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연 개인展

 

작업실(A studio) Oil on Canvas 60.6x50.0㎝ 2008

 

 

가나아트 스페이스

 

2008. 2.20(수) ▶ 2008. 2. 26(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119 1F | 02-734-1333

초대일시: 200.2.20(수)PM6시

 

 

대전 롯데화랑

 

2008. 2.28(목) ▶ 2008. 3. 5(수)

대전광역시 서구 괴정동423-1 8F  | 042-601-2827~8

초대일시: 200.2.28(목)PM6시

 

 

방(A room) Oil on Canvas 108x91.0㎝ 2007

 

 

-일상, 암시적이고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지층 -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윤소연의 그림은 작가 자신의 생활공간이지 싶은 실내정경을 보여준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신발들이 가지런히 정돈된 신발장이 눈에 들어온다. 작가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성별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신발장 하단에 줄지어선 부츠로 보아 여성일거라고 짐짓 짐작할 수는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짐작은 옷장 밑에 놓여진 구두나 옷걸이에 걸린 옷가지를 보고 보다 분명해진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응접실 한쪽에는 벽면에 면해 긴 탁자가 가로 놓여져 있고 탁자 위에는 일상적인 물건들이 어지럽지만 자연스레 놓여져 있다. 응접실 옆 의자 밑에 종이 상자가 놓여져 있고, 그 상자에서 꺼내어졌을 하이힐 한 켤레가 탁자 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 구두는 작가 자신이 최근에 직접 구입한 것이거나 아니면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것일 것이다. 어느 경우이건 상자를 막 열어 새 구두를 꺼낼 때의 작가의 들뜬 마음을 보는 듯하다.  응접실에 앉아서 보면 그 정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부엌에는 싱크대와 식탁이 놓여져 있다. 가스렌지 위에 주전자가 끓고 있고 식탁에 막 끓여냈을 커피 한잔이 놓여져 있다. 커피 한잔. 왜 한잔일까. 그녀는 미혼일까 아니면 기혼일까. 혹 애인이나 손님이라도 찾아온 것일까. 옆 접시에 놓여진 봉지로 보아 그 커피는 인스턴트임이 분명해 보이는데. 누군가를 접대하기 위해 커피 한잔을 끓여내는 일이 없지는 않겠지만 쉽게 상상되지는 않는다. 새 구두도 그렇지만 특히 인스턴트커피 한잔에서 왠지 모를 외로움(혹은 삶의 여유?)이 묻어난다.

 

 

옷거리(A dress hanger) Oil on Canvas 94.0x160.0㎝ 2008

 

 

그림 속에 정작 사람은 그려져 있지 않지만, 사람의 흔적을, 막 일어났었을 일상적인 사건을, 때로 작가 자신에게 각별한 의미로 와 닿았을지도 모를 사건을 상기시켜준다. 미처 그려지지 않은 것들, 다만 암시적인 것들의 개입으로 인해 그림이 갑자기 경직된다. 너무나 일상적인 정경이 불현듯 불러일으키는 이 긴장감은 무엇일까. 관음증. 엿보기. 타인의 방. 나는 과연 이 그림을 그린 작가의 주체를 완전히 재구성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일이 그림을 읽는 독해행위와 무슨 결정적인 관계가 있을까. 윤소연의 그림은 자신의 일상적인 모습을 그려서 보여준다. 그의 일상은 실내에서 진행되고 그의 사건은 실내에서 일어난다. 일종의 실내 정경화로 범주화할 수 있는 작가의 그림은 현대인의 달라진 자기 정체성을 반영한다. 현대인은 다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도회인이며 도시적 감수성을 소유하고 있다. 그가 비록 전원생활을 하거나 나아가 실제로 농사를 지을 때조차 그의 생활방식과 생활철학만큼은 도시적이다. 따라서 그에게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연이 없다. 있을 때조차 그 자연은 별반 의미가 없거나 적어도 아무런 실질적인 감동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그에게 한 송이 꽃은 플라스틱 조화로 대체되고, 모니터의 파르스름한 빛깔이 하늘을 대신한다. 그는 실제로 여행하기보다는 공상과 더불어 여행하기를 즐긴다.

