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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원 조각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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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갤러리
2008. 9. 24(수) ▶ 2008. 10. 11(토)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84 | 02-734-0458 Fax: 02-738-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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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의 비존재에 대한 시선 ―김영원 근작전 「그림자의 그림자」- 김복영(홍익대 교수) 2천년대에 자신의 조각생애 제 3기를 맞아 실재의 문제를 다루어오고 있는 김영원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그간 7년여의 탐색결과를 요약한 중간보고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다.지난 해 개인전이 그 서두부를 보여주었다면 이번의 경우는 하나의 확정적인 모범을 제시한 것이 틀림없다. 「그림자의 그림자」를 명제로 하는 근작들은 기의적 측면에서 보아 초기(1970~80년대)의 인체의 즉자태에서 시작해서 중기(1990년대)의 대자(對自)태를 거쳐 개안한, 실재 자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응답을 함축한다. 그의 실재에 대한 사유는 이처럼 30여 년의 기나긴 여정을 통해서 이루어졌고, 그 자신이 발딛고 살아온 실존의 역사만큼이나 넓은 폭과 깊이를 갖고 있다. 때마침, 오늘의 국제 미술계의 기의적 동향 또한 할 포스터(Hal Foster)가 잘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실재의 복원을 지향하고 있는가 하면, 스콧 래쉬(Scott Lash)가 말하는 사회의 탈분화과정에서 비롯되는 표상의 기능에 대한 재검토가 우후죽순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굴지의 조각가가 실재와 표상의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젊은 조각가들이 이미지의 소멸과 생성을 과감하고도 퓨전적인 생명체의 표상들을 등장시켜 이 시대의 실재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반면, 이미 원로세대의 조각가의 대열에 이른 김영원의 실재에 대한 모색과 응전은 그가 자신의 도정에서 추구해온 순수인체의 실재에 대한 관심을 요약하고 있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김영원에게서 인체는 인체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의 인체는 그 아랫 세대의 퓨전이미지와 비교할 때 아주 순정적이다. 그러기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름답고 청아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번의 경우 그의 인체들은 어느 사이보그에서 볼 수 있는 잘 생긴 중성적 인체이미지를 상하로 절개하고, 절개된 얄팍한 편린을 직각 또는 사각으로 구부려 놓거나 중첩시킴으로써 크고 작은 얇은 편엽이미지들이 포개어지고 직각교접의 축조형식을 드러내는 다양한 양식들을 보여준다. 근작들은 구리와 암바의 빛깔들의 조합이 돋보이고 여기에 큐브를 등장시킴으로써 공간과 볼륨의 해석이 투명하고 명확해졌다. 이점은 무엇보다 김영원에 고유하고 또한 그가 도달한 위대성을 과시하는 것임에 틀림없다.무엇보다 김영원의 공간과 볼륨의 해석은 그의 실재에 대한 응시와 맞물려 빛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것은 해맑아진 그의 의식의 소산임을 확인시키기에 충분하다. 거꾸로 말해 그의 실재에 대한 시선은 이러한 해석으로부터 엄청난 덕을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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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에 대한 그의 해석은 우선 3차원 볼륨의 인체를 얄팍하게 압축해서 마치 인체의 앞과 뒤를 잘라내버린 잔여처럼 보이게 하는 데서 시작된다. 여기에는 인체의 앞면을 모조리 자르고 뒷면의 일부만 남기기도 하고, 여기에 잘려진 슬라이스인체가 접목되었을 때 야릇한 공간표정과 이미지의 변형을 야기하는 몇 가지 변형과정이 추가된다. 「그림자의 그림자」로 이름붙인 명제 자체가 이러한 작업방식에서 비롯되는 기표들의 정경을 시사한다. 이에 의하면 실재란 그 자체가 공(空)하다는 것, 일갈해서 한낱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직설하자면 실재란 미궁(迷宮)의 것이라는 것을 함의한다.