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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우 초대展
A heavenly garden_97x130.3cm_acrylic on canvas_2024
갤러리 스틸
2024. 8. 19(월) ▶ 2024. 8. 31(토)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조구나리 1길 39 | T.031-437-9222
www.instagram.com/gallerystill_art
I was there_162x227.3cm_acrylic on canvas_2021
잃어버린 땅, 허정(虛靜)한 공간에 대한 사유
김수진(미술평론가/미술세계)
전시장에 들어서자 선명한 초록빛 기운이 강렬하다. 이 강렬한 색감은 어디에 근원을 둔 것인가? 이에 대해 작가는 말한다 “풀이 있었다”라고. 공간 전체를 감싸며 오묘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는 색의 정감은 작가의 언어처럼 풀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울러 어떠한 명징한 언어로써 구분하기 어려운 모호한 경계에 위치한 듯하다. 그가 화가로서 정체성이 확고한 만큼 풀을 자연물의 대표적인 실체로서 상정해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작가에게 상징성이 깊은 풀이라는 재재에 담긴 내밀한 언어는 가늠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primitive land_53x65cm_acrylic on canvas_2024
중국 고대 문헌인 설문해자(設文解字)에서 자연물(物)은 만물 그 자체(物, 萬物也)라고 말 하듯이 실제로 자연이라는 명사만큼 그 내포한 뜻이 광범위하여 규정하기 힘든 언어도 없을 것 이다. 다만 작가에게 있어 ‘풀’(grass)이라는 자연은 늘상 대지 한 가운데에 존재 했지만 그가 이제야 풀에 담긴 미감을 직관적으로 꿰뚫어 보고 자신의 조형언어로 ‘발견’하게 된 것만은 짐작할 만하다. 박 인우 작가는 <인간-대지, 그 사이>에서 지난 30여 년간 지속해온 작품들을 펼쳐 보였다. 자연의 변화무쌍한 속성을 사유하는 그가 다루는 작품의 소재는 다양하지만 , 오랫동안 인간과 땅 이라는 대 주제 아래 인간이 필연적으로 딛고 살아가는 이 땅의 역사, 문명, 저항, 순응과 같은 인류학적인 문제의식을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구현해 왔다.
삶의 터_97x162.2cm_acrylic on canvas_2024
작가는 최근에 50여 년간 치열하게 몸담았던 도시형 생활인과 작별하고 오랜시간 동안 동경해 왔던 전원생활을 시작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땅과 조우하였다. 그는 마침내 자신이 서 있을 자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한다. 이처럼 단단한 논조로 말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전부터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간과 대지 그리고 땅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쳤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 만물이 생(生)-주(住)-멸(滅)이라는 순환적 관계를 보여 주듯이 작가역시 자신이 있었던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감’을 실천하였다. 다시 말해 어떠한 인위성이 배제된 ‘통나무 같은 상태의 자연으로 복귀’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자연으로 복귀하여 모든 욕망으로 상징된 것들을 비워내고 허정한 마음으로 일상을 바라보니 마침내 그의 내면에 생명력 가득한 자연의 현상들이 깊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자연의 변화무쌍한 현상들을 화면에 그리면서 스스로가 정화되고 치유 되듯이 그 과정이 따뜻한 대지의 기운을 품은 오묘한 색조로 화면에 살아나고 있다. 생성과 생명성의 상징으로서 대지 그리고 자연에 대한 사유가 응축된 작가의 정신성이 ‘풀’과 ‘땅’이라는 대표자로서 드러난다. 그러므로 너른 화면에 풀이 있으나 작가가 현상적인 존재로서의 풀 그 자체를 그린 것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초록-peace_72.7x90.9cm_acrylic on canvas_2023
자연을 바라보는 이 같은 시선은 다양한 표정의 얼굴을 조각한 작품들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는 자신의 생활환경에서 발견한 평범한 돌 맹이들을 수집해 인간의 얼굴을 다양한 표정으로 조각하고 있다. 작가는 주변에 굴러다니는 흔해빠진 돌덩어리들이 민초들의 삶과 그들의 행적과도 닮아있다고 말한다. 민초들의 역사를 기억하듯 그는 평범한 무명의 실체로 떠다니는 물질(돌)에 자신의 지난날의 행적들을 의탁한다. 이로서 강한 물질성을 드러내는 돌덩어리에 형(形 )을 부여해 인간의 본질적인 삶을 투영하고자 한다. 이 같은 내면화 과정을 거친 돌의 표면에 새긴 형상은 구체적인 외형을 넘어 작가의 내적인 인식이 투영되어 존재성을 부여받은 상(象)으로 전화되어 마침내 ‘인간의 얼굴’로 드러나게 된다.
