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암 김영실 展

 

- 문인화로 현대시(現代詩)를 쓰다. -

 

 

가을을 묵어두고 2008_화선지에 수묵담채_95*180

 

 

1차 인사아트프라자 4층 이형아트센터 전관

 

2008. 11. 19(수) ▶ 2008. 11. 25(화)

이형아트센터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21 | 02-736-4806

오프닝 : 2008.11.19(수): 오후 6:00

 

 

2차 성남 여성 문화회관

 

2008. 11. 28(금) ▶ 2008. 12. 3(목)

성남여성문화회관 성남시 분당구 하탑동 104 | 031-729-4601~5

오프닝 : 2008.11.28(금): 오후 4:00

 

 

 

가을이 찾아오면 2008_화선지에 수묵담채_95*180

 

 

개인전을 열며....

 

창 너머의 느티나뭇잎이 간밤의 서리에 놀라 빨갛게 물들고 먼 데 푸른 하늘이 내게로 온다. 흐르는 세상 속에서 나는 시상에 잠기고 단초가 되어 종이에 마음을 옮긴다. 

열 네번째 개인전을 가지려 한다.

개인전을 한다는 말에 어떤 친구 “또 하냐...”한다. 누군가는 욕심이라는 사람도 있고 “자주해서 무엇하느냐”는 이도 있다. 

나는 욕심이 많은 것도, 누군가에게 자랑삼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업이어서 하고, 그림이 재미있어서 하고, 지난번보다, 아니 어제의 작품보다 달라지기 때문에 또 하노라고 말한다. 첫 개인전은 절대 첫 번째일 수밖에 없다. 오늘 그린 독수리가 어제 그린 것이 아니고, 장닭이 어제 그린 것이 아니며, 난 한포기가 어제 것과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열네 번째 개인전에서는 畵中有詩요. 詩中有畵의 주제로 하고 문인화로 현대시를 쓰는 작업을 했다. 시,서,화의 문인정신으로 작업을 하다보면 또 하나의 재미가 있다. 시가 그림이 되어 있고, 그림이 시가 되어 있다. 시골 담장이의 호박에서 시가 나오면 그 밑을 지나가는 강아지는 그림이 되어 있다. 이월에 핀 매화가 구월이 핀 국화가 된다. 시인의 눈으로 보면 시가, 화가의 눈으로 보면 그림이 되는 이치를 나는 즐긴다. 

아쉬움이 크다. 시간에 쫓기어 바쁘지만 지는 해를 장대에 매달아 놓지 못하고 가는 시간을 품에 두지 못하고 이번 붓을 창고에 매어 놓으니 아쉬움은 더하고 긴장만이 가득 하다.

인사동 네거리에 벌거 벗고 섰다. 때리기도 하고, 욕도 하고, 가르침도 오셔서 해주심 좋겠다. 그 모든 것들이 제가 가는 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제가 그린 작품이 빌딩 입구 안내 책상 뒷 편에 크게 걸리는 기쁨도 함께 했으면 좋겠고 편안하고 단란한 거실 한 켠에 소중하게 걸릴 것을 희망하면서...

 

2008.11 김영실...

 

 

고양이 2008_화선지에 수묵담채70*50

 

 

현대 문인화-일상적 삶의 자연미학 정립

 

이병옥 | 미술평론,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시감독

 

한국화의 현대적 모색을 추구하는 김영실은 진도에서 태어나 제2의 고향인 성남에서 창작활동하고 있다. 초기에 한국화작가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전남 진도에서 수묵 산수를 중심으로 표현세계에 접근하여 왔다.

청년기 때 연구한 한국화분야인 수묵화법 세계는 白描(백묘)의 선과 먹의 면을 이용 다양한기법의 수용과 함께 수묵화 표현예술의 기법인 먹의 번짐 또는 農談(농담)을 나타내는 화법에 치중하면서 한국화 예술세계에 도전하였다. 이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서울의 여러 선생님들과 합류하며서 화법연구를 위하 시련과 극복은 2004년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에 탄력과 문인화의 경지에 올라 독자성을 이룬다.

그의 작품은 화면전체가 일상의 자연을 표현하고자하는 의지에서부터 시작된다.

김영실은 80년대 후반부 지역화단의 주도인 南宗畵美術技法(남종화미술기법)이 등장하여 주류를 이룰 때, 文人畵(문인화)를 추구하여 당시 어느 누구보다도 現代文人畵(현대문인화)의 세계를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수용한 작가이다.

 

 

사랑 2008_화선지에 수묵담채_70*50

 

 

이런한 것들은 당시 南宗畵(남종화) 화단의 주류를 이루었던 전통회화의 가운데 남종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를 단순화하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닌 수묵채색화에 맞는 테크닉으로 파생되는 문인화에 畵題(화제) 넣어 현대문인화의 미학을 수립하고 발전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김영실은 이른바 남종화화단을 지배했던 화풍인 觀念山水(관념산수) 또는 향토주의 남종화의 중심에서 일상의 자연이 지니는 맑고 친숙한 자연의 상징을 백묘의 드로잉으로 밑그림을 그리면서부터 시작하였는데 이것은 鉤勒技法(구륵기법) 즉 사물의 윤곽을 먹선으로 먼저 그리고 그 안쪽에 채색하는 방식의 표현을 해왔으나 최근에 와서는 몰골의 기법 즉 형태의윤곽선을 그리지 않고 수묵 또는 농담만으로 직접대상을 담아내는 등 전통회화에 현대를 아우르는 시지각의 예술수용도 함께하고 있다.

