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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 이원동 작품展
석경 이원동-봄_60x60cm
대백프라자갤러리
2008. 10. 8(수) ▶ 2008. 10. 13(월)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1동 214 | T.053-420-8013
석경 이원동-청풍고절_30x45cm
‘자연석채(自然石彩)로 그려낸 간색(間色)의 조형미학’
정태수 | 한국서예사연구소장 작가는 전통적인 재료인 석채를 통해 문인화의 현대적인 표현에 몰두하고 있다. 그윽한 간색(間色)을 통해 전통적 수묵의 틀에 박힌 문인화의 세계에서 탈피하여 문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작가는 화단에 등장한지 3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전통과 현대적 조형미를 결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석경 이원동의 근작은 세 가지 특징적인 점이 있다. 첫째는, 자연에서 채취한 돌로 작가 자신이 직접 만든 석채(石彩)로 제작되었다. 자연석채란 일종의 광물질로서 색상을 띄고 있는 귀석 또는 보석이라고 할 수 있는 돌들이다. 그는 고향인 한송정 근처의 시냇가에서 직접 돌을 골라 곱게 분쇄하여 석채를 만들었다. 이러한 색상들은 아교를 접착재로 해서 한지위에 도포하니 두터운 색감이 나왔고, 풀을 섞어 사용하니 맑은색이 나왔다고한다. 색상의 종류에 따라 그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색상들의 물리적인 특성을 알고 의도하고자 하는 발색을 내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수십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야 겨우 원하는 색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매화>작품에서 보여주는 자연석채의 고운빛깔은 인공물감으로는 재현할 수 없는 경이로운 색감으로 보여진다.
석경 이원동-고향_60.5x30cm
둘째는, 간색(間色)을 사용하였다는 점이다. 미술작품에서 간색은 명암의 변화를 부드럽게 하여 화면의 조화를 꾀하려고 사용하는 중간색을 의미한다. 즉 원색처럼 자신의 색을 분명하게 지니지 않은 중간색 혹은 퇴색된 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면 청자나 백자는 화려한 원색이 아닌 은은한 간색이고, 선조들이 즐겨입던 옷이나 가구도 간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정서 속에는 간색을 선호하는 미감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예컨대 서양식 아파트는 빛이 있는 외부공간과 빛이 없는 내부공간이 확연하게 구분되지만 우리의 전통주택은 처마가 있기 때문에 밖과 안에 완충공간이 있어서 밝음과 어두움의 중간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공간은 간색이 지배하는 곳이다. 빛과 어둠의 중간영역인 이 공간의 색은 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그들의 정서가 녹아있는 색조이다. 이런 간색의 미학을 작품에 수용하여 작가의 조형사유를 음미할 수 있는 작품들을 우리앞에 선보이고 있다. <雙靑>이란 작품을 보고있노라면 이러한 간색의 그윽함과 여유로움에 취하게 된다.
셋째는, 끊임없는 선변(善變)해 나가는 작가의 조형의지가 돋보이는 점이다. 30년 세월 동안 수묵(水墨)으로 문인화단에 어느 정도 필명(筆名)을 얻었으면 일반적인 작가들은 거기에 안주할텐데 석경은 늘 구도자처럼 왕성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익숙하고 수월한 수묵일변도의 작업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간색으로 표현해보려는 그의 작가정신이 새봄의 잎새처럼 싱싱하기만 하다. 이번에 발표되는 그의 작품은 직접 만든 석채이기 때문에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남색계통과 붉은색 계통의 색감이 한지에 스며들어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 간색의 틈바구니에서 있는듯 없는듯 은근히 드러나는 사군자를 비롯한 식물들은 감상자들에게 오랫동안 화면을 주시케한다. 분명히 드러나는 원색의 강렬함보다 으스럼의 간색이 주는 그윽한 운치를 그의 작품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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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0081008-석경 이원동 작품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