초록-peace_90.9x72.7cm_acrylic on canvas_2023
박인우 작가의 글에는 어떤 미학적인 술어가 담겨있지는 않지만 , 특히 동아시아 예술의 고양된 정신성을 논할 때 언급되는 ‘담(淡)의 미적사유를 떠오르게 한다. ’담담(淡淡)혹은 ‘평담(平淡’의 미학이란 ‘비워냄’을 통해 이를 수 있는 차원의 미적인 경계이다. ‘비워냄’이란 허정한 마음의 상태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그 비움(空)은 결코 물리적 차원의 ‘없음’같은 상태의 텅 빔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비워냈기 때문에 만물의 본질을 향해 접근할 수 있으며 또한 풍부한 조형의 언어를 새롭게 써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오늘도 “예술은 감동을 통한 소통”이라는 기치아래 쉼 없이 자연과 캔바스 화면사이를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아울러 대지에 펼쳐진 너른 캔바스 하면은 담담하지만 강렬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I was there. 인간과 대지 그 사이”에 내가 있다고.
초록생명_72.7x90.9cm_acrylic on canvas_2023
초록생명_72.7x90.9cm_acrylic on canvas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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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우 | Park Yeen-Woo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졸 | 동 대학원 서양화과졸
개인전 | 2022년 금호미술관 외 27회(서울,인천,제주,Beijing, Kuala Lumpur,Rotterdam)
국내외 단체전 | SISO COPENHAGEN 'Space In & Space Out(FORUM COPENHAGEN, 덴마크) | 광복70주년기념 33인전( GO Gallery, 인천) | Space In & Space Out (Gallery 미술세계, 서울) | KIAF 전,부산아트쇼,(COEX, 서울) | HAF 2014 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에메랄드홀) | ART SHOW Pusan(BEXCO,부산) | 백령도 525,600시간과의 인터뷰 전(인천 아트플랫폼) | 단원미술관 개관 기념전 (단원미술관, 안산) | ORIGN 회화협회전(워커힐미술관,미술회관, 덕원미술관) | 현대미술의 Vision 2009(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openauction 갤러리초대(오픈옥션갤러리, 서울) | 골든아이 아트페어전(코엑스, 서울) | 100인100색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서울현대미술제(시립미술관, 서울) | 화해의바다 분쟁의바다전(아트플렛폼) | 터키-인천국제미술교류전(Ankara, 인천) | 천태만상전 (북경 자금성황성예술관, 중국) | 덴마크, 이태리, 미국, 싱가폴, 터키, 일본, 러시아 현대미술교류전 | 말레이시아 ART EXPO 등 약450회 출품
주요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100호), 인천문화재단(100호), 유원미술관(200호), 대한극장(100호), 남구보건소(100호), 신동아오피스(100호,80호), 하버파크호텔, 송도스카이파크호텔, 가천대학교(200,100,80,50호), 인천남구청, 중구청, 한중문화관, 인천 남촌동 칼리오페(800호), 등대박물관, 포항 코아루아파트 조형물 2곳, 용인 씨크밸리아파트 조형물 1곳, 고양시 덕양구 건축미술작품(150호), 하남시 건축미술작품(150호)설치 등
1992-2022 가천대학교 예술체육대학 학장 역임/미술대학 회화과 교수 역임 | 오리진 회화협 회원, 한국기초조형학회 회원, 한국미협 인천지회 회원
E-mail | wooart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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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40819-박인우 초대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