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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국 개인展
빛이 있는 자연의 소리_Oil on Canvas_230.0×186.0cm_2006
서울 갤러리
2007. 6. 19(화) ▶ 2007. 6. 25(월) 오프닝: 2007. 6.19(화) 오후 6시 서울시 중구 태평로1가 25번지 | 02_2000_9736
빛이 있는 자연의 소리_Oil on Canvas_45.5×37.9cm_2006
깊은 자연관조의 시적 조형
- 신현국의 그림세계 -
이 가 림 | 인하대 교수, 시인
‘계룡산 화가’라 불리는 신현국은 그 용모도 그렇지만 그 성격과 인품 그리고 행동방식 일체가 ‘도인’을 많이 닮았다. 이렇게 “그가 도인을 많이 닮았다”라고 말한 것은 상당한 칭찬도 되지만 동시에 ‘도인’ 그 자체가 되지 못했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어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좋아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신현국은 어디까지나 ‘화가’, 즉 미의 창조자로서의 ‘예술가’이기에, ‘도인’ 그 자체가 완전히 될 수 없으며 되어서도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화가는 색채라는 언어를 사용하여 동시대의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는 천분을 위임받고 태어난 영혼의 파수꾼이기 때문이다. 만약 신현국이 ‘도인’이 완전히 되었다면 틀림없이 붓을 던져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깨달음의 지혜를 얻은 자에게 있어서 색채의 언어는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 헛된 것으로서 내던져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가 “도인을 많이 닮은” 화가이기를 바라지, 도인 그 자체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림에 온통 삶의 내기를 걸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밀고 가는 치열한 실존적 투기(投企, projet)의 모습에서, 우리는 보다 인간적인 진실과 신뢰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빛이 있는 자연의 소리_Oil on Canvas_40.9×31.8cm_2006
1999년으로 기억되는데, 당시 신현국 회화의 성격과 특징에 대해 논한 글에서 나는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신현국은 계룡산이라는 자연을 깊은 사유의 대상으로 응시함으로써 거기서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조형적 질서를 찾기에 이른다. 그는 단지 ‘눈’만이 아니라 여러 감각기관과 상상력까지도 포함한 전 존재로 자연과의 우주적 교감을 나눔으로써 경이로운 생명의 비밀을 깨닫게 되고 그것의 ‘깊이’를 엿보게 된다. (......) 신현국 회화가 보여주는 담백하고 절제된 비구상의 압축미는 ‘마음의 눈’ 으로 바라본 생명의 깊이, 그 신성성과 아름다움을 거의 동양화적인 붓질로 표현한 자연찬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그 당시의 내 해석이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최근의 비구상 작업이 답보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면서 이전의 미학을 심화시키고 있을 뿐, 새삼스레 급격한 변모를 시도하지 않는 확고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그림을 자신이 표절하여 베껴내는 나태한 만네리즘에 빠져있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그야말로 평생 동안의 치열한 실험과 탐색을 거쳐 마침내 획득하게 된 미학의 정립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 일련의 그림들을 보면서 확인하게 된다.
빛이 있는 자연의 소리_Oil on Canvas_40.9×31.8cm_2006
이제 신현국의 그림은 저 중국의 화성(畵聖)으로 일컬어지는 마힐(摩詰) 왕유(王維)가 일찍이 도달한 궁극적 회화의 경지, 즉 시와 그림의 ‘상호 연관성’를 넘어서 “시와 그림이 한 길을 가는”(詩畵一道) 현묘한 경지에 들어선 것이라 할 수 있다. 소식(蘇軾)이 왕유의 시를 가리켜 “마힐의 시를 음미하면 시 가운데 그림이 있고, 마힐의 그림을 살피면 그림 속에 시가 있도다 (味摩詰之詩, 詩中有畵, 觀摩詰之畵, 畵中有詩)”라고 말했을 때의 그 조화로운 미학적 · 정신적 경지에 아주 가까이 다가섰다는 뜻이다. 신현국의 「빛이 있는 자연의 소리」시리즈를 보자마자, 침묵과 숭고의 상징인 산을 닮고자 했던 신석정(辛夕汀) 시인이 노래한 「푸른 심포니」란 시가 즉각 떠오른 것도, 서정성 넘치는 그림 속에 포에지가 맥박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계룡산 가을_Acrilyic on Canvas_230.×186.0cm_2006
우리도 저 산 모양하고 시방 무수한 봉우리들이 연주하는 푸른 심포니를 듣자. 영원한 청춘과 멸하지 않는 생명과 뚜벅 뚜벅 걸어오는 줄기찬 내일의 선율을 듣자. <장엄하지 않으냐?> 오늘도 우리들은 저 거창한 산의 푸른 심포니 속에서 벅찬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푸른 심포니」부분 -
“무수한 봉우리들이 연주하는 푸른 심포니”를 들으며 시를 쓰는 시인의 마음과 “빛이 있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색깔로 시를 쓰는 화가의 마음 사이에는 더 이상 예술 장르의 칸막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림과 시가 긴밀한 상통 관계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시모니데스 이래 여러 철학자, 문예이론가들이 언급한 바 있다. 특히 고전주의 작가들은 호라티우스가 『시학』에서 말한 “그림과 시는 같다” (Ut pictura poesis)라는 주장에 동의하면서, 시를 “말하는 그림” (la peinture parlante)이라 정의하기도 하고, 그림을 “말 못하는 시”(la poesie muette)라 정의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시와 그림은 본질적인 상동성(相同性)으로 맺어져 있는 것이다.
