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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개인展
-산은 물을 만나고-
첩첩산_탄 종이,한지 위에 아크릴 물감_109x174cm_2008
파랑갤러리
2008. 6. 20(금) ▶ 2008. 12. 20(토) 제주특별자치구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182 휘닉스 아일랜드 글래스하우스 1F | 064-731-7000
첩첩산중_탄 종이,한지 위에 아크릴 물감_151x170cm_2008
전시소개 서양화가 이진경의 작품이 오는 6월 20일부터 제주도에서 전시된다. 한국냄새 물씬 풍기는 활달한 미감을 직정적으로 표현해 온 그, 산중 작업실에서 섬으로 옮겨 거는 작품도 산의 연작들을 다수 포함한다. 제주 동쪽 해안 근처에 들어서는 대단위 해양리조트 휘닉스 아일랜드가 단지 내 문화공간인 파랑갤러리를 마련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그의 강원도 산 그림이 제주 오름에 초대받은 듯하다.
파랑갤러리는 푸르게 투명한 바닷물을 사이에 두고 성산일출봉을 마주보는 섭지코지 바닷가의 빼어난 경관지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그 연유에서일까, 개관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회의 부제는 “산은 물을 만나고”이다. 내거는 작품들은 그간 다양한 장르실험을 해 온 작업 가운데 “쌈지-이진경체”의 글씨와 서정추상의 붉은 산 연작, 두 가지로 구성된다.
볕바라기 오래도록 절로 나이 든 읍내사진관 인물사진처럼 이진경 글씨는 보이기도 하려니와 읽어 들리기까지 하는데, 신기하다. 보는 것은 보이는 것, 삶은 살아진 대로 사라지고 있구나, 느끼게도 된다. 겨를 없이 낙우와 세풍의 시간에 절여진 듯, 겹 바른 종이너울에 젖은 글씨들은 획도 순도 더디 흘러간다. 작은 글씨보다는 큰 글씨, 글씨그림의 감동은 크기에 비례한다.
바다_판넬위에 아크릴 물감, 반짝이 가루_405x275cm_2007
엄마 찾아 삼만리_탄종이 위에 아크릴물감_156x39.5cm_2008
이진경의 타이포그라피는 이런저런 삼십년 전으로의 장식적인 간판글씨들과 삼백년 전쯤일 듯싶은 단정한 궁체의 흔적을 근거로 하여 키치와 순미술이 전술적인 기지에 의해 버무려진 듯, 그러나 천진하게 보인다. 그렇기만 할까? ‘엄마찾아 삼만리’ 글씨에 이르면 시대의 만화경에 담긴 눈물바람 이야기가 스르르 절로 풀리는 듯하다. 읽어들이는 데는 한 걸음 더, 느낌은 새김을 앞세운다는 것을 문득 깨치게 된다. 마치 발굴된 것처럼 보이기만 하는 이 글씨들은 알지 못할 진선의 아름다움이다. 너르고 따수운 기운이 그저 한 아름으로 왈칵 안기는 이 착한 글씨들, 치레없이 차린 예의 한글차림이다. 홍천의 산에서 만난 이진경은 자신과 삶을 이어주는 그림그리기를 두고 말한다. 그리기는 보기와 같다. 보기의 관람자가 그리기의 작자를 이어준다. 나는 통하고 싶다. 삶은 무엇인가? 그리기의 목적은 나는 살아있고, 내가 살아가며, 나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 내가 즐거워지는 것, 생은 그리기다.
서정적 추상의 전형을 보이는 연작도 선보인다. 맥박이며 파동이자 흐름으로 파악한 산과 길을 직설적으로 반복하여 겹쳐쌓고 있다. 산은 산에 사는 사람의 삶을 담고 산사람은 산을 닮는다. 온 산이 불타오르는 가을을 지나 흰 머리를 이는 겨울이 오고 봄의 새로움은 어김없이 여름의 푸른 생명으로 산은 자신을 쉼 없이 바꾸어 간다.자연의 운행을 살펴 약동하는 삶의 환희가 절로 고동치고 있다.산과 산사람이 서로를 노래하며 춤춘다. 구르는 산의 무심한 일력이 있는 그대로의 산중일기와 겹쳐진다.
앞으로 파랑갤러리에서는 이진경의 작업을 항상 볼 수 있는데 이번 전시는 오는 6월20일부터 12월 20일까지이다.
어제 오늘_종이 천 꼴라쥐 위에 아크릴물감_58x40.7cm_2008
이진경 Lee Jinkyung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1991년 덕성여대 서양화과 졸업 후 현재 강원도 홍천에서 작업하고 있다. 갤러리 쌈지, 내촌창고, 인더루프, CoCa, 금호 미술관, 관훈 갤러리 등에서 여덟 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도쿄 현대미술관, 예술의 전당, 성곡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서 여러 번의 단체전을 가졌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쌈지길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며 BI, 홈페이지, 서체, 벽화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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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0080620-이진경 개인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