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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근 개인展
- 여행Ⅰ -
여행_oil on canvas_91x72.7cm_2008
갤러리 진선
2008. 5. 9(금) ▶ 2008. 5.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161번지 | 02_723_3340
여행_oil on canvas_112x162cm_2008
여행I 여행, 듣기만 해도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단어. 이번 갤러리 진선에서 열리는 전영근 개인전 ‘여행Ⅰ’은 그 동안 이야기가 있는 실내 정물들을 그려내던 작가가 작업실 문을 열고 나와 그에게 익숙한 물건들을 싣고 떠나는 여행 이야기이다. 그는 무엇을 싣고, 어디로 떠나려 하는 걸까? 그리고 왜 떠나려 하는 걸까? 소박하다 못해 다소 촌스럽기까지 한 그의 여행 짐 꾸러미. 시원하게 뚫린 아스팔트 위를 쌩쌩 달리는 자동차,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에 익숙해진 우리와 달리 그는 이제 찾아보기도 힘든 비포장도로 위에 짐을 그득히 싣고 여행 중이다.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얼마나 걸릴지 모를 이번 여행에서 그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그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제 막 길을 떠난 작가의 첫 여행길에 동행하며 이야기가 있는 여행을 즐겨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물_oil on canvas_163x130cm_2008
여행_oil on canvas_60.6x72.7cm_2008
"나는 나를 그린다."
김병호 | 조형예술학박사, 백석대학교대학원 교수
전영근은 순수 회화가 제시 할 수 있는 시각적 가능성을 집요하게 추궁하며, 그 의미를 탐미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근해진 물건들을 화면에 등장시키고, 줄곧 그리는 행위만을 고집하며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채워나가고 있다. 그는 물리적 혹은 존재론적으로 그의 화면에 등장하지 않지만 그는 물건들(정물)을 그리면서 “나의 작업에는 내가 있다.” 라고 말한다. 물건들이 자신의 일상 속에서 맺어진 인연에 기초한 타자로서 자신의 존재를 확장시키는 형이상학적 욕망의 도구가 됨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자기 자신에서 비롯된 ‘존재론적 욕구’는 존재의 주체인 자신의 존재 유지를 위한 이기적인 노력이며 끊임없이 나의 세계로 귀환하는 사고이지만, ‘형이상학적 욕망’은 타자로부터 비롯되어 나에 의해 소유되고 향유될 수 없는 것을 향한 갈망으로 외부 또는 나와 절대적으로 다른 자를 향한다고 했다. ‘타자’가 누구든 혹은 무엇이든 관계없이 그의 존재를 존중하고 인연을 맺을 때 나의 유한성을 극복하고, 주체인 ‘나’의 존재를 확장시킬 수 있는 무한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_oil on canvas_112x162cm_2008
“나는 나를 그린다.”는 전영근의 고백처럼, 작가는 그의 작업 안에서 자신을 늘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은 작업의 ‘내적 진정성’, ‘내적 필연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이고, 타자-물건들(정물)의 배려를 통한 존재적 자아의 확장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자신의 일상의 삶을 투영시키는 ‘자아 확인적 예술행위’인 것이다. 그는 ‘존재와 타자’의 개념 안에서 언제나 오늘의 확장된 자아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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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0080509-전영근 개인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