 

 

신발장(A shoe cabinet) Oil on Canvas 97.0x130.3㎝ 2007

 

 

모니터 속의 자연은 실제보다 더 감동적이며, 여행사의 선전 리플릿에 실린 환상적인 풍경은 현실에서처럼 결코 꿈을 배반하는 일이 없다. 무엇보다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대면해야 하는, 그래서 꿈꾸기의 흐름을 단절시켜 재차 현실로 되돌려놓는 일 같은 것은 일어나지가 않는다. MP3와 워커맨, 이어폰이나 해드셋, 그리고 슬라이딩 도어 형의 핸드폰 등 첨단의 장비들로 무장한 디지털노매드인 그는 오늘도 현대판 정글인 도시를 배회한다. 자연광보다 더 감동적인 네온사인 불빛이나, 자연광보다 더 마음을 들뜨게 하고 진정시켜주고 편안하게 감싸주는 조명빨의 세례를 받을 때 나는 더 아름답게 빛난다. 조명빨 아래서만큼은 심지어는 고독조차도 찬란하다. 그 고독이 부조리한 삶과 부닥치면서 빛바랜 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온통 무의미한 일상들, 진부한 삶들에 점령당한 내가, 이 공허하고 권태롭고 막막하고 정지된 것처럼 아주 느리게 흐르는 공기에 둘러싸인 내가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 일상을 낱낱이 기록해보자, 여하튼 그것들은 나 자신이지 않은가. 진부한 일상을 기록하기. 틀에 박힌 일상을 지겹게 옮기다 보면 혹 그것들이 나를 구원해 줄 의미를 한줄기 섬광처럼 열어 보여줄지도 몰라. 진작부터 사소설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진부한 일상에서 의미 찾기, 무의미한 일상을 유의미한 이상으로 승화시키는 종류의 감성이 탄탄한 지층을 이루고 있다. 그들은 처음부터 형이상학이나 이데올로기와 같은 거대담론에 견인되는 이상주의자보다는 미시담론과 개인서사에 이끌리는 미시적인 종족, 체질적으로 미시적인 감수성이 발달한 종족이었는지도 모른다. 일상을 기록하는 윤소연의 재현행위는 태생적으로 도회적 감수성에 물든 대부분의 신세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이런 미시담론과 개인서사에서의 의미 찾기에 맞닿아 있다. 윤소연의 그림은 사실적이기보다는 회화적이다. 사실적으로 보일 뿐 드로잉의 경향성이 강한 그림들이다.

 

 

흰색 테이블(A white table) Oil on Canvas 162.0x112.0㎝ 2007

 

 

이 그림들은 사물의 즉물성(핍진성)을 손에 쥐어주기보다는 사물의 암시적인 태(잠재태)를 드러내면서 그림을 심층적이게 만든다. 밋밋한 평면과 오일 조밀한 사물들, 단조로운 색면과 어질러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자연스레 자리하고 있는 물건들, 타일과 같은 복잡한 패턴과 벽면이나 간이벽체와 같은 상대적으로 심플한 구조가 대비되면서 어우러진다. 이 일련의 그림들은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진부하고 세속적인 현실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최근의 일상성 담론과 맞물린다. 그림일기처럼 사사로운 사건을 기록해 보여주는 작가의 행위가 자기 고백적이고 자기 반성적이며, 때로 관음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도회적인 감수성을 자아내는 실내정경에 그 초점이 맞춰진 그림들이 신세대작가들에게서 나타난 미시담론과 개인서사에 맞닿아 있으면서도, 대동소이한 생활방식으로 인해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획득한다. 일상성 담론과 강하게 연동된 실내정경화는 원래 인상주의 화가들에 의해 재조명된, 실내를 은근하게 감싸는 빛과 연예 감정으로 나타난 얀 베르메르에게서 그 정점을 확인해볼 수 있지만, 작가의 그림에서 감지되는 인상은 이보다는 팝아트의 그것에 더 가깝다. 일상의 전체 맥락으로부터 일정 부분을 떼어내 클로즈업해 보여줌으로써 일상에 내재된 의외성을 드러내고 암시하는 것이다. 그 태도는 생리적으로 전통적인 회화보다는 사진과 영상 이후의 변화된 감수성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윤소연은 무의미한 일상에서 유의미한 이상을 캐내는 행위를 보여주며, 그 행위나 과정은 일정정도 예술의 본질과도 통한다.