특히 한국적인 토양에서 일상적 자연의 상징물들은 마치 壯者(장자)가 제기한 소박함을 귀하게 여겨 대상의 색채가 깊고 얕음에 근거하여 용묵을 변화시킴으로써 묵법이 실제로 번짐과 연감 속에서 생동감 있게 서식하고 있는 화면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즉 그의 화법의 실체는 현대문인화로서 사군자를 통해 알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 梅花(매화)에 있어서 겨울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우는 특성을 지닌 매화를 그려 군자의 지조와 절개를 화제와 함께 가감하게 들어낸다. 그리고 蘭(난)의 작품에서는 담백한 색과 은은한 향기의 고결함을 강조하고 난잎의 봉황선과 파봉의 절묘한 시각성은 포암의 화법에서만 볼 수 있는 테크닉이라 할 수 있으며, 小菊(소국) 또는 들국화의 작품은 서리 내리는 늦가을까지 꽃을 피워 인간의 隱逸紫的(은일자적)하는 독자적 생활의 내면을 보여준 詩心(시심)이며, 대나무-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는 성질 때문에 높은 품격과 강인한 기상을 나타내는데 중요하다. 그리고 파초의 작품에서는 넓은 잎 아래서 평화롭게 놀고 있는 닭과 병아리의 전경을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화제를 동원하여 그림의 내용과 하모니를 이루도록 상호이질성을 포용하고자 하는 모성애를 자극하는데서 큰 의미가 있다.

 

 

시냇물 모여 냇가로 2008_화선지에 수묵담채_75*55

 

 

이러한 작품들은 초기에 백묘의 선과 먹의 번짐에 이어 發墨(발묵)과 破墨(파묵)으로 응축되는 작업을 넘나들면서 창작활동을 해온 관계로 일상 속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간차를 두어 화폭에 옮겨 그려왔는데 이것은 문인화의 가치미학의 심리에서 들어나는 반복적 드로잉과 채색작업으로 沒骨技法(몰골기법)의 실제이자 완숙을 이룬다.

이러한 것은 김영실의 작품에서 회화성의 대표적인 예로써 그가 정착해온 성남의 일상적 삶 속 또는 시간의 삶속에서 흔히 나타난 풍경들이다. 단순히 일상의 삶을 추구했다는 의미를 넘어 한국 화단에 현대 문인화의 혼을 불어 넣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더불어 그의 작품은 소재형태나 색채를 조화시킨 것과 공간 여백미의 조화는 화면구성이 鉤勒全體法(구륵전체법)으로 나타나는 작업들로, 청초한 시냇물의 은은한 향기와 리드미컬한 시냇물의 생명력은 익살과 기지를 화폭 속에 농축시킨 수작이며, 겨울의 서정의 고요한 정막은 시심이 들어나는 농경문화의 실체이다. 그리고 평화로운 대지위에 안식을 취하고 있는 수탁은 미지를 갈망하는 자태로 포즈를 취하고 강렬한 색채와 지혜가 고전의 격이 살아있는 친숙함이 들어나며, 활짝 핀 蓮(연)잎 사이로 살포시 빛을 발아하는 달무리는 풍자와 유희적이며 현대인들의 면면을 적절하게 통찰하고 있는 시심과 함께 들러 내고 있다. 또한 해탈(농경문화의 平和-평화), 시골담장위의 호박 덩굴 사이에 강아지(休-휴)는 그림이 되었고, 느티나무 밑의 청산溪谷(계곡)의 물소리는 詩音(시음)을 타며, 꿈을 찾는 독수리의 용맹스런 부리와 눈망울은 뚜렷한 목적을 향한 의지가 담아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심의 황홀경은 한결 중후하게 이루어져 선비적 붓놀림과 함께 일상적 자연의 소재들이 속도감과 깊이 감으로 현대문인화의 飛上(비상)을 제시, 화면의 절대성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수리 풍경 2008_화선지에 수묵담채_70*51

 

 

결국 김영실에 의해 일상의 자연의 서정풍경들이 우리정서에 맞는 문인화기법으로 정립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의 특성 가운데 하나는 초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가 보여준 기법의 완숙성이다. 김영실의 초기와 후기 작품을 비교해보면 다른 어떤 작가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詩(시), 書畵(서화) 일체사상과 정신세계의 표출을 중시하는 기법으로 일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화단에서의 그는 문인화를 통해서 일상의 자연을 중심으로 현대문인화의 선구자로서 한국 화단의 추상세계나 설치미술 그리고 표현주의(Expressionismus) 미학의 절충양식에 시종했던 것과 달리 한국화의 수묵기법으로서 문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현대 문인화의 이론과 실제 양면에서 철저히 추구함으로써 현대 문인화의 선각자적 세대가 되며 그 이념은 늘 새로운 시각으로 탐구하고 실현해온 것이 현대문인화의 기폭제역할을 한 것이다.

이는 그가 동시대 예술가들에 비해 작업정신이 수묵화속에서 시각을 삶의 일상적 자연 속에 기걸하여 현대 문인화로서 앞서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는 지역문화발전의 모색을 위해 남다른 열의를 가지고 성남 미술 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후에도 현대 문인화(a Painting in the literary artists style)로서 일상 속 자연의 삶을 사실적 기법과 현대 미술(contemporary art)의 새로운 시각에 대한 독창적 화법을 통해 한국 화단에 제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漁樂(어락) 2008_화선지에 수묵담채_50*40

 
 

 

포암 김영실 浦巖 金榮實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및 우수상 | 경기미술상 수상 | 성남미술상 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 추사선생추모 전국 휘호대회 초대작가회 회장 | 사) 한국문인화협회 경기지회장 | 사) 한국미술협회 경기지회부지회장 | 사) 한국미술협회 이사 | 사) 한국미술협회 성남지부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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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0081119-포암 김영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