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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찬 초대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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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9. 21(목) ▶ 2006. 10. 1(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84 | 02_734_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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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씀
한국화가 이상찬 선생님(현재. 전북대학교 교수)의 작품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국 고유의 오방색과 먹을 주조로 하여 전통적인 자연소재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이상찬 선생님의 작품들은 꾸준한 실험으로 이룩해온 독창적인 작품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공예의 칠보기법을 회화에 옮겨와 만들어낸 우연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붓 터치와 화려한 색조의 결합은 한국화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보여 줄 것입니다. 기운생동 넘치는 전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이미지를 내포한 이상찬 선생님의 작품전에 오셔서 한국화에 대한 재해석과 이해를 새롭게 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창실 | 선 아트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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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찬, 투박한 색채의 역동적 질서
빨강, 노랑, 파랑, 녹색 등 설익은 듯한 강렬한 원색들이 타협 없이 화면에서 충돌하며 긴장을 자아낸다. 세련되기보다는 투박하고, 정제되기보다는 거칠다. 또 합리적이기보다는 우연적이고, 계산적이기보다는 돌발적이다. 이것이 이상찬의 그림을 보는 순간 떠오르는 일차적 느낌들이다. 꽃이나 나무, 새, 사슴, 물고기 같은 자연 형상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그것들에 무관심하고 색채의 구성에 그러한 형상들이 이용되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형태보다는 색채의 거칠고 투박한 힘과 그 역동적 질서가 이상찬 회화의 고유한 특성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그는 색채화가라 할 수 있고, 동양화의 채색화 혈통을 잇고 있다. 전통적으로 채색화는 중국에서도 그랬지만, 수묵화에 비해 정신성이 결여되고 묘사력과 장식성을 중시한다하여 경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한국에서 채색화는 고구려 벽화와 고려 불화에서 꽃을 피웠고, 조선시대 들어와 탱화나 민화, 무속화 등으로 이어져 왔으나, 20세기를 전후하여 문인화풍의 득세로 침체기를 거쳤고, 해방 직후에는 채색화가 일본화풍이라는 이유로 배척되었다. 또한 1980년대에는 한국적 전통을 현대화하려는 일환으로 수묵화 운동이 전개되면서 채색화는 더욱 위축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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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열악한 분위기 속에서 이상찬은 1990년대 이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채색화의 전통을 잇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 일본에서 채색화를 수학한바 있다. 그것은 그가 채색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게 한 배경이 되었고, 동시에 일본인과 다른 감수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사실 자신의 정체성이란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과 비교를 통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 유학 시절의 채색화 공부는 자신의 정체성 내지 한국성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1991년 서울갤러리에서 열린 전시에서 그는 그동안 상반된 영역이라 간주되어온 색채와 수묵의 조화를 시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즉 먹의 유현미와 색채의 강렬하고 구축적인 맛을 조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작품의 구성은 거의 산수를 변형시켜 기하적으로 추상화하고 날카롭고 구축적인 색면을 먹의 부드러운 번짐 효과로 완화시키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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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전시서문에서 그러한 특성을 “일종의 환원의식에서 획득되는 조형적 성과”로 보고 있으며, 또 그것은 “현상에 내면에 흐르는 줄기찬 에너지의 표상화라고도 할 수 있으며, 동양화에서 말하는 기운생동의 또 하나 현대적 해석이 아닌가도 생각된다.”고 해석했다. 오광수의 해석대로 본질에로의 환원의식은 그의 작품세계의 핵심개념으로 보인다. 이후 그가 동양철학의 오랜 전통인 이기(理氣)설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그는 작업노트에서 “색은 음양오행사상의 오방색에서 빌리고 정신은 이기설에서 찾아보고자 한다.”라고 적고 있다. 몬드리안이 색채의 근원을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과 흰색과 검정색을 만물의 환원적인 색채로 해석하고 형태의 근원을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보았듯이, 이상찬은 동양의 오방색을 색채의 근원으로 보고, 우주의 근원적 뼈대와 살을 각각 이(理)와 기(氣)로 보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적 토대에서 조형의 법칙이 이루어졌고, 그러한 법칙에 입각하여 창조주가 만물을 창조하듯이 다양한 작품들이 탄생되는 것이다. 몬드리안의 환원주의가 주로 수평과 수직이라는 형태적인 것으로 제한되었다면, 이상찬의 경우는 변치 않는 패턴으로서의 이(理)와 다양한 변화를 수반케 하는 기(氣)의 조화로 파악함으로써 자연처럼 경직되지 않고 활발한 또 다른 자연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면을 어떤 규범 속에 규정지으려는 이성적 의지와 그것을 해체하려는 감정적 욕망이라는 두 힘을 어느 쪽으로 경도되지 않고 균형 있게 다루고자 하는 것이 그의 조형의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운생동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오광수의 해석은 일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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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의 최고의 미학인 기운생동은 수묵화의 전유물처럼 다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이상찬의 작품에서 기운생동이 느껴지는 것은 그의 채색화가 단지 사실적 묘사에서 벗어났기 때문인 것만은 아니고, 색채의 비밀스런 조합에서 기인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일본에서 채색화를 공부할 때 그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일본인들은 채색을 할 때 호분을 먼저 깔고 계속 덧칠한다. 