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현 개인展

 

-re_collection-

 

the Nora collection_installation view

 

 

국제갤러리 본관 1, 2층

 

2008. 5. 30(금) ▶ 2008. 7. 5(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소격동 59-1 | 82-2-735-8449

 

https://www.kukje.org

 

 

The Nora Collection 0804-2_194x130cm_Chacoal and graphite on canvas 2008

 

 

전시 개요

국제갤러리는 조덕현 작가의 개인전을 본관에서 개최한다.  

작가는 본 전시에서 한국의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 노라 노(Nora Noh) 여사와 영국 로더미어 자작부인(Dowager Viscountess Rothemere)의 경험과 기억을 맑은 고딕으로 한 컬렉션 형태의 프로젝트를 보여준다.  전시 제목인 ‘re-collection’의 사전적 의미는 ‘재수집’, 혹은 ‘회상/회고/추억’이다.

로비갤러리에서는 이 전시의 도입부로서 두 주인공인 노라 노와 로더미어 자작부인의 초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이어 1층 메인 갤러리에서는 전시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노라 노의 삶을 담은 서사적인 기억의 편린들을 작가가 재해석한 회화작품들이 전시된다.  2층 갤러리에서는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과 프랑스에서 유학한 뒤, 영국으로 건너간 로더미어 자작부인의 경험과 기억을 사진, 영상, 설치, 회화작품으로 은유하여 전시한다. 그녀는 영국의 전 데일리 메일紙(Daily mail) 회장이었던 로더미어 자작(Vere Harold Esmond Harmsworth, 3rd Viscount Rothermere)를 운명적으로 만났으며 1998년에 남편이 사망한 후 지금까지 자선사업 등을 하면서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국제갤러리의 이번 전시에는 6호 에서 150호에 이르는 다양한 사이즈의 회화 작품들을 비롯하여, 무한한 반영을 통해 인생의 유전(流轉)을 암시하는 벽면 거울설치작업 및 사진, 영상 작품 등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조덕현이 국제갤러리에서 1993년, 1996년, 2000년의 전시에 이어 네 번째로 여는 개인전이다.

 

 

The Nora Collection 0804-1_182x117cm_Chacoal and graphite on canvas 2008

 

 

작가 소개

조덕현은 1957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다. 그는 1987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으며, 1995년부터 현재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고 일본 도호쿠 예술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하다.

조덕현은 사진으로 기록되어 있는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을 사실적인 화풍으로 묘사하는 회화작업을 한다.  사진은 조덕현에게 있어 특별한 매체로, 일찍부터 그는 ‘한국사진사연구회’ 등을 찾아 다니면서 작가에게 특별한 감흥을 일으키는 사진들을 발굴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유는 그가 자신의 작품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특별한 리얼리티를 기록적 사진 이미지에서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정교하고 섬세한 드로잉은 다양한 방식의 설치 작업을 통하여 현대적인 조형어법으로 제시된다.  그의 작업은 과거의 사건/장면의 사진적 기록을 통해서 제시되는 객관성과, 역사적 맥락을 배경으로 사진 속에 포착되어 있는 개개인의 주관적인 순간들을 연결함으로써 역사와 개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양상을 회화적으로 재현한다.

일산에 거주하며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조덕현은 네델란드 호르컴 시립미술관(2003), 프랑스 주드 폼 미술관(2000), 미국 버지니아 미술관(1998), 일본 소게츠 미술관(1994)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의 개인전과 영국 아시아하우스(2006), 미국 앙드레 에머리히 갤러리(1997), 미국 필라델피아 ICA(1995)등에서 단체전을 가졌으며 상 파울로 비엔날레, 이스탄불 비엔날레, 요하네스버그 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등 다수의 비엔날레에 참여하였다. 대표적인 수상경력으로는 동아미술제 대상(1990),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1995), 제2회 한불문화상(2001) 등이 있다.

 

 

The Lady Collection_installation view 2008

 

 

작품 세계  

조덕현의 이번 국제 갤러리 전시는 계단으로 나뉘어진 일층과 이층의 전시장에 각각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는 두 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바로 노라 노(Nora Noh)와 로더미어 자작부인(dowager viscountess Rothemere)이라는, 한국인으로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여성들이다.  이 전시는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한국과 서구라는 공간적 거리만큼이나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여성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대화를 나누듯 두 여인이 마주 한 로비갤러리를 지나면, 어느 집 거실에라도 들어선 듯 꽃무늬 벽지가 정겹기도, 낯설기도 한 메인 갤러리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위에는 수많은 초상화와 액자들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바로 노라 컬렉션<The Nora Collection>으로, 패션디자이너 노라 노의 앨범에서 골라낸 각기 다른 사진들을 참조한, 그녀의 삶에 관한 거대한 다큐멘터리가 전시장 벽 전체를 뒤덮는다.

