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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家)에서 출(出)하기' 展
야외설치 공동작업_사진설명: 전시에 앞서 지난 4월 야외에서 진행한 참여작가 7인의 공동설치프로젝트
모란 갤러리
2006. 6. 9(금) ▶ 2006. 6. 20(화) 오프닝 2006. 6. 9(금) 오후 6:00 공동프로젝트 설치: 2006. 6. 7 ▶ 2006. 6. 9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7-28 백상빌딩 지하 1층 | 전화 02-737-0057
후원: 모란갤러리 | 협찬: 삼성, 머스트비, 오라클크레디트(주)
뮌(mioon) 작품_사진설명: 뮌, ‘truthiness’, 영상설치.
■ 참여작가 그룹 두문불출-박광옥?박준식?백미현?이세정?정기현?정정주?뮌(김민선?최문선 공동작가)
■ 전시개요 집은 욕망과 폭력이 충돌하는 장소이다. 사랑 받으면서 동시에 상처 받는 곳이며 때론 천박한 소유욕의 과시물에 불과할 때도 있다. 예술가들에게 뿐 아니라 노마드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집은 종종 구속과 억압 등이 단단하게 뭉쳐진 잔혹한 공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참여작가 7인이 집에 대한 정의와 그것으로부터 떠나고자 하는 이유와 사연들을 설치와 영상, 영상설치, 사진, 기록물 등 다양한 탐색과정으로 보여준다. 집을 떠나는 행위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동경으로, 정체성을 찾아나서는 여정의 첫발을 떼는 상징적 실천으로서,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향한 열망으로, 또는 편협된 자아를 깨고자하는 의도에서 시작된다. 뮌, 박광옥, 박준식, 백미현, 이세정, 정기현, 정정주 등 개인 작품 7점과 작가 전원이 참여하여 전시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공동프로젝트 1점이 전시된다. 개인 작업과 공동작업을 동시에 하는 그룹 ‘두문불출’의 세 번째 그룹전이다.
박준식 작품_사진설명: 박준식, ‘스웨터’, 영상
■ 전시내용 "집이 뭐죠?" 이브닝 드레스 차림의 연예인이 한 손에 와인잔 들고 빙그르르 돌면서 고품격 아파트에 살면 고품격 인간이 된다고 속삭이는 TV 광고들에 짜증과 분노가 치미는 단계를 거쳐 도리어 정신적 수양의 계기를 주는 것에 고마워할 즈음, 뜬금없이 집이 뭐냐고 묻는 것으로 싱겁게 끝나버리는 어느 광고의 카피가 신선했다. 그것이 아파트 광고였는지 집 살 때 싼 이자로 돈 빌려주겠다는 광고였는지 미안하게도 기억은 안난다. 하지만 온 국민을 한 마음 한 뜻으로 휘몰아가고 있는 집에 대한 광포한 집착더러 잠깐이나마 좀 쉬어 가라는 의미심장한 뜻으로 오해하고픈 마음이 간절했었다. 집은 이제 한 사람의 신분과 경제력, 심지어는 인격까지 알려주는 인식표가 되었다. 거기에다 세상살이가 극도로 복잡?치열?살벌해져가면서 지친 육신과 영혼을 달래주는 안락한 휴식처라고 믿고 싶은 열망까지 더해져 집에 대한 환상은 더더욱 집요하고 견고해졌으며, 또 고급스러워졌다. '가(家)에서 출(出)하기'전은 이런 집을 한번쯤은 훌쩍 떠나봐야 할 것으로 규정한다. 집으로부터 떠나기를 갈망하는 사연과 몸짓들을 박광옥 박준식 백미현 뮌(김민선?최문선 공동작가) 이세정 정기현 정정주 등 7인이 설치, 영상설치, 사진, 기록물 등으로 풀어 놓는다. 집에 대한 애착과 과시가 유별난 우리에게 이런 시각은 낯설다. 하지만, 실상 안으로 한 발짝만 들여놓으면 집은 욕망과 폭력이 충돌하는 현장의 속살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집은 사랑 받으면서 동시에 상처 받는 곳이며, 그 관계가 파생해 낸 애증과 집착 등으로 단단하게 뭉쳐진 잔혹한 구속의 공간이기도 하다. 전시는 이렇게 ‘집(家)’에 대한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또는 희망사항적인 정의에 반기를 들고 ‘떠나기(出)’ 행위에 대한 고민과 실천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정정주, 뮌, 이세정이 집을 건물이라는 물리적 대상으로 접근하면서 떠나기의 의미를 찾아간다면, 박광옥, 백미현, 박준식, 정기현은 심리적 내면의 공간이 바로 그 집이 되어 그곳으로부터의 탈출 혹은 일탈을 꿈꾼다. 뮌의 영상설치작 ‘Truthiness’(2005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채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을 뜻함)는 시각적으로 지각되는 사물의 이미지가 품고 있는 오해에 관한 이야기를 특정 건축물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와 연결시켜 풀어낸다. 커다란 검은색 벨벳 위에 8천 여개의 반짝이는 보석으로 수놓아진 영국 런던의 해롯 백화점이 환상적이다. 하지만 창문을 통해 투영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왜소하고 초라하다. 보석으로 치장된 앞면의 웅장하고 화려한 백화점과 대비되는 뒷면의 우울한 인간군상은 자유를 포기해야만 얻어지는 집의 안락함과 같이 이중적이면서 대립적인 혼합의 상태를 은유한다.