실재를 사실상 해체해버리는 이러한 기표정황 또한 김영원의 독자적 세계의 일부임에 틀림없다. 그의 기표처리방식은 최소한의 정각과 곡면의 반복구조를 핵심으로 한다. 가장 얇은 슬라이스인체가 상하로 포개어져 최소의 볼륨과 매끄러운 시각매스의 윤곽이 대조를 보이게 함으로써 기표들의 엔트로피를 최소화하는가 하면, 이보다 복잡한 구조라 할지라도, 가령 인체의 곡면들을 정각을 빌려 구조화할 경우, 부분들의 반복과 대비를 살림으로써 구조의 단순성을 최대로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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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표처리는 단순히 형식주의를 연출하려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그의 처리태도는 실재는 본래 공(空)하다는 것을 시사하려는 의지와 맞물려 있다. 그래서 그의 기표들은 우리가 인간의 몸을 볼 때 거기서 감각의 유혹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만한 것들이면 모조리 사상한 채, 다만 이것이 사람의 몸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최소한의 조건들만을 남겼다. 사실 이를 위해서 그의 인체기표들은 모두 납작한 판넬같은 기호로 축소되었다. 이것들은 인체의 이미지라기보다는 인체의 실재에 대한 지표(指標, index)로서의 자질을 갖는다. 그의 지표들은 그럼으로써 최소한의 표상만을 허용한다.이러한 근자의 기표전환은 그가 종래에 표상을 증폭시키던 것과는 대조를 보여준다. 그의 근작들은 실재를 최소의 표상(이미지)에 의존시킴으로써 그것의 기의는 공할 뿐만 아니라, 이를테면 그림자의 그림자, 다시 말해서 ‘이중그림자’(double shadow)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처럼 그의 근작들은 한층 더 강화된 텅비어있는 실재의 안쪽을 폭로하려는 데 뜻이 있다. 차례로 이를 폭로함은 굴절되고 해체된 오늘의 인간상의 실상을 암묵적으로 고발하려는 데 뜻이 있다. 하나의 몸체가 절개되고 있다는 것 자체도 그러하거니와 복수 개체들이 중첩되어 있다는 것은 오늘의 자아분열의 내면풍경을 절절하게 보여준다. 이 시도는 인체의 경우, 우리가 통상 믿어온 인체라는 것, 다시 말해서 인체의 실재가 비존재로 전락함은 물론 그 정체마져 타자화되어 있음을 고발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김영원은 오늘의 다원화되고 부패한 시대의 실재관에 근거한 조각적 처리의 고전을 제시한다. 그의 방식은 결코 금기위반이나 이종교잡같은 다원적 양가성(ambivalence)을 부각시키는 방식과는 엄격한 차별화를 보여준다. 어디까지난 동질적 단가성(univalence)을 부각시키면서 조각의 양괴가 갖는 가즈런함과 미적 질서를 이탈하지 않는 고전적 형식미를 과시한다. 이 때문에 그의 방식이 다소 드라이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나, 한 세대의 조각언어가 가질 수 있는 독자성은 새삼 소중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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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약력 김영원 金永元 (1947~ )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 조소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개인전 2007-김영원 조각전 (Cubespace), 2005-김영원 초대전 (성곡미술관), 1999-김영원 초대전 (금호미술관). 1997-김영원 조각전 (문예 진흥원 미술회관), 1990-선미술상 수상 초대전 (선화랑), 1988-김영원 조각전 (이목화랑)1987-김영원 조각전 (환 갤러리), 제2회 김영원 조각전 (문예 진흥원 미술회관), 1980-제1회 김영원 조각전 (문예 진흥원 미술회관) 경력 -2004국립현대미술관 작품수집 심의의원-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88,96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90,98 경기도전 심사위원 역임-92구상조각대전 심사위원 역임-93부일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95강원도전 심사위원역임-97대구광역시대전심사위원역임-97제주대전심사위원 역임-98동아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98춘천 MBC 미술대전 운영위원-영동고교이사-홍익조각회회장역임-현대조각회회장 -홍익대학교미술대학조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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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80924-김영원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