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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목판화 展
- 침묵의 소리 -
인사아트센터
2006. 4. 5(수) ▶ 2006. 4. 18(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02-736-1020
이상국의 197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까지의 목판화 30년을 돌아보는 전시 <이상국 목판화 1975-2006 : 침묵의 소리> 展은 우리시대의 삶과 풍경에 서민적인 정서를담아 일관성 있게 작업해 온 이상국의 목판화 30년을 총망라하여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간의 목판화 작품 144점이 수록된 판화모음집 출판도 기념하는 따뜻한 자리입니다.
■ 침묵의 소리-그 울림 현대판화계에서 가장 독자성이 짙은 목판화로 평가받는 그의 작업은 강렬함과 따스함이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대상에 대한 관조와 사랑을 응축시킨 형상으로 담아낸 그의 목판화는 얼핏 보면 우직한 형태와 거친 선으로 비칠지도 모르나, 작품에 드러나는 형태는 그 대상의 내면에 흐르는 ‘침묵의 소리’를 형상화 한 것입니다. ■ 풍경, 나무, 사람 그의 목판화는 주제 면에서 몇 차례의 특징적인 변화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초기작인 70년대 중반부터 최근 신작까지의 작품 총 140여점은 ‘풍경’,‘나무’,‘사람’ 3개의 주제로 구분되어 전시됩니다. ■ 간결한 형태와 느낌을 동반한 선 이상국 목판화의 매력은 간결한 형태와 느낌을 동반한 선에 있습니다. 그는 화면상에 서사적인 요소를 개입시키지 않습니다. 일정치 않은 굵기로 뻗어나간 선은 묘사된 윤곽선이 아니라 함축적 느낌을 동반한 것이며 그 선은 동양화에서 말하는 ‘붓의 힘’(筆意)에 따르고 있습니다. ■ 신명나게 살아 움직이는 선, 면과 여백 이상국의 목판화는 흑과 백이 만나는 선과 면, 여백이 주는 간결한 형태, 이를 동반하는 선들이 힘차고도 신명나게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는 작가 자신의 체험과 거기에서 연유하는 감정이나 감성을 칼맛으로 드러내어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상국, 그의 삶에서 엿보이는 작업방식 이상국의 목판화는 제작과정과 기법상에서 여느 작가와 다릅니다. 보통의 목판화는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 그것을 나무판에 덮어씌워 놓고 그 윤곽선을 따라 새기는 공정을 밟지만, 이상국의 작업은 처음부터 목판을 파면서 시작합니다. 예정된 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화폭에 그림을 그리듯, 진흙으로 형태를 빚어내듯 나무판에 형상을 깎아내는 것입니다. 그 형태의 요약이나 선의 함축적 의미는 이렇게 함으로써 더욱 드러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이상국 목판화만이 갖고 있는 미덕과 매력이 나오게 됩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항상 무당이 칼 위에 선 것 같이 긴장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당은 칼 위에서 다른 마음을 먹으면 발에 피가 나는데, 작가가 그렇지 않다면 곤란하지요” (작가노트) “그의 목판화는 마치 농부가 이제 막 갈아놓은 밭의 이랑을 보고 있는 것 같은 풋풋함을 주며, 분삽으로 떠낸 흙의 훈훈한 내음이 금방이라도 묻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오광수의 평론 中에서) “오윤의 목판화 작업이 80년대의 상징적인 민중 아이콘으로 부상한 것이 정치적 저항성과 풍자성, 신명을 필요로 했던 민중미술의 미학 때문이라고 본다면, 이상국의 목판화 작업은 오윤과는 달리 당대의 리얼리티와 서민들의 생활상을 자연주의적인 방식으로 포착한 중요한 작업이라 볼 수 있다.” (김진하의 평론 中에서)
<이상국 목판화 1975-2006 : 침묵의 소리>展은 이상국의 197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까지의 목판화 30년을 총망라하여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이상국의 목판화는 소재 면에서 몇 차례의 특징적인 변화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초기작인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에 이르는 귀로, 탈춤, 기다림, 시골아이 등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묘사에서는 작가의 이웃에 대한 부드러운 시선과 서민들의 생활상이 담담하게 담겨 있습니다.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가 많이 다룬 소재는 주변의 산 풍경과 나무 연작으로, 산이나 나무의 풍경이 단순한 밖의 대상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서서히 발효되어 나오는 내면의 풍경임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작업을 거쳐 이상국의 목판화는 삶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자연이란 틀을 통해 확인되고 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러한 변화 과정을 담아낼 이번 전시에서는 1975년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의 자연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목판화 140여점이 전시됩니다. 