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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 김준 2인展
김현식-In Between Spaces_145x97cm_Mixed media_2008
어반아트
2008. 11. 17(월) ▶ 2008. 11. 28(금)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545-11 어반빌딩 3층 | T.02-511-2931
김현식-In Between Spaces_145x97cm_Mixed media_2008
전통적인 서구회화가 붓을 사용해 캔버스 위에 보이는 대상의 이미지를 재현하고자 했던 역사라고 표현한다면, 모더니즘 회화의 역사는 역으로 이러한 전통회화의 방식을 벗어나고자 여러 가지 시도를 모색하고 탐구한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2차원인 캔버스 위에 환영적인 공간감을 부여한다든가 전통회화에서 유일한 매체였던 붓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모더니즘 회화를 해체의 역사로 설명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이렇듯 새로운 매체와 기법의 등장으로 이미 장르개념이 해체된 현대미술, 특히 한국 동시대 미술의 현시점에서, 작가 김현식과 김준은 전통회화를 탈피한 또 다른 형식의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특히 두 작가 모두 미술사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온 몸에 대한 사유를 모티브로 삼으면서 동시에 회화의 한계 또한 탈피했다는 점이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이다. 김현식은 평면 캔버스의 2차원을 벗어나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을 모색한 결과 단순한 ‘회화작품’ 이라기보다는 ‘시각예술작품’을 구현했다. 견고한 에폭시 수지를 겹겹이 한층 한층 쌓아 올린 작품 속 여인의 머리카락 ‘사이공간’이 평면의 캔버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존재감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보이지 않는 것은 부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에 온전한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여전히 그곳에 존재하고 있는 것임을 함의하고 있기에 더 중요하다. 김준은 브러쉬 페인팅을 과감히 탈피해 마우스 페인팅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제안함으로서 국제무대에서도 이미 인정받은 작가다. 컴퓨터 마우스로 형상을 만들고 문신을 입히는 ‘마우스 페인팅(mouse Painting)’ 작업을 통해 사회적 금기와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몸에 대한 사유로 시작되어 전통회화의 한계를 탈피한 두 작가의 작품에 적용된 유니크한 기법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현식-In Between Spaces_108x72cm_Mixed media_2008
미술평론가 홍가이(Kai Hong, Ph.D.)는 김현식의 작품에 대해 ‘회화작품’이 아닌 ‘시각예술작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이는 곧 그의 작품이 근본적으로 회화 개념에 대한 논의를 유발한다는 점을 함축한다. 작품의 외관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의 작품은 회화가 아니며, 이 점은 그가 평범한 현대미술가가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선구적인 작가라는 점을 이해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 라고 평한 바 있다. 김현식은 실재하지 않는 환영적인 깊이감 보다는 실질적인 깊이의 공간을 형성하고자 한다. 그 결과 그는 에폭시 수지에 착안하여 새로운 제작방식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곧 캔버스에 실질적인 공간의 깊이를 구축하게 된 방법이다. 그는 캔버스 표면에 밑그림을 그린 다음 그 표면 위에 에폭시 수지를 붓고 그것이 견고하게 침전되어 맨 처음의 층을 이루도록 둔다. 이때 굳어진 침전물이 밑그림의 점성 경계를 형성하게 된다. 여기에 날카롭고 뾰족한 금속 기구를 이용해서 들쭉날쭉하고 미세한 선들을 긁어가며 이미지를 생성해낸다. 이런 방식으로 두 번째 층위에 만들어지는 새로운 드로잉은 첫 층위에 그려진 드로잉으로부터 좀 더 상위 단계로 갈라져 나온 줄기, 즉 프랙털 기하학의 용어를 빌자면 ‘분기(bifurcation)’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김현식은 풍성한 머리카락을 지닌 여인을 표현하기 위해 한 타래의 머리카락을 한층 그리고 그 다음 층 위에 반복해서 그려나갔다. 여성의 머리를 이런 방법으로 표현한 것은 동서양의 회화사를 통틀어 알려진 바가 없는 유일한 방식이다.
김준-Tattooress Man_99.5x99.5cm_Digital Print
작가 김준의 문신(Tattoo)작업은 인간의 의식 속에 새겨진 고정관념과 억압, 사회적 금기를 대변하는 상징적 행위로, 가장 극명한 욕망의 대상인 인체를 캔버스로 삼아 모순된 사회의 단면을 풍자하는 정치, 종교, 소비문화 등을 대변하는 다양한 아이콘들을 만들어낸다. 그는 3D그래픽 작업을 프린트 하기도하고, 영상으로 투사하기도 한다. 100%만들어진 인간의 몸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조금은 과장된 피부표현과 다른 패턴의 합성 등의 방법으로, 컴퓨터 마우스로 형상을 만들고 문신을 입힌다. 이러한 그의 ‘마우스페인팅(mouse painting)' 작업은 브러쉬 페인팅을 대체하는 새로운 실험적 기법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김준_Duet Dragon_140x100cm_Digital 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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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0081117-김현식 · 김준 2인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