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개인展

 

- 동양화 새천년 한국화 | vision 2005 -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160*194cm. 화선지, 수묵.2004년

 

 

예술의 전당

 

2005. 5. 14(토) ▶ 2005. 5. 22(일)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서초동 700번지 | 02) 580-1300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134*167cm. 화선지, 수묵.2004년

 

 

■ 수묵의 현대적 모색에 대한 유희적 고민 ■

 

-두 번째 개인전 서문에 부쳐- 

김고(미술평론가)

 

김영호의 두 번째 개인전 작품들을 보고 느낀 소감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수묵의 현대적 모색에 대한 작가의 고민과 유희”라 할 수 있다. 수묵이라는 과거 전통적인 재료를 통해 21세기인 현대를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고민이 작품마다 베어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한국화 작가들의 공통된 고민 중에 하나가 현대성이다. 오늘의 미술계는 실험적이고 탈 장르적이며 이것도 미술인가 할 정도의 파격적인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시대에서 고리타분하게 느낄 수 있는 먹만을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한다니 어찌 보면 현대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삶-정체. 71*71cm. 화선지, 수묵.2005년

 

그러나 작가 김영호가 생각하는 현대성이란 단순히 과거의 반대개념이 아닌 과거의 개념도 수용하는 진행형의 살아있는 개념을 말한다. 이는 지금 살고 있는 현재로서의 의미 뿐 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오게 한 생명력의 무한한 힘을 말하는 것이다. 즉 창조와 소멸이 같이 살아 숨 쉬는 것을 말한다. 소멸이 다시 창조로 이어주는 무한의 생명력을 김영호는 현대성과 같은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영호는 과거로부터 현대에 까지 수 천 년을 이어져 내려온 강한 생명력을 수묵을 통해서 찾았으며 수묵을 작품제작 재료 이상의 정신적인 가치를 작품에 부여했음을 말한다. 수묵은 종이와 물과의 조화를 통해 추상성의 우연성을 가지고 있다. 김영호는 수묵의 발묵 효과를 작품에 유희 하듯 즐기고 있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먹 선의 안정된 토대가 마련되지 않으면 우연성으로만 끝나고 마는 가벼움이 있다. 그러므로 선과 발묵의 조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영호는 이러한 조화를 작품에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이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라 하겠다.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137 X 171cm. 화선지, 수묵. 2005년

 

 

2003년에 가졌던 1회 개인전에서 김영호는 자연의 숲에서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을 복잡한 현대도시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도시를 거대한 인공의 숲으로 느끼며 그곳에서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고 하였다. 그 강한 생명력을 가장 현대적인 물성 중의 하나인 자동차를 작품에 함축적으로 표현하였는데 작가는 자동차를 현대사회의 공해를 배출하는 비판적인 차가운 시각인 아닌 아이들의 순수한 시각으로 해학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담한 수묵의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던 주제의식은 이번 개인전 작품에서도 보여준다. 김영호는 자동차를 두 개의 테마로 작품을 선보이는데 하나는 더 이상 도로에 나와 있는 자동차가 아닌 폐차가 된 자동차와 아이들의 상상력에서 나오는 낙서된 자동차이다. 작가는 수묵을 가지고 놀이를 하듯 화면 가득히 폐차된 자동차와 벽에 낙서된 자동차를 해학적으로 표현을 하였다.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162*213cm. 한지, 수묵.2004년

 

 

폐차장의 자동차는 더 이상 질주를 하지 않는다. 자동차로서의 역할이 끝나고 마지막 종착점에 있는 자동차를 통해 작가는 순환적인 인생관을 말하고 있다. 작가는 폐차장에 쌓여있는 자동차의 거대한 탑에서 자동차로서의 생명이 끝나는 동시에 다른 철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환적인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다. 폐차된 자동차는 불의의 사고로 들어온 차부터 제 수명을 다한 고물차까지 저마다 이야기를 가득 담은 채 분해되어 철이라는 공통의 소재로 다시 만나 하나가 된다. 돌이켜보면 자동차라는 것이 철이라는 공통의 광물로 시작하여 여러 부품과 조합하여 만들어 졌다가 다시 분해되어 철로 돌아와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니 어찌 많은 이야기가 없을 수 있겠는가? 김영호는 이러한 이야기를 작품에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낙서된 자동차는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나오는 비현실적인 자동차이다. 아이들만의 자동차는 어른들이 보는 자동차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현실에서의 자동차는 자본이자 신분이다. 타는 자동차만 보아도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가늠케 한다. 고급외제 승용차와 생존을 위한 트럭과 택시는 다르다. 다시 말해 냉정한 현실의 인식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134*167cm. 화선지, 수묵,채색.2004년

 

 

김영호가 보여주는 낙서된 자동차는 위에서 말한 현실의 자동차가 아닌 아이들이 바라보는 재미있는 도구로서의 자동차를 말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에 비친 자동차는 고급차인지 고물차인지를 가리지 않는다. 다만 자신들의 재미를 채워주는 상상속의 기억된 자동차이다. 김영호는 낙서된 자동차에서 어른이 되면서 변해가는 현실의 냉정함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였으며 순수에 대한 작가적 동경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들은 작가의 두 아이가 집에 낙서 한 것을 보고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진정한 예술이란 아이들의 순수한 행위로 인해 보는 이가 맑고 깨끗한 미소를 지음으로서 인간 본연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70 X 139cm 화선지, 수묵. 2005년

 

 

김영호의 두 번째 개인전은 전 전시보다 규모면이나 작품의 크기에서는 작아 졌으나 전체적인 작품의 구성면에서 이야기적인 요소와 더불어 작품의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수묵의 현대적 변용에 대한 적극적인 실험과 연구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이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라면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고민일 것이다. 필자가 작가에게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은 이러한 고민을 유희적으로 즐기면서 극복하라는 것을 당부하며 마친다.    

 

 

삶-정체. 68*69cm. 화선지, 수묵.2005년

 

 

 

 
 

■ 김영호

1995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 200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논문: 해학성을 맑은 고딕으로 한 작품연구)

개인전

2005년 제2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 2003년 제1회 개인전 (공평아트센터) | 2004년 석사청구 개인전 (홍대 현대미술관)

단체전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mbc 수묵대전 (의재미술관) | 2003년 News on Old Paper전(문화일보겔러리기획전) | 우리시대 삶과 해학전 (세종문화회관기획전) | 문인화 정신의 기운생동전 (공평아트센터) | 다양성의 가치와 그 의미전 (공평아트센터) | 시연회전  (관훈미술관) | 2002년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유연한 움직임-숨 전 (홍대현대미술관) | 문인화 정신의 부채바람전 (공평아트센터) | 시연회전 (서호겔러리) | 2001년 문인화 정신의 향방전 (공평아트센터) | 시연회전 (덕원겔러리)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2000년 동아미술제 (국립현대미술관)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1999년 시연회전 (예가족미술관)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1998년 시연회전 (덕원겔러리) | 한국 현대 미술작가 초대전 (서울시립미술관) |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1997년 홍익 동양화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 시연회전 (공평아트센터) | 1996년 시연회전 (문예진흥원) | 1992년 신미술대전 (디자인포장센터)

https://cyworld.com/nury97 | e- 메일: nury97@hanmail.net

 
 

vol.20050514-김영호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