1928년, 재력가이면서 경성방송국 설립자였던 아버지 노창성과 최초의 여자 아나운서(성우) 이옥경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선각자였던 부모만큼이나 비범한 삶을 살았다.  1947년, 그녀는 19살의 나이로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러 미국으로 떠났고 한국 최초의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돌아왔다.  옷이라면 전통 의상이 고작이었던 시절, 뉴욕 5번가의 패션을 한국 땅에 상륙시킨 장본인인 것이다.  노라 노는 단순히 한국 최초의 여성 패션 디자이너만이 아니라 패션을 통한 문화혁명가였다고도 말할 수 있다.  판탈롱과 미니스커트 등 당대의 충격적인 문화적 아이템들을 한국에 처음 소개한 것도 바로 그녀였다.

원래 노명자였던 본명이 노라라는 서양식 이름으로 바뀐 것은 바로 어린 나이에 한 결혼이 파경에 이른 뒤 미국 유학을 결심하던 때였다.  노라는 입센의 희곡의 여주인공 이름이다.  가족이라는 ‘인형의 집’에서 살던 노라가 문을 박차고 나가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 이 연극은 사회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이라면 어머니와 아내의 이름에 묶여 있던 많은 20세기 여성들의 삶의 지표가 되었다.  현대성의 중요한 문화적 지형으로 여성 정체성, 여성성(femininity)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아내와 며느리가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로 자신을 인식하면서 노명자는 스스로를 ‘노라 노’로 명명하였다.

 

 

Landscape landscape_Video projection_5_26__ 2008

 

 

계단을 올라가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다른 여정을 걸었던 로더미어 자작부인(dowager viscountess Rothemere) 이정순의 이야기이다.  1950년 일본에서 태어난 이정순은 197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그곳에서 손 모델을 하던 그녀는,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데일리 메일紙(Daily Mail)'을 경영하던 영국 귀족 로더미어 자작(Vere Harold Esmond Harmsworth, 3rd Viscount Rothermere (1925-1998))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만남은 1993년 혼인으로 결실을 맺게 되고 이정순은 한국 여성으로서 보기 드물게 영국 귀족의 반열에 든다.  이후 그녀는 문화 예술의 후견인으로, 장애인, 고아 등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 봉사자로서 이름을 더해 갔다.

그녀의 인생 여정은 그 호칭만큼이나 신비롭다.  이층 전시장에는 그녀의 삶을 상기시키는 기표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귀족으로서의 삶을 막연하게나마 짐작하게 하는 이 작품들은 먼 이국 땅에서의 낯선 이야기들을 나직하게 들려준다.  어두운 전시장 한쪽에는 신비스러운 검은 사각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우물처럼 안을 들여다보면 어둠 속에 흰색 빛이 선연한 연꽃이 놓여 있다.  그 옆 벽면의 회전하는 스크린에는 연꽃과 대구(對句)를 이루듯, 동양화처럼 시점이 먼 풍경 속으로부터 한 스님이 작은 점처럼 아득하게 나타난다.  1998년, 로드미어 자작이 사망했을 때 그녀는 이 영국 귀족이 한국 땅에서 불교 장례를 받도록 고집했다.  가루가 된 시신은 영국에 그 반을 남겨두고 나머지 반은 바다를 건너 무주 백련사(白蓮寺)에 묻혔다.  전설에 의하면 백련사라는 이름은 신라 신문왕 (재위기간 681∼692) 당시 백련선사가 이곳에 은거하였던 데서 비롯된다.  선사는 자기의 이름과 같은 하얀 연꽃(白蓮)이 솟아 나오자 그곳에 절을 짓고 '백련암(白蓮庵)'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곳은 로드미어 자작부인의 어머니가 묻힌 장소이기도 하며 그녀 자신이 훗날 돌아갈 장소라고도 한다.  바다를 건너 살았던 삶을 뒤로 하고 그녀는 굳이 이곳에 돌아오고 싶어 한다.  그녀의 귀향은 사랑하는 이를 이곳에 옮겨두면서 시작되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녀가 궁극적으로 회귀할 장소에 이르는 것이다.