그러면 파스텔 톤의 미묘하고 몽환적인 느낌의 중성적인 색채가 된다. 그는 이것은 매우 정제되고 세련되어 보였지만 왠지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사실 색을 덧칠하여 중화시키는 방식은 일본화가 유화를 받아들이면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그들의 정제된 사유의 반영일 수도 있다. 이상찬은 색채의 중성화를 피하는 것이 일본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해석한 듯하고, 그 가능성은 조선시대 민화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잡색이 섞이지 않는 오방정색을 즐겨 사용한다. 때문에 그의 색채는 서구미술처럼 인상적인 색채가 아니라 상징적인 색채로서 의미를 지닌다. 오방색의 현란한 배합과 보색들의 직접적 충돌은 날것의 생경함과 투박한 힘, 그리고 역동적 질서를 환기시킨다. 그처럼 서로 대결하고 침투하는 역동적 과정이 수묵화가 아님에도 기운생동하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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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색채에 대한 자신감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점차 수묵의 요소를 버리게 했고, 수묵의 효과를 채색으로 대체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무렵 그는 장지에 석채를 사용하여 석채 특유에 화려하고 담백한 느낌을 표현했다. 그리고 화면에 구체적이진 않지만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의 형상을 가미함으로써 기존 양식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십장생도에서 볼 수 있는 자연과 동물의 형상들이 나타나지만 민화처럼 그것이 어떤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재현회화에서처럼 구체적인 대상을 지시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형상은 단지 색채의 배열에 이용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 초기의 우주의 본질을 추구하는 환원적 개념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사실 환원적 개념과 물성으로의 귀결은 서구모더니즘의 방향이었고, 1950년대 후반 이후 한국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이었다. 그리고 1980년대 이러한 흐름은 새로운 개념으로 무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의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 이러한 미술계의 급격한 변화는 이상찬의 작품에서 보이는 진지함과 밀도, 그리고 감각적인 재능에도 불구하고 비평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더니즘 이후 한국화 내부의 뚜렷한 담론이나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오늘날 한국화가 안고 있는 당면문제이고, 이상찬의 경우도 그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최소한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작가는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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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매체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 활로를 찾고 있고, 최근에는 그 일환으로 종이 대신 동판을 끌어들이고 있다.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할 때 매체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선택사항이다. 그것에 의해 세부전공과 혈통이 바뀌어버리기 때문이다. 매체의 선택은 개념과 뗄 수 없는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고, 또 그것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데 효과적이라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아직 효율성에서 성공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그의 지속적인 매체 실험은 어떤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동판에 유약을 입혀 적정한 온도에서 녹여내는 칠보기법은 그의 날것의 색채감각을 극대화시키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과거 석채를 사용할 때보다 차분한 느낌은 약화되었지만, 생경하고 투쟁적인 힘은 더 강화되어 다가온다. 특히 칠보작업은 또 다른 자연적 속성인 불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에 예측이 보다 어렵고 고도의 감(感)을 요하는 작업이다. 감(感)은 수치에 의해 계산된 것보다 훨씬 고도의 직관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것은 그의 작품을 정교하고 세밀하지는 않지만 투박하고 생동감으로 인도하는 힘이다. 그는 한국 전통 민예에서 볼 수 있는 한국 특유의 ‘무기교의 기교’나 질박한 ‘비정제성’의 미학에 점차 다가가고 있는 듯하다.
최광진 |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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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전 2006 선화랑기획초대 이상찬 전| 2005이 상 찬 전 / 전북대학교 진수당전시실|2001 - BEIJING INTERNATIONAL ART EXPOSITION 2001 |1999 이 상 찬 전 / 서울전: 덕원미술관|/ 전주전: 전북대문화관1991이 상 찬 전 / 서울갤러리|1988 이 상 찬 전 /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 | 1982 우경 이상찬 / 남원 | 1981 우경 이상찬전 / 동덕미술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한국화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역임|무등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역임|전라북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장 역임|온고을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역임|춘향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장 역임| 전라북도 환경조형물 심의위원 역임| 전주종이축제 운영위원 역임 |전북상징미술작품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청년작가 위상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신 일본 미술원 위원 역임 |공명선거 포스터 공모 심사위원 력임/중앙선거관리위원회|세계미술협회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서울신문 명예자문위원 역임|전북대학교 예술대학장 예술문화연구소장 역임 ■현재 전라북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무등미술대전 초대작가|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세계미술교류협회 회원|전북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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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60921-이상찬 초대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