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젤름 키퍼 기획展
-양치식물의 비밀(Geheimnis der Farne)-
Anselm Kiefer, Himmel auf Erden (땅 위의 하늘)_Mixed media on canvas, 380 x 560 x 60 cm_2007
국제갤러리
2008. 4. 4(금) ▶ 2008. 5. 24(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소격동 59-1 | 02-733-8449
Orion_Paint, Shellac, Tar, Emulsion, Straw, and Wood on Canvas_280 x 380 x 30cm_2004
국제갤러리는 세계적 거장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키퍼는 독일 전후 세대 작가 중 가장 성공한 작가 중 하나로, 요셉 보이스 이후 독일이 낳은 최고의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존하는 작가로는 유일하게 루브르 미술관의 의뢰를 받아 작품을 제작하여 미술관에 설치한 작가이기도 하다. 키퍼가 1970년대에 발표한 초기 작품들은 주로 독일의 역사와 전통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나치 정권이나 유태인의 역사 등 정치적으로 금기시되는 주제들을 직접적으로 다루어 논쟁과 찬사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198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독일 대표로 참가한 후에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하였고, 90년대 이후로는 작품의 주제가 점차 확대되어 예술과 문화, 종교와 신화, 인간과 우주의 관계 등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어 왔다. 키퍼는 유화를 비롯하여 납, 꽃, 재, 헝겊, 사진, 텍스트, 지푸라기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며 회화와 조각, 설치의 영역을 넘나든다. 그의 작업은 이러한 재료들이 지니는 고유한 물성과 신화적, 인문학적 맥락을 맑은 고딕으로 하는 상징적인 도상들이 결합되어 복잡하고 다층적인 의미체계를 이룬다. 국제갤러리의 이번 전시에는 3 - 5미터에 이르는 대규모 회화 작품들을 비롯하여 납으로 만들어진 책 조각, 그리고 20개의 패널과 석조 구조물로 구성된 압도적 규모의 설치 작업 등이 전시된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키퍼의 개인전을 유치해 온 국제갤러리는 키퍼와 특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가 1995년과 2001년의 전시 이후에 세 번째로 여는 키퍼의 개인전으로 지금까지 중 최대 규모이다.
Himmel auf Erden_Paint, Emulsion, Sand, Wood, Lead, Card on Canvas_240 x 560 x 40cm_2007
○ 작가 소개 안젤름 키퍼는 1945년에 독일 도나우슁엔(Donauschingen)에서 태어났다. 그는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는데 이는 인간 사회의 진서를 유지해주는 제도로서의 법에 대한 철학적 관심이 반영된 것이었다. 키퍼는 1966년부터 프라이부르크, 칼스루에, 뒤셀도르프 등의 미술대학에서 본격적인 미술수업을 받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에는 요셉 보이스를 만나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초기에 나치식 경례를 사용한 퍼포먼스를 했는데, 이는 제3제국의 광적인 인종차별 정책을 풍자하여 독일인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각성시키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1969년에는 칼스루에의 한 갤러리에서 키퍼의 첫 개인전이 열렸다. 작가가 이 전시를 통해 발표한 “지배(Besetzungen/Occupations)”라는 제목의 사진 시리즈는 유럽 곳곳에서 나치식 경례를 하는 작가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히틀러 시대의 정치적 야욕과 그에게 현혹되었던 국민들을 풍자하는 성격을 띠었다. 키퍼가 1970년대에 발표한 작품들은 주로 독일의 역사와 전통, 예술가로서의 소명의식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이러한 그의 초기 작품들은 독일 나치 정권이나 유태인의 역사 등 정치적으로 금기시되는 주제들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1980년 제 3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독일을 대표하여 선보인 회화작업을 기점으로 키퍼는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로 부상했다. 