김지연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 대표)
김판용_진안연장초(2009년)
김지연_신병순사진
김지연_이금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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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90411-시간의 향기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