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조 개인 展

 

- 限隔- Confined II

 

Path_213x650x30cm_면사 및 철사_2004

 

 

노암갤러리

 

2008. 6. 20(금) ▶ 2008. 6. 29(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33 | 02-720-2235

 

www.noamgallery.com

 

 

Defective_면사 및 철사_2004

 

 

“안 들린다는 것은 마치 밀폐된 투명한 공간 안에 갇혀서 그 너머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준다.  마치 무음처리가 되어버린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혹은 고장 난 라디오를 90db로 크게 틀어놓은 투명한 공간 안에 갇혀서 그 너머를 보는 것처럼.”

 

"My aim is to put down 'space' what I see and what I feel in my everyday life with hearing impairment in the labor-intensive but poetic way."

 

 

Monologue_면사 및 철사_2003

 

 

 

나의 작업은 청력 손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심리적인 경험을 드러낸다. 나는 세상이 만들어내는 소리들, 사람들의 목소리들과 발음들을 구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이 모든 소리들이 서로 다른 소리들임에 불구하고 보청기는 이들을 같은 음량으로, 귀가 울릴 정도로 크게 확대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체적 상황에서 원하는 만큼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아직 미숙한 편이다.  그래서 주변으로부터 고립된 듯 한 느낌을 자주 갖는데 그 정신적 경험은 내 작업에서 다루는 주제 전반에 내재하는 근본이다.    

작업의 주재료는 면사이다.   재료는 가늘고 약하면서도 길이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과 반복적인 노동이 요구된다.  이러한 작업과정은 어릴 때부터 받아온 언어훈련 -말문을 트이기 위해 수없이 반복하고 고쳤던 훈련과정과 방법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 (한 예로 ‘사과’의 발음을 이해하고 외우기 위해서는 최소 800번 이상을 긴 시간에 걸쳐 반복해야 한다.)

 

 

Exhaustion_면사 및 철사_2007

 

 

나는 정상적인 몸과 비정상적인 몸을 함께 만든다. 이러한 시도는 정상인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동시에 느껴왔던 개인적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고 할 수 있다. 한 예를 들어, 청력손실은 다른 신체장애와 달리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장애이기 때문에, 말문을 열거나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은 나를 평범하게(이른바 정상인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부정확한 나의 발음과 청력의 문제를 알게 될 때 그들의 눈빛과 표정은 미묘하게 변화하게 된다.  이런 종류의 경험들은 내가 장애인인가 혹은 비장애인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자기 정체성 확립에 적지 않은 혼란을 끼쳐왔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상적인 인체들과 비정상적인 것들을 조합해서 작업을 한다.

작업은 나의 내적인, 신체적인 경험의 서술이다.  작업과정은 내게 있어서 신체적 결함에서 바라본 ‘나는 무엇인가’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탐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정상인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동시에 작용한다.    

나의 작품은 신체적 결함으로 인한 심리적 고립과 소통의 제한으로 인한 심리적 한계에 대한 경험의 한 순간에 대한 것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순간들 중 어느 부분은 나만이 아닌 다른 타인들도 겪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으로 관객을 초대하면서 그들과 이러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전윤조(작가)

 
 

 

 
 

vol. 20080620-전윤조 개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