키퍼는 뉴욕 모마(1987)를 비롯하여 베를린 국립미술관(1991),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1998), 영국의 왕립아카데미(2001),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2006),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2007)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왔다. 그는 독일이 통일된 이후에 프랑스로 이주하여 현재 프로방스에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 작품 세계 2차 세계대전 직후에 태어난 키퍼는 독일의 정치적, 문화적 역사에 대해 관심과 고민이 많았다. 1970년대의 초기 작업들은 주로 독일의 역사와 전통, 예술가의 소명을 주제로 했는데, 특히 나치 정권이나 유태인의 역사 등을 직접적으로 다루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점차 확대되어 예술과 문화, 종교와 신화, 인간과 우주의 관계 등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특히 80년대 중반에 중세 연금술과 고대 유대교의 교리를 접하게 된 이후 키퍼는 종교와 신화, 연금술, 식물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생명과 죽음, 선과 악, 육체와 정신, 자연과 문명, 현재와 역사, 하늘과 땅 등 서로 반대되는 두 개념을 하나로 결합시켜 표현했다. 주로 채도가 낮고 어두운 색을 사용한 그의 작품은 음울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묵시적 예언들로 가득 찬 듯한 느낌을 준다. 키퍼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가 사용한 재료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캔버스와 유화 외에도 사진, 납, 재, 지푸라기, 머리카락, 헝겊을 비롯하여 고사리와 해바라기 등의 마른 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한다. 그는 항상 각각의 재료가 가지는 상징성을 탐구했으며,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보여주는 텍스트들을 작품 속에 활용했다. 그는 유화로 그린 캔버스 위에 이런 오브제들을 부착시키는 방식을 통해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회화의 환영(illusion)과 재료 자체의 물성을 공존시킨다. 그의 작품에서 각각의 재료와 오브제들이 고유의 상징성과 물성을 간직한 채 새로운 이미지를 이루는 방식은 연금술사의 실험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키퍼의 작품은 자연과 우주의 숭고함, 인간과 우주의 관계를 다룸에 있어 프리드리히 등으로 대변되는 독일 낭만주의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차 대전 이후에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추상표현주의의 압도적 스케일과 강한 표현력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구체적 이미지와 상징적 도상들을 부활시켰다. 그 결과 그의 작품은 상징적 도상들의 결합으로 다층적인 의미체계를 이루는 한편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강렬한 표면처리와 압도하는 스케일로 강한 독자성을 지니게 되었다.
키퍼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 핵심을 이루는 몇 가지 모티프들은 다음과 같다: 연금술: 열을 가하여 물질의 정신성, 영혼을 끌어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물질과 정신을 조화시키려는 것. 세속적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 노력에 대한 알레고리. 납: 무거우면서도 부드럽고 작가의 의도대로 빚어지는 순종적인 재료이다. 멜란콜리의 별인토성의 금속이며 연금술에서는 기억을 담아내는 신비의 금속이라고 하기도 한다. 키퍼에게 연금술의 기본 단계에 해당하는 납은 불완전하고 불순(impure)하지만 보다 높은 단계, 즉 금으로 변화할 수 있는 잠재력(만)을 지닌 물질이라는 점에서 인간과 유사하다. 불: 연금술과 관련되며 지상과 천상을 중개하는 강력한 매체. 창조와 파괴의 상징. 키퍼는 창조와 파괴는 하나라고 생각했음. 페인팅 표면에 열을 가해 갈라지게 하는 등 불의 효과를 사용했다. 책: 신의 예언을 담아내며 문명과 역사를 기록하고 전승하는 강력한 매체이다. 지식의 구체화된 형상이기도 하다. 천사: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존재로 인간과 마찬가지로 불완전하다. 천사와 관련된 도상으로 별, 운석, 비행기 등이 있다. 양치식물과 꽃: 키퍼는 19세기 식물학 서적에 심취했다. 고사리로 대표되는 양치식물은 고생대부터 존재했다고 하는 가장 오래된 식물 중 하나로 생명의 기원과 관계된다. 꽃은 생명의 탄생과 죽음, 아름다움과 덧없음, 유혹과 좌절, 인생의 화려함과 비극성 등 양면성과 모순의 상징이다. 키퍼는 약초인 동시에 독초인 꽃을 연구했으며, 꽃이 하늘(태양)을 향해 성장하거나 땅을 향하며 시들어 가는 두 가지 방향성을 표현하기도
|
|||
|
|||
vol. 20080404-안젤름키퍼 기획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