빛이 있는 자연의 소리_Oil on Canvas_40.9×27.3cm_2006
신현국 회화에서는 뭐라고 딱 꼬집어 말 할 수 없는 강렬한 시적 감동이 우선 전해진다. 그것은 온화하지만 역동적인 색채 구사가 불러일으키는 어떤 서정적 힘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에 대한 깊은 관조와 사랑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섬세한 조형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삶터이기도 한 계룡산을 ‘시각적 저항체’(optique visuel)로 보지 않는다. 자연대상 일체를 끊임없는 교감의 상대로 여기면서 내밀하게 주고받는 대화, 그 소중한 이야기들이 그의 그림들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초기와 중기의 그림에 보였던 거칠고 과격한 야수파적 필치가 사리지고 담백하고 투명한 색채를 절제 있게 구사하는 최근의 작품들은 신현국 회화의 미학적 ?· 정신적 지향이 어느 높이에 도달했는지를 엿보게 한다. 그는 자연에서 울려오는 원초적 시원(始原)의 소리, 다시 말해서 계룡산의 장중한 합창소리에서부터 한포기의 흔들림에 이르기기까지,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변주되는 오묘한 율동의 소리, 그 ‘소리의 무늬’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문법과 언어로 아름답게 빚어낸다.
계룡산_Acrilyic on Canvas_230.0×186.0cm_2006
이러한 “시와 그림이 한 길을 가는” (詩畵一道) 세계를 지향하는 그의 그림에서 우리는 흔해빠진 자연모방의 재현(representation)이 아닌, 공감각 체계의 상호적 치환을 통한 우주적 교감의 울림을 만나게 된다. 마치 파울 클레 (Paul Klee)가 음악의 선율을 환상적인 초현실주의적 기법으로 조형화 했듯이, 신현국 역시 자연과 생명에서 솟구쳐 나오는 경이로운 소리를 화폭에 날렵한 필치로 담아낸다. 그러기에 그의 그림의 매력에 젖어들기 위해서는 단지 ‘눈’만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깊은 명상을 담고 있는 화폭에서 울려나오는 영혼의 메아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계룡산 赤松_Oil on Canvas_100.0×72.7cm_2006
‘잃어버린 고향’전, 개인전 1회 (서울신문화랑) ‘어머니의 품’전, 개인전 2회 (서울신문화랑) 충남미술연구원장 형제전 (申鳳均, 申絃國, 대전예총화랑) ‘雨期의 詩’전, 개인전 3회 (서울미술회관) 문공부 문화예술진흥원 초대전 (서울미술회관) 개인전 4회 (서울미술회관) 문공부 문화예술진흥원 초대전 (서울미술회관) 미국 캘리포니아주 Costom House Gallery 초대전 홍대 문우회전(門友會展), (서울미술 회관) ‘흙바람 땅’전, 개인전 6회(미도파화랑) 신현국전 7회 (일본, 경도화랑) 홍대 門전 (서울미술회관) 백제미술제 심사위원, 충남 부여 한국문인화 초대전 (미도파화랑) 개인전 8회 (서울, 롯데화랑) 한국미술문화대상전 초대작가 홍대 門전 (서울미술회관) 한국현대미술대상전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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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0070619-신현국 개인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