 

 

작업실(A studio ) Oil on Canvas 162.0x97.0㎝ 2007

 

 

-Everyday life: A suggestive, private, and psychological stratum-

  Kho, Chung-Hwan, Art Criticism

 

So-Yeon Yoon's paintings show interior scenes that resemble her own living space. When we step into the porch, we can see a shoe stand where her shoes are neatly arranged. Even if we do not know the artist, we can presume it is a "she" judging from the boots on the bottom of the shoe stand. This becomes more evident when we see the shoes under the closet or the clothes on hangers. There lies a long table horizontally against the wall in the corner of the parlor where we spend most of daytime. Then on the table, ordinary things are placed disorderly, but naturally. A paper box lies under a chair beside the parlor, and a pair of high heels, presumably taken out of the box, is on the table. The shoes must have been purchased by the artist or must have been given by someone as present. In either case, it allows us to peep into the artist's excited mind.  From the parlor, we go inside the kitchen where we see a sink and a table, then from the kitchen, we can view the scenery outside. There is a pot on the gas stove, and a cup of coffee, which seems to have just been boiled, is placed on the table. One cup of coffee... Why one cup? Is she single or married? Would a lover or a guest have visited? It must be instant coffee, judging from a bag put on the dish on the side... It is not easy to imagine how one would brew "one" cup of coffee in ordertoentertain a guest, although it sometimes happens. We can see inexplicable loneliness (or life's composure?) in instant coffee, let alone in new shoes. We cannot see people in the picture, and it reminds me of people's recollection of mundane events that have just happened, and sometimes special events that come with a special meaning. However, all of a sudden, the painting becomes rigid because of the intervention of the unpainted, or just suggestive things. What in the world is this tension that an extremely mundane scenery evokes? Voyeurism... Peeking... Another person's room... Can I possibly recompose the artist's subject in a complete form? By the way, what does it exactly have to do with reading paintings?

 

 

옷방(A dress room) Oil on Canvas 162.0x130.3㎝ 2007

 

 

We can see Yoon’s mundane life in her paintings. Her life continues indoors and so do her events. The artist's paintings, which can be categorized into a sort of interior scene paintings, reflect modernists' changed self-identity. A modernized person is a city-dwelling individual who possesses urban mentality. Even if she lives in the country or does farming, her life and philosophy are urban. Therefore, to her, there is no nature in a strict sense. Even if there is, it does not mean very much to her nor make a strong impression. To her, a rose is replaced with a plastic flower and the sky with a monitor's bluish color. She likes traveling through daydreaming instead of real traveling. The nature in the monitor is more impressive than the one in the real world, so a fantastic scene in a travel agency's brochure does not betray dreams unlike that in the real world. Most of all, she does not have to face a strange person in an unfamiliar place, which makes her stop dreaming and return to reality.  She, a digital nomad, wanders around in the city?a modern form of a jungle?with MP3s and walkmans, earphones and headsets, and armed with sliding-door-shaped cellular phones. We glow more beautifully when we are flashed with a neon light that is more impressive than natural light, or the illumination that makes the mind excited, smooth, and engulfed in peace. Even solitude glitters under that illumination. With solitude hustling with an irrational life, faded reality floats on water. What can we possibly do under the circumstances where we are occupied with all meaninglessness and triteness of daily life, with this empty, boundless , and extremely slowly flowing air around us? Yes, let us record daily life events one by one. Anyway, are not these a reflection of ourselves? Recording trite daily life... Maybe, if we tediously keep living stereotyped daily lives, it may show a reason to save us just like a beam of flashlight. There lies an emotion, seeking a reason in the trite daily life and sublimating meaningless daily life into a meaningful ideal in Japan, where private life novels have been developed from a long time ago. They may have been, from the start, microscopic species led by microscopic discussion and personal history - species that have microscopic emotion - rather than an idealist who is led by metaphysics and ideology. Therefore, Yoon's reproduced behaviors are merged with seeking meanings of microscopic discussion and personal history, like new generation artists who are vivaciously infatuated with urban emotion. Therefore, Yoon's pictures are pictorial, rather realistic. They are pictures that resemble drawings although they look real. These pictures do not bring verisimilitude into ones' hand, but rather make themselves suggestive and latent in form. A flat plane, tiny objects, naturally placed stuff that are seemingly simple-colored and untidy, complex patterns such as tiles, or a relatively simple structure such as a makeshift wall go well together.   

 

 

수다 중(talking) Oil on Canvas 91.0x60.6㎝ 2008

 

 

A series of pictures engages discussion about recent dailiness that seeks life's meaning in the trite and earthly real world because its subject matters are its own daily lives. An artist's behavior that includes personal incidents is self-confessional and self-reflective, and sometimes rouses up voyeurism. The pictures that are focused on an interior scene evoking urban emotion are merged into microscopic discussion and personal history, consequently acquiring universality, since we can sympathize with them owing to similar lifestyles. Interior scene paintings that are closely linked with daily discussion go to the apex when we think of Jan Vermeer's paintings, where impressionists reconfigure and express emotions that are restrained. But the impressions detected from the Yoon's paintings are more similar to pop art's paintings. They imply the unexpectedness embedded in daily life by closing up parts from the whole body of daily life. The attitude reflects changed emotion after watching pictures and images, unlike physiologically traditional paintings. Through this, Yoon shows a meaningful ideal out of meaningless daily life, and her behavior and process, to some extent, parallel the reality and nature of art.

