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색선 線線色線

 

참여작가 : 김혜련, 류승환, 배석빈

 

김혜련_on the road_145x274cm_ink on paper_2009

 

 

갤러리 터치아트

 

2009. 4. 4(토) ▶ 2009. 4. 26(일)

Opening : 2009. 4. 4(토) Pm5:00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235 | T.031-949-9437

 

www.gallerytouchart.com

 

 

배석빈_The road already I have been_75X105cm_gouache on paper _2006

 

 

선에 대한 나의 생각

선선색선(線線色線)

김혜련

화가라는 말은 실험적인 작가들에겐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현대미술을 모르는 아마추어 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베레모를 쓰고 파이프를 물고 이젤 앞에 있으면 그럴듯한 작가처럼 보이던 시대가 더 이상 아닌 것처럼 말이다. 지금이야 평면작업이라는 멋진 용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용어를 수입해 사용하는 우리 처지에서 붓으로 무엇인가를 그리는 사람을 화가 말고 무어라 지칭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용어를 기꺼이 좋아한다. 왜냐하면 나는 단지 붓으로 종이든 캔버스든 무언가를 그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연필을 들든지 붓을 들든지 손가락으로 직접 그리든지 간에 그림을 그리려면 재료의 특성을 파악하고, 아니 재료의 특성에 자신을 전적으로 맡기고 그 결을 대해야 한다. 그런데 그림을 그릴 때 그리는 자, 곧 나는 움직인다. 손은 물론 눈조차 정지시키고 그리지는 않는다. 대상을 관찰할 때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집요해지는데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겠지만 만약 시선에 선긋기가 가능하다면 그림 그릴 때의 허공은 수많은 선들로 채워질 것이다. 사물바라보기 또는 생각하기라는, 시간성이 개입되는, 그리하여 전에 없었던 공간을 만들어 내는, 마술 같은 것이 그림인 것이다.  

선묘라고 해야 할 지, 소묘라고 해야 할 지, 데생이라는 용어보다는 무언인가를 끄집어내 준다는 의미에서 드로잉이 더 현대적으로 풀이되는 것 같지만 어차피 사물의 외관을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것은 미학 이론상 불가능하니 현대미술의 포괄성을 생각한다면 이 용어가 그래도 가장 적절하겠다 ; 나의 정신에 비쳐진, 세계와 나의 짧은 만남, 그것을 선으로 표현한 것. 색채가 느슨한 그림, 완성도가 없는 것 같은 그림, 선에 대한 특별한 자각, 별자리를 긋는 기쁨, 편집증 같은 메아리, 때로는 격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대상에 대한 느낌을 전하는 선들.

점이 모여 선을 이룬다는 것은 칸딘스키의 분석이지만 그래픽에서처럼 시각적으로만 구별되는 색상이 아닌 한, 회화에서의 색은, 그 채색은 선을 통해 이루어진다. 짧든 길든 간에 선들, 선들이 모여 채색이 되는 것이다. 선의 구성단위인 점은 개념적 영역에서나 가능했지, 실제적인 그림, 회화에서의 점은 그것이 아무리 작아도 하나의 납작한 면적이 된다. 선, 선긋기는 매우 원초적인 예술행위로, 시간을 싣고, 움직임을 싣고, 공간을 이동시킨 흔적이다. 재료의 결을 타고, 자신의 불완전함을 잊고, 창작의 욕망까지 버릴 수 있는 행위, 나에게 있어 그림들은 확실히 선선색선(線線色線)이다.

 

 

류승환_Life Cycle Series_456x41cm_pen and oriental ink on paper _2007

 

 

 
 

■ 김혜련

1988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 199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 미술이론 석사 졸업 | 1993  베를린 종합예술대학 (UdK) 회화과 실기전공 학사 졸업 | 1994  베를린 종합예술대학 (UdK) 회화과 실기전공 석사 졸업 | 1998  베를린 공과대학 (TU Berlin) 예술학과 철학박사(Ph. D)

주요전시

2008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 경기도미술관, 안산, 한국 / 드레스덴 쿤스트할레, 드레스덴, 독일 (개인전) / 에스파세 루이비통, 파리, 프랑스 | 2007 한길사 북하우스 갤러리, 헤이리 아트밸리, 파주, 한국 (개인전) / 마이클 슐츠 갤러리, 서울, 한국 (개인전) | 2006  쿤스트암트 빌머도르프, 컴뮤날레 갤러리, 베를린, 독일 | 2005  베를린시립미술관, 에프라임-팔레, 베를린, 독일 (개인전) / 학고재 갤러리, 서울, 한국 (개인전) | 200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 서울대학교 박물관, 서울, 한국 / 일민미술관, 서울, 한국 | 2001  학고재 갤러리, 서울, 한국 (개인전) | 2000  학고재 갤러리, 서울, 한국 (개인전) / 갤러리 네투실, 다름슈타트, 독일 (개인전) | 1999  갤러리 네투실, 다름슈타트, 독일 | 1998  쿨투어암트, 노이뮌스터, 독일 (개인전) | 1995  빌라오펜하임 쿤스트암트 샤를롯텐부르크, 베를린, 독일 | 1994  빌라오펜하임 쿤스트암트 샤를롯텐부르크, 베를린, 독일

■ 류승환

198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온라인 전시

2008  뉴욕 드로잉센터, 뷰잉프로그램

개인전

2008  뤼멘갤러리 기획 초대전, 파리, 프랑스 | 2008  와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08  주일 한국대사관 초청 한일 작가 교류전, 도쿄, 일본 | 2007  “intodrawing”,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서울 | 2007  팜아갤러리 기획 초대 개관전, 도쿄, 일본 | 2007  인데코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04  가모갤러리 초대전, 서울

단체전

2008  “8先生”전, 차이갤러리, 서울 | 2008  “아트 인생 프로젝트”, 쌈지 기획, 예술의 전당, 의정부 | 2007  “Imfuse”, 벨벳갤러리, 서울 | 2007  “Art Villagers”, 영갤러리, 서울 | 2003  “Uncanny-낯섬”, 라메르갤러리, 서울 | 2001  국내작가 online전 | 1998  현대미술 11인 초대전, 예일갤러리, 서울 | 1996-1998  “형성회” 그룹전 (3회) | 1992-1996  “혜화Artist” 그룹전 (5회)

수상  

2007  서울문화재단 전시 지원금 | 2006  SOMA DC 1기 작가 선정

작품 소장  매트라이프생명,  대한교과서

■ 배석빈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1992  첫 개인전 <여러가지생각> | 1993  <열흘붉은꽃없다 花無十日紅> | 1994  <더운공기> | 1996  <부채> | 1999  <the Dressing> | 2002  <공간을 나르는 시간> | 2003  <원주율> | 2005  <숨쉰다> | 2006  <7년전에> | 2008  <생각의 무게>

 
 

vol.20090404-선선색선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