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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은섭 개인展
- 언어의 공간 3- ‘난 마리아죠’를 부르는 김영민 씨의 ‘나’ - 'Me’ variations of Kim Young-Min who is singing ' I'm just Maria'
언어의 공간_난마리아죠를 부르는 김영민씨의 나_죽어있던 내영혼 C-print 각 20X15cm-10photographs(부분) 2006
공화랑
2008. 1. 16(수) ▶ 2008. 1. 22(화) 재단법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광화랑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81-3 | 02_399_1152~3
언어의 공간_난마리아죠를 부르는 김영민씨의 나_나의 모든것 C-print 각20X15cm-20photographs (부분) 2006
우연적인 변이에 의해 확장된 언어의 공간 사진기는 아무리 계산된 상황을 찍더라도, 순차적인 시공간 사이에 발생한 틈을 보여 준다. 사진기의 우연성과 자의성에 의해 채집된, 언어의 돌발적인 변이는 같은 시간 안에서 순차적이며 미묘한 언어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동영상과는 또 다른 지점이다. <‘난 마리아죠’를 부르는 김영민 씨의 ‘나’>는 우연적인 변이를 통해 확장된 언어의 공간이다. ‘언어의 공간’ 시리즈 엄은섭은 ‘농인 표정 연구(2003)’에서 ‘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2005)’, 그리고 ‘난 마리아죠를 부르는 김영민 씨의 나(2008)’-까지, 농인(the deaf)과 함께 그들의 언어인 수어(sign language), 그 가운데서 농인의 표정(facial expression)을 통해 작업해 왔다. 왜 농인이며, 농인의 언어인가 나는 소통의 접점을 시각언어에서 찾고자 한다. 농인의 언어인 수어(手語)가 대표적인 시각언어이고, 나의 모델은 시각언어를 모국어(mother language)로 쓰는 농인이다. 농인에게 귀는 바로 눈이다. 수어가 한국어, 영어, 불어, 독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음성언어 체계를 따르지 않고 시각운동체계를 따른다는 것이다. 수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손이 아닌, 오히려 비수지(non-manual)의 대표적인 영역인 얼굴이며, 표정이다. 수어는 가시성이 높은 얼굴 표정을 통해 언어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게다가 농인의 표정은 단순히 감정의 표현을 넘어서 자기 표현기능까지 포함한다. 나는 이 표정 속에, -음성언어가 간과할 수 있는 그리고 음성언어보다 밀도가 강한- 상황을 느끼고 표현하는 개인의 주파수, 음고, 음색, 음량 등이 그대로, 혹은 보다 정직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 시각적인 언어의 공간, 표정에는 사람마다 결이 살아 있다.
언어의 공간_난마리아죠를 부르는 김영민씨의 나_난 마리아죠 C-print 각 20X15cm-206photographs(부분) 2006
한편 농인의 '분리 이전의 감각'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다. 우리 몸의 감각은 청각, 시각, 미각, 촉각, 후각 등 오감으로 나눠진다. 농인은 하나가 덜 분리되었다. 바로 청각이다. 농인들은 청각에 해당하는 부분을 진동을 통해 감지한다. 진동을 통한 감지는 온몸의 전 방위적인 대응이다. 몸의 모든 기능이 열려 있어야 한다. 감지는 곧 소통과 연결된다. 그런데 청인(hearing people)인 나의 잘 분리된 오감은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고 있지 않나 싶다. 대개 청인들의 오감은 다시 이성으로 걸러지고, 편견으로 걸러지고, 해석과 판단으로 걸러지곤 한다. 우리는 극히 일부분만 선택적으로 선호하고, 판단하려 한다. ‘판단하기’ 이전의 감각, ‘보기’ 이전의 감각, ‘듣기’ 이전의 감각... 오감으로 분리되기 이전의 감각, 원(源)감각이라는 것이 있다. 원감각으로 내가 바람을 느끼면,
나는 바람이 될 수 있다. 햇빛을 느끼면 나는 햇빛이 될 수 있다. 그것은 해석할 대상이 아니라 나는 느끼는 그대로 그것으로 감응(affects)된다. 청각 기능 하나가 분리되지 않아 보다 원감각에 가까운 농인의 감각 속에 무언가 나도 예전에 갖고 있었던 감각, 지금은 잊혀진 감각-이 묻혀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나는 느낀다. 감지한다. 감지는 시작이다. 새로운 영역, 새로운 메시지, 새로운 의사소통-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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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80116-엄은섭 개인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