백미현 작품_사진설명: 백미현, ‘인어의 외출 Ⅱ’
정교한 건축물 모형의 공간 안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시각과 지각의 유기적인 상호관계를 탐색하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온 정정주는 나와 집 사이에 놓여있는 관계와 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서만 집의 내부공간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물리적인 한계상황은, 관람객이 카메라의 시선과 교차하거나 어긋나는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 순간 감정이입의 순간을 만나 내부공간을 체험하게 됨으로써 비로소 해소된다. 이세정은 전시장 벽면에 집 모양의 그림을 그린 뒤에 벽으로부터 그 집을 오려서 떼어낸다. 사람이 아닌 집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떠나는, ‘집 떠나기’에 대한 지시적 해석의 비틀기인 셈이다. 백미현에게 집은 정체성을 찾기 위해 떠나야만 하는 억압과 구속의 상황이다. 동화 속 인어공주가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획득하기 위해서 매일 밤 뭍으로 오르는 고통을 선택하듯, 지금 내가 속한 이곳과 도달하고자 하는 저곳 또는 그 사이 경계의 의미에 대해 탐구한다. 박광옥은 집을 낡고 어두운 과거로 상정하고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서는 것으로 ‘떠나기’를 시도한다. 빈 병들과 아크릴 덩어리들을 통과한 빛은 투명한 흐름이 되어 모든 공간의 경계를 해체하고 파괴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이루어 낸다. 그것은 빛의 흐름으로 가득 차있으면서 또 동시에 완전히 비어있는 명상의 공간이다. 죄수복 상의와 하의를 하나로 이어 붙여 그 속에 강아지를 넣고 출구를 찾아 버둥거리는 움직임을 영상으로 기록한 박준식은 집을 떠나는 행위를 어릴적 스웨터 입을 때 목부분을 찾아내기까지 어둠 속에서 느꼈던 불안과 공포의 경험에 빗댄다. 정기현은 침대 매트리스를 벽에 세워두고 그 위에 사람 모습을 투영시킨다. 매트리스 꽃무늬 위에서 움직이는 사람 이미지를 봄날의 한맑은 고딕 꿈 이야기로 보여주면서 무의식의 세계로 가출의 의미를 끌어들인다. 전시는 참여작가 7인의 개인작품과 함께 전시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대형 공동프로젝트 작품으로 구성된다. 작가 전원이 참가하여 6월7일부터 9일까지 3일에 걸쳐 서울역 이미지의 구조물을 공동으로 제작한다. 이 구조물의 내부와 외부는 지난 4월 경기도 고양강변에서 행한 야외설치공동작업 기록물과 함께 참여작가들의 소형 작품들로 꾸며진다. 지방 강의를 위해 매주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는 백미현은 5년 동안의 기차표와 월급명세서를 모아 ‘돈 벌러 가는 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세정은 공동 프로젝트 한쪽에 포근한 비단 이불을 깔아놓아 기차역과 안방의 이미지가 충돌하는 낯선 상황을 제시한다. ‘가(家)에서 출(出)하기’전은 개인 작업과 전시 현장에서의 공동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그룹 ‘두분불출’의 세 번째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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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606009-가에서 출하기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