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uit Diagram 展

 

 

 

송원아트센터

 

2006. 6. 16(토) ▶ 2006. 7. 15(토)

송원아트센터 (서울시 사간동 소재)

 

■ 참여작가 : 김상균, 노순택, 노재운, 목진요, 민병훈, 양아치, 이용백, 이중근, 진기종, 한계륜, 홍성민

■ 전시기획자  Curator: 서진석 Suh, Jinsuk, 신보슬 Nathalie Boseul SHIN, Assistant Curator: 양지윤 Yang, Ji Yoon, 백곤Baek Gon

 

 

 

 

Circuit Diagram 전시는...

 

동국제강그룹 산하 송원문화재단은 지난 96년 고(故) 장상태 회장이 100억 원을 출연하여 설립된 공익재단법인으로 지역사회에 보답하고 이공계의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2004년부터 장학 사업을 확대, 이들 8개 대학에 매년 2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또한, 송원문화재단은 생활보호대상자 지원, 아동복지사업, 소년, 소녀 가장돕기 등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2006년 송원문화재단은 창립자의 뜻인 사회공헌 정신을 계승하여 서울시 사간동에 송원아트센터를 설립하여 보다 폭넓은 의미의 사회 문화 활동에 기여하고자 한다. 서울 도심 속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송원아트센터는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과 더불어 서울 도심의 문화시설을 이어 주는 새로운 문화지형을 구축, 예술과 문화의 발신지로서 기능하고자 한다.

송원아트센터의 개관 준비전인 <Circuit Diagram>전시는 새롭게 지어질 건물이 들어서기 전의 오래된 집을 개조하는 프로젝트이다. 영상 설치, 사진, 회화, 조각에 이르는 11인의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이 각자의 방을 맡아 직접 개조하였다. 벽지를 뜯어내는 작업에서 도배까지, 안방에서 거실, 뒤뜰, 차고까지 오래된 집의 모든 공간이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바뀐다.  

 

 

 

 

<Circuit Diagram> 전시는 새로운 담론 제시라는 전시의 일반화된 목적 외에 참여 작가와 전시 기획자라는 예술 커뮤니티와 서로의 인간관계를 밝히고자 하는 목적을 갖는다. 이들이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에 관한 인간적 관계도를 보여줌으로써, 이번 전시는 예술 커뮤니티의 인간적이고 사적인 소통을 표현한다. 예술 창작이라는 공동목표를 추구하는 예술 커뮤니티의 사회적 관계를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예술과 인간과 문화'가 서로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 미술에 있어서 복합 문화주의나 다원론, 문화의 트랜스 개념은 이미 오래된 담론이다. 지역 간, 민족 간의 문화적 차별성을 전제로 한 시각 이미지의 비교 분석론은 더 이상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 현재의 글로벌리즘 사회와 문화는 유목주의나 무경계성, 무지역성을 떠나 전 지구적 거대 다양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 인도의 철학자가 이야기한 ‘통일된 다양성’ 이란 말처럼 세계는 인간 개개인의 분화된 개성의 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Circuit Diagram> 전시는 시각 이미지의 형상적 차별성이나 공유성보다는 인간과 인간 간의 본질적인 관계에 중점을 두었다.

 

 

 

 

현대 미술계에서 인간관계는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가?

그들 간의 관계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미술작품이 하나의 부의 수단으로 작용되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들의 관계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작가들의 성격과 사회성은 그들의 작품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다. 인간의 삶은 무수한 타인과 맺는 갖가지 형태의 유기적인 인간관계로 이루어진다. 인간은 자신의 생활을 사회 속에 어우러져 나아가야 하는 존재로서, 인간의 삶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혹은 원하든 원하지 않던, 여러 가지 형태의 끊임없는 대인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관계는 인간 삶 전체이고 삶의 과정 바로 그 자체이다. 인간은 상호 관계를 통해 자신의 가치와 의미를 찾기도 하고 혹은 잃어버리기도 한다. 즉 한 개인이 맺게 되는 타인과의 관계의 적절성 여부가 그 개인의 삶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작품은 작가의 시각 이미지 창작 과정만이 아닌, 사회적 관계 안에서의 소통과 합의를 전제로 이루어진다. 때문에 작가가 작업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가지 단계를 거치게 되며, 그 각각의 단계에서 요구되는 역량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창작 - 작가의 창의력   |    2. 발표와 소통 - 프로모션 능력    |    3. 소통과 사회관계 - 인적 네트워크 구성력

 

자본주의 논리인 이윤 추구와 개인 창작 욕구 사이의 균형관계 안에는 사적 관계와 공적 관계는 공존한다. 현대 미술의 경우, 예술 작품은 시각 이미지로써만 평가되고 그 가치는 부여 받는 것이 아니다. 작품은 자본주의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인식되며, 따라서 창작만이 아닌 발표와 소통이라는 사회관계에 의해서도 그 가치를 부여받게 된다.

 

 

 

 

<Circuit Diagram> 전시는 새로운 시각 이미지나 담론 제시 외에 참여 작가와 전시 기획자라는 예술 커뮤니티와 서로의 인간관계가 전시의 가장 큰 동기 중 하나이다. 이들은 창작이라는 공동의 목표 이외에 서로의 우정과 인간적 친밀성으로 뭉쳐져 있는 공동체이다. 즉, 작가적 창작 능력 뿐 만 아니라 작업의 소통능력, 사회적 인간관계 능력 또한 뛰어난 이들인 것이다.  

이번 단체전을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형상의 미학적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학적 인간관계도 중시되었다. 현대 미술 작품이 작가의 이미지를 포함한다는 점에 주목을 하면서 동시에 의도적으로 작가와 기획자라는 인간관계를 부각하고자 한 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작가이기 이전에 나의 정신적 벗들이며 한국 사회의 일원이다. 아마도 이들이야말로 지금의 사회가 요구하는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인간적인 작가들 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꿈꾸는 현대 미술의 세계는 단순히 창조되어진 시각 이미지의 존재와 인식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창작자, 매개자, 향유자들 간의 인간관계로 확장되는 이상적인 정신 교류의 장인 것이다.   

서진석(Circuit Diagram 책임 디렉터)

 

 

 

 

 
 

 

 
 

vol.20060516-Circuit Diagram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