그동안 꾸준히 전통목판작업을 고수해 온 그의 작품은 현대판화계에서 가장 독자성이 짙은 목판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상국 목판화만이 갖고 있는 미덕과 매력은 간결한 형태와 느낌을 동반한 선에 있습니다. 그가 즐겨 그리는 일정한 대상에 대한 깊은 관조와 사랑을 응축시킨 형상으로 담아내는 것으로 작가 자신의 체험과 거기에서 연유하는 감정이나 감성을 칼맛으로 드러내어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치 목판의 칼을 모필처럼 사용하는 그의 작품에서는 흑과 백이 만나는 선면과 여백이 주는 간결한 형태와 이를 동반하는 선들이 힘차고도 신명나게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는 항상 현실과 예술, 인생과 작가적 삶, 전통과 현대, 동양화와 서양화, 형식과 내용의 극단에서 나름의 균형을 잡아왔습니다. 과묵한 인간성만큼이나 그의 화면도 군더더기 없는 절제된 세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둔중한 삶의 의지가 실려 있는 그의 목판화에서 저 깊이 모를 밑바닥에 깔려 있는 내밀한 인식과 ‘침묵의 소리’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김진하 <질박한 정서, 그 둔중한 삶의 의지> 중에서 기법적인 면에서 보자면 이상국의 작업은 현대판화의 흐름으로 보아서는 소박한 방식이다. 온갖 매체들과 테크닉들이 혼합되어 보다 현대적인 이미지들을 생산해내는 지금의 판화계이고 보면, 이상국의 목판화는 대조가 될 정도로 단순하고, 고전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원초적인 기법이나 재료를 고집하고 있다. 즉 목판에 형상을 드로잉하고, 조각도로 새겨서 블록프린팅(Block Printing)하는 과정은 목판화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작업프로세스의 테크닉보다는 칼과 판이 만나는 순간의 긴장과 이완의 맛에 의해 결정되는 이 방식은 단순하지만 우리나라 현대목판화의 중요한 궤를 잇는 방식이다. 최영림, 정규, 박수근, 오윤 등이 직접적인 칼 맛을 최고로 끌어 올린 작가들이다. 이런 작품에서는 어떤 요란한 기술도 필요가 없다. 목판에 칼을 운용할 때 집중되는 긴장감, 서예로 본다면 필력 같은 그런 힘이 이미 기술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초적인 날것의 표현성이야 말로 가장 완벽한 쾌감을 이루는 목판화의 정수라 할 것이다. 이상국은 아마도 이런 목판화 방식의 거의 마지막 남은 작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상국은 목판화를 자주 발표하지 않았다. 오로지 혼자서만 고집스럽게 해 온 셈이다. 그런데도 이상국의 판화가 중요하게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그의 회화와는 또 다른 변별점에서 판화가 독자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 회화와 판화를 겸하는 작가들은 자신의 회화를 판화에다 옮긴다. 상업성을 위한 일종의 자기복제인 셈이다. 그런데 이상국은 오히려 판화를 회화로 옮긴다. 판화작업을 통해서 선과 전체적인 형상의 굵고도 강렬한 특징을 구축한 후, 이 핵심적인 맛을 질료의 물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유화로 옮기는 것이다. 다른 작가와는 반대인 셈이다. 물론 이상국의 회화와 판화는 다르다. 화면 구성이나 소재들의 형태는 유사하지만, 물감의 물질성과, 붓 터치로 인한 주관적 표현성이 강한 회화에 비해 판화는 굵고 검고 둔중한 형태감만 남길 뿐 오히려 절제되고 응축된 느낌이 강하다. 화면의 이미지만 남기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회화의 강한 물질성이 소거된 판화는 그래서 근골만을 남긴 채 핵심적인 이미지만 드러낸다. 그 주제는 서사적이되 설명적이지 않고, 서정적이되 어느 하나의 감정으로만 편입되지 않는 다양한 느낌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이상국의 목판화는 그가 대면한 구체적인 현실을 소재로 하면서도 그 소재를 넘어서는 주제인 둔중한 뚝심의 에너지, 즉 삶에의 의지라는 추상적인 힘을 길어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 박영택 <이상국의 판화 - 신명과 애증의 시선> 중에서 이상국의 판화는 칼들이 춤을 춘다. 아니 모필의 선들이 살아 약동한다. 그것은 대상의 재현이나 실루엣이 아니라 대상 너머에 있는 영기와 존재의 숨결, 호흡, 맥박과 같은 것이다. 신명나는 울림이 있고 거친 한 숨도 있고 서러운 눈물도 가득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서럽다. 그것들은 모두 생사의 찰나 속에서 거듭난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과 몸도 매번 그렇게 다시 태어나고 죽는다. 그의 판화 속에 등장하는 산동네와 사람들의 모습, 산과 나무와 바다 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 현실적 풍경의 상징들이고 그가 파낸 선은 그것을 매번 바라보고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연민어린 시선들의 어지러운 교차와 흔들림과 애증들이 만들어낸 선이다. ?
