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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물밑 작업展
샘표 스페이스
2007. 2. 28(수) ▶ 2007. 4. 15(일)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 샘표식품 이천공장 | 031_644_4615
우아한 백조의 자태는, 물밑에 있는 그들의 경박한 발놀림만으로도 반전을 치기에 이미 충분하였다.그 내숭에 진정 우리가 속았다기 보다는 속고 싶을 만큼 이미 결핍상태다. 우아함과 낭만을 유지하기 위한 피나는 물밑작업의 결실은 물위의 백조일까, 물밑의 백조발일까. 아름다움을 가장한 처절함과 따스함으로 위장한 칼날같은 현실이....내숭원조 ‘백조’를 두둔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자, ‘물밑작업’의 최종 승리를 이끌게 되는 조력자다. 백조의 위와 아래가 다르다한들, 실은 그것이 우리에게 끼치는 심리적 충격은 거의 없다. 인생이 그랬고, 세상이 그랬고, 생활이 그랬듯이, 얼마간 묵인하며 거리두기를 유지하였기에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알맞은 면역력과 적당한 결핍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왠만해선 쓰러지지 않는 캔디 근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백조는 세상의 모습이었고, 물밑은 우리의 치부이자 고통이었으므로, 자신은 외면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면서 그저 세상만을 보려한다.
여기, 간과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백조는 다름 아닌 아티스트(노준, 나얼)이고, 백조의 발길질은 아티스트로서의 그들의 삶을 의미한다. 우아한 아티스트. 그렇지만 삶과 함께 헤쳐나가야만하는 예술과 생존의 엎치락뒷치락. 그것을 좀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내보이고자한다. 샘표스페이스의 기획전 ‘백조의 물밑작업展’ ‘나얼, 노준’이 보여주는 물밑작업들이 어떤 이미지로 구체화되는가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노준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케릭터들은 슬픈것일까, 기쁜것일까. 나얼의 페인팅에 등장하는 검은 얼굴들은 아름다움일까 아픔일까. 우리는 이 두가지의 상반된 모습들을 동시에, 또는 홀로 느끼면서 적당한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문예진 | 샘표스페이스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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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얼 나얼의 검은 얼굴들의 눈동자들은 지나치게 사실적이다. 때로는 물기를 머금기도 하는 그들의 눈망울은 ‘아름답지만 치명적인’이라는 그의 지난 개인전에서 언급되었던 말로도 설명되듯이, 아픔을 통해 표현되는 아름다움은 때론 치명적이다. 거꾸로 말하면, 치명적일만큼의 아름다움은 결국 아픔이란 결론에 봉착한다. 리얼리티를 듬뿍 담은 나얼의 작업들에서는 순수함과 아픔이 동시에 베어나는데, 백조의 숨가쁜 다리들의 투쟁이 우아함을 더욱 배가시키는 모양새를 만들긴 했지만 백조의 자태에 안쓰러움이 베어날 수 밖에 없는 뼈저린 감상이 있기 마련인거다. 이번 샘표스페이스 기획,‘백조의 물밑작업’에 출품되는 나얼의 작업은 아름다움과 슬픔이 역류한다. 아름다움 속에 내재된 슬픔 대신에 추하고 거슬리는 비주얼 안에 숨겨둔 아름다움과 슬픔. 겉과 속을 뒤집어놓은 이번 작품들에서 새로운 이중구조를 발견할 수 있겠다. 노준 노준의 귀여운 캐릭터 ‘수다루(수달)’는 노란 잠수함을 명랑하게도 올라타 있다. 작가가 말하는 ‘비도덕적인 물건’인 잠수함과 귀엽고 깜찍한 수달의 동행은 제대로 반전이다. 잠수함은 귀여운 케릭터를 태우고 물밑작업에 돌입한다. 그 누가 수다루를 보면서 잠수함의 응큼함을 상상이나 할텐가. 세상이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노준의 작업에서는 또 하나의 분신이 늘 동행한다. 그것은 동일의 실루엣과 덩치를 가지고 있으나, 무형의 것처럼 두루뭉실하다. 색깔도 없고, 포인트도 없지만 그것 자체만으로도 존재감을 주는데, 먹과 석고를 이용한 교묘한 기술이 더해져, 꼬불쳐 놓은 쌈지 돈 마냥 이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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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70228-백조의 물밑 작업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