 

 

 

 
 

■ 윤소연(尹素蓮)yoonsoyeon

 

한남대학교 미술대학교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2008 제4회 개인전(가나아트스페이스/서울, 롯데화랑/대전),2004 제3회 개인전(인사갤러리/서울),2002 제2회 개인전(타임월드갤러리/대전, 천안문화원),2000 제1회 개인전(타임월드갤러리/대전)

 

기획 및 단체전 2008 Korea-India Art Exchange Festival 2008(릴리트칼라 아카데미 미술관/인도),2007 그룹 연합 소품展(롯데화랑/대전)시드니 아트페어 2007(카라스 갤러리/ 시드니),갤러리 고도 기획展 ‘방으로의 초대’(갤러리고도/서울),동방의 등불-평택 국제 아트 페스티발(평택호 예술관/평택),화두展 -소통(롯데화랑/대전),창현展(현대갤러리/대전)韓中 현대미술 교류展(연정 국악 문화원/대전),롯데화랑 개관 7주년 기념展 ‘일상과 미술’(롯데화랑/대전),2006 한남대학교 개교 50주년 기념 교수작품展(현대화랑/대전),화두展-몽(타임월드갤러리/대전),창형展(현대갤러리/대전),  나비展(시민회과/천안),2005 에듀 아트 페스티발 ‘WHO 我 YOU'(인천종합문화예술관/ 인천),봄의 이끌림∏(연정국악문화원/대전),현대회화의 만남展(안산단원미술관/안산),파키스탄 문화부 초대展(국립예술원 갤러리/파키스탄),한남대학교 회화과 20주년기념展(현대갤러리/대전), 화두展-불루(타임월드갤러리/대전), 창형展(아주미술관/대전),나비展(시민회관/천안),2004 냉장고를 열다 #2-“훗”展(한전프라자갤러리/서울),봄의 어울림展(연전국악문화원/대전),멜라니와 페티展(이공갤러리/대전),제3회 한국미술 내일의 주역展(현대갤러리/대전),Artistic and Hwaso 展(화소갤러리/대전),‘예술가의 상자를 열다’展(에스닷갤러리/대전), 화두展-보이는것과 보이지 않는것(타임월드갤러리/대전),창형展(한림갤러리, 인농갤러리/대전),2003 자화상-얼굴전(롯데화랑/대전)보물찾기-쇼핑.쇼킹:백화점에 간 미술가들2(롯데백화점/대전),중부권 대학 새로운 도약展(현대갤러리/대전),수원미술관선전 13인의 여성작가展‘지팡이와 방망이’(수원미술관/수원), 가갤러리 개관 기념 ‘집’展(가갤러리/서울),현민아트센터 개관기념-천안미술 100인의 작가展(현민아트센터/천안),작가가 만든 그림책展(롯데화랑/대전),사물의 풍경展(갤러리프리즘/대전),등급보류 33인의 여성展(이공갤러리/대전),화두展-공간속 이야기(현대갤러리/대전),창형展(현대갤러리,화소갤러리/대전),2002 평면위의 일상展(타임월드갤러리/대전), 신진작가 발언展(예술의 전당/서울),아시아 여성미술 초대展(조달문화관/서울),여섯 개의 전시-our place(이공갤러리/대전),화두展(현대갤러리/대전),2001 여류작가 초대展(갤러리 창/대전),남부현대미술제(시립미술관/대전),2000 한울타리展(롯데호텔갤러리/대전),한원展(홍인갤러리/대전),한남회화展(한림갤러리/대전),남부현대미술제(문예회관/구미),1999 한원展(홍인갤러리/대전), 한남회화展(한림갤러리/대전), 목요 누드 크로키全(시민회관/천안),1998 대한민국미술대展(국립현대미술관/과천),1996 12월展(연전국악문화원/대전)

現:  창형전,화두전 회원. 한남대학교 출강

주소; (330-943)충남 천안시 신부동 494-10번지 새한8차 아파트 402호

전화: 041-523-1285, 010-8498-6766

E-mail: soyeun94@hanmail.net

 
 

vol.20080220-윤소연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