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의 ‘Wind Shopping’ 展

 

bean_16x10.3cm_wood cut_monotype_2008

 

 

갤러리 라메르

 

2009. 1. 7(수) ▶ 2009. 1. 13(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홍익빌딩 3F | 02-730-5454

 

www.galleryLAMER.com

 

 

broom_16x10.3cm_wood cut_monotype_2008

 

 

생명의 신이 만든 창조물들은 참으로 아름답고 경건하다. 그들의 주변에는 한결같이 바람이 불었고 그 바람은 새로운 세계로 나를 초대하였다. 그 세계에는 순수한 동심에서 비롯된 꿈이 있고, 기억이 있고, 각자의 상처를 안은, 우리가 있다. 현대인의 삶 속에는 바람을 느낄 공간이 없다. 현실이라는 전쟁터에서 실력과 경쟁이라는 무기를 끌어안고 오늘도 내일도 전진이다. 그러한 1분 1초는 어린시절 우리가 꿈꿨던 ‘파란나라’를 그저 아련한 기억의 저편쯤으로 단정지어버린다. 그렇다면 그토록 동경하고 그리워하던 어린시절의 우리, 아직은 세상을 모르고 마냥 즐거운, ‘파란나라’의 그들에게 바람과 함께 펼쳐진 세상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이번 작업은 그러한 의문에서 출발하여 진행되었다. 수백 명의 아이들과 수차례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순수한 동심을 엿보는 것 또한 나에게는 큰 즐거움의 순간 이였다. 작업과 함께 어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또 다른 나의 일상 이였는데, 바람에 대해서, 바람이 가진 감정들과 형태 그리고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작품은 아이들의 드로잉을 차용하여 목판으로 찍은 후 그 판 위에 모노타입으로 표현하였다.

 

 

grass_16x10.3cm_wood cut_monotype_2008

 

 

 핑크빛 때 묻지 않은 감성들, 웃음이 피식피식 나도록 기발한 발상들, 아기자기하고 명랑한 그것들을 오랫동안 소유하기를 원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내보이지 못하는 냉소적인 삶 위에 놓여있는지도 모른다. 작업을 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공감대를 사이에 둔 소통의 욕구이다. 작가는 같은 내용으로 작품을 표현하더라도 좀 더 다양하고 새로운 요소들을 찾아 나섬으로써 끝없는 욕망의 일부를 가지는 듯 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가지지 못했던 감성들, 잊고 지내왔던 작은 동심의 조각들을 각자의 가슴속에 한아름 shopping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의 마음속에 이는 바람을 느끼고 잠시나마 그곳에서의 이들과 평온을 함께하기를 바래 본다.

‘나의 바람이 그들의 마음을 정화하기를 바란다. 치열하고 냉소적인 현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동심에서 비롯된 순수한 생명체들과 함께 마음의 쉼을 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바람이 그들에게까지 불어 따스한 위로가 되고 순수한 기억을 떠올리기를 바란다. 나의 바람의 소리가 그들의 귓가에도 맴돌아 무미건조한 삶을 잠시 뒤로하고 평온하고 소박한 세계로 초대되기를 바란다.’

- 작가노트 中

 

 

guitar_16x10.3cm_wood cut_monotype_2008

 
 

 

 
 

vol. 20090107-이하나의 ‘Wind Shopping’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