 조덕현 작가에게 있어 국제갤러리에서의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끊임없이 새로움과 바깥을 갈망했던 한 여성의 삶과, 이국의 귀족으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끊임없이 한국과 자신의 전통을 그리워하는 또 다른 여성의 삶을 한 지점에서 만나게 하는, 역사에 대한 작가 자신만의 오마쥬인 것이다.

 

 

 

 
 

조덕현

개인전_2003 “ONTMOETING", Gorcums Museum, 홀컴, 네덜란드 | 2002 “이서국으로 들어가다”, 아트선재미술관, 보문단지(경주), 백곡리 사이트(경북 청도군) | 2000-2001 "아슈켈론의 개 - 낯선 신을 향한 여행" | 프랑스 국립 주드 뽐므 미술관, 파리 | 2000 "History Lesson", RHA Gallegher 갤러리, 더블린, 아일랜드 | "겹", 국제갤러리, 서울  | 1999 "대화",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서울  | 1998 "이십세기의 추억", 버지니아 미술관, 리치먼드  | 1997 "LA인터내셔널", 소더비, 로스엔젤레스 | "Recent works", 앙드레 에머릭 갤러리, 뉴욕 | 1996 "삶의 계보학-아버지에 대하여",국제화랑, 서울 | 1995 "조덕현", ICA, 필라델피아 | "Boxes", 도로시 골딘 갤러리, 로스엔젤레스 | 1994 "아시아의 새 바람", 소게츠 미술관, 도쿄 | 1993 "LA인터내셔널", 도로시 골딘 갤러리, 로스엔젤레스 | "벽,상자,그리고,", 국제화랑, 서울 | 1992 "이십세기의 추억 2", 국립현대미술관, 동아미술제 대상작가 초대 | "한국여성사", 갤러리 미건 | 1991 "사과", 브로츠워브 시립미술관, 브로츠워브, 폴란드 | "Recent works", B.tont갤러리, 동베를린 | 1990 "Did East meet West ?", 갤러리 로호, 베를린 | "조덕현 1988-1990",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 1988 "조덕현 1983-1988", 갤러리 현대

주요 그룹전_2007 “Soft Power”, 국제교류재단, 서울 | 2006 “Through the Looking Glass", 아시아하우스, 런던 | 2005 “The elegance of silence", 모리뮤지엄, 도꾜 | 2005 “Seoul, until now", 샬로텐보르그, 코펜하겐 | 2003 “Leaning forward looking back", 아시안아트뮤지엄, 샌프란시스코 | 2002 “광주비엔날레 프로젝트3”, 광주 | 2000 "구림마을 프로젝트", 영암 |      "WATERFRONT", Iternational Art Exhibition, 헬싱보그-헬싱고어 | 1999 "Dream 1900-2000: Science, Art, and the Unconscious Mind", 이퀴터블 갤러리, 뉴욕 | "The time of Our Lives", 뉴뮤지엄, 뉴욕 | 1998 "다섯 대륙과 한 도시", 멕시코 시티 미술관, 멕시코 시티 | 1997 "요하네스버그 비엔날레", 요하네스버그 | 1996 "전통/긴장", 그레이 아트 갤러리, 퀸스 미술관,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술관, 뉴욕, 이후 순회전 | "호랑이 꼬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테마 히로시마", 히로시마 시립미술관, 히로시마 | "FIAC 96", 에스파스 에펠 브랜리, 파리 | 1995 "이스탄불 비엔날레", 이스탄불 | "정보와 실재", Fruitmarket 갤러리, 에딘버러 | "호랑이 꼬리", 팔라조 벤드라민, 베니스 | "환류", 나고야시립미술관, 나고야 | 1994 "상 파울로 비엔날레", 상 파울로 | 제 4회 아시아 미술제, 후쿠오카 미술관, 아키다 미술관, 하꼬네 미술관 | "한국현대미술 40년의 얼굴", 호암갤러리, 서울 | 1993 "예술을 통한 재생", 대전 EXPO 재생조형관 | 제1회 아시아-태평양 트리엔날레, 퀸즈랜드 미술관, 브리스베인, 호주 | 1992 "Begegnung mit den Anderen", K-18 Hall, 카셀

 
 

vol. 20080530-조덕현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