■ 오광수 <웅혼한 대비적 구성과 강렬한 리듬> 중에서 월간미술 1992. 3월호 이상국의 목판화는 단순한 유화를 위한 과정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도 이미 휼륭한 영역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우수성이 평가된 바 있다. 그의 목판화를 두고 여러 사람이 조형적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데, 여기서 조형적이라 함은 우선 무엇보다 강한 구성력을 연상시키게 한다. 단색 목판이기 때문에 이 구성력은 흑백 대비의 탄력을 지칭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의 유화가 갖는 대폭의 스케일에 못지않게 무언가 웅혼한 것을 느끼게 하는 것도흑백 대비가 가져다주는 옥죄는 듯한 구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칼질은거칠면서도 단단하다. 안으로 옥죄이면서도 밖으로 힘차게 뻗치는 절절한 인력이 수축과 확대의 공간증식을 적절히 마감해내는 편이다. 소재의 단순화에도 긴밀히 연계되는 듯하다. 잔가지들이 짤려나가고 둥치나 등걸만이 남는다. 밖의 풍경이 아니라 안의 풍경으로 되돌아온다. 그의 일련의 자기변화에 대한 언급이 극도로 간결한 목판화를 통해 웅변되고 있는 느낌이다.
■ 유홍준 <삶의 무게를 실은 침묵의 소리> 중에서 1990. 개인전 서문 이상국의 목판화를 보면서 나는 곧잘 박수근과 오윤의 그것을 연상하곤 한다. 박수근의 목판화는 철저하게 ‘회화적’이며, 보는 이의 시각을 화면 속으로 빨아들이는 분위기를 기막히게 연출하고 있다. 반면에 오윤은 철저하게 ‘조각적’이며, 그림에 나타난 형체들이 화면 밖으로 돌출해 나오는 듯한 실체감을 누구보다 잘 구사한 작가였다. 그리고 이상국의 목판화는 철저하게 `조형적'인 것으로 아마도 그 중간쯤에 위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박수근처럼 서정을 노래하지 않으며, 오윤과 같은 우렁찬 울림을 갖고 있지도 않다. 그렇다고 하여 이데올로기의 도해(圖解)나 격렬한 구호가 담겨 있는 것은 더욱 아니며 가냘픈 애상(哀傷)이 서려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상국은 저 깊이 모를 밑바닥에 깔려 있는 내밀한 인식과 ‘침묵의 소리’를 담아낸다. 그가 즐겨 그리는 ‘나무’는 대지에 깊게 뿌리내린 겨울나무의 강인한 인내이며, ‘산동네’는 덤덤하게 삶의 힘겨움을 이겨내는 인정(人情)이다. 좀더 비약하자면 ‘그것은 차라리 혼(魂)이며, 한(恨)이고, 유명(幽明:깊은 빛)이고,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에네르기’(김윤수의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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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국 197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1984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개인전 1977 출판 문화회관 | 1979 관훈 미술관 | 1983 관훈 미술관 | 1987 그로리치 화랑 | 1989 한선 갤러리 | 1990 한선 갤러리 / 목판화 | 1991 가나 화랑 | 1992 가나 화랑 / 목판화 | 1994 가나 화랑 | 2000 인사아트센터 | 2006 인사아트센터 ■ 단체전 1978-1979 6인전 / 미술회관 | 1979 신예작가 12인전 / 관훈미술관 | 1981 새구상 화가 11인전 / 롯데 화랑 | 1982 19인 판화전 / 서울미술관 | 1984 젊은 작가 22인 초대전 / 관훈 미술관 | 1984 봄의 판화전 / 제 3미술관 | 1985 80년대 대표작가전 / 인사동 화랑 | 1986-88 혜화동 화실 동인전 / 동덕미술관 | 1986 12인 초대전 / 환 갤러리 | 1986 40대 작가 22인전 / 그림마당 민 | 1987 그림마당 민 1주년 기념전/ 그림마당 민 | 1988 민중 판화 모음전 / 그림마당 민 | 1988 아나 갤러리 개관전 / 아나 갤러리 | 1988-1989 오늘의 작가전 | 1989 89인의 초대전 / 관훈 미술관 | 1989 80년대의 형상 미술전 / 금호 미술관 | 1989 산 그림전 / 토탈 갤러리 | 1989 삶의 공간으로서의 풍경전 / 한선갤러리 | 1990 한국미술- 오늘의 상황전 / 예술의 전당 | 1990 토아트 스페이스 90展 / 토아트 스페이스 | 1992 화랑 미술제 / 예술의 전당 | 1992 Art Frankfurt / 독일 프랑크푸르트 | 1993 10주년 기념전 /가나 화랑 | 1998 전속 작가전 / 가나아트센터 | 2000 해양미술제 2000: 바다의 촉감전 / 세종문화회관 | 2001 1980년대 리얼리즘과 그 시대 / 가나아트센터 | 2005 Red Blossom: 동북아 3국 현대목판화전 / 일민미술관 | 2005 서울미술대전 / 서울시립미술관 | 2006 한국 현대목판화 1971~2006: 木印千江之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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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60405-이상국 목판화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