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풍미술관 예천의 작가전

 

권숙자 초대展

 

이 세상의 산책

(1990년대에서 2024년까지 작품군)

 

우울을 잊는 우망_At Woomang forgetting my despression

584x130cm_mixed media_1991

 

 

 

 

2024. 6. 27(목) ▶ 2024. 8. 3(토)

Opening 2024. 7. 4(목) 3:00pm

 경북 예천군 지보면 신풍1리길 50 | T.054-653-9329

 

http://www.sinpungartm.org

 

 

평화 - 이상의 나라를 향하여_Peace - toward the ideal world

160.2x130.3cm_mixed media_1998

 

 

초대의 글

 

신풍미술관장 이성은

고향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꿈꾸는 소녀 같은

권숙자 작가를 2024년 ‘예천의 작가展’에서 만납니다.

 

그녀는 유년기 기억 속의 고향 ‘예천’은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사색하면서 느낀 고향의 향기는

강팍한 현실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오랜 세월을 지나 돌아온

그녀의 따뜻한 성품을 닮은 그림들은 우리에게

우망(憂忘)의 시간을 선사하리라 기대합니다.

 

 

어둠을 떠날 수 있는 날에_The day I can leave the darkness

72.7x60.6cm_mixed media_1996

 

 

작가노트

권숙자 고향에서의 전시

 

고향인 경북 예천 신풍 미술관에서 전시가 열리는 것은 나의 <기억의 산실>에서 오래도록 명화로 남을 추억이 되리라 믿는다.

 

내가 자란 고향 산천과 들녘은 나를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감성을 키워 준 곳이기도 하다.

기찻길 연변에 고개를 숙이고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해바라기와 기차가 지날 때면 서로 손 흔들며 막역한 헤어짐을 서로 손짓으로 하던 나와 그리고 기차에 탄 사람들!

가을이면 언제나 담장 밖에 피고 지곤 하던 코스모스 뜨락에서 나는 흰 꽃잎을 따서 자주 꽃잎 사이에 끼우고, 다른 색 꽃잎을 따서 흰 꽃잎 사이 사이에 끼워 이 세상에 없는 코스모스 꽃밭을 만들곤 했다. 그리고 신작로 키 큰 미루나무들이 잎을 부비며 소리 내던 곁으로 졸졸흐르던 가녀린 시냇물 속에 소쿠리를 들고 붕어나 미꾸라지를 잡던 기억은 나의 화폭에 <구원>이라는 제목을 달며 성인이 되어서도 화폭을 채우는 소재들이 되고 있다.

 

고향에서 보고, 느끼고 그리워하던 모든 인간이든, 사물이든 내 기억의 산실에서 늘 생동하는 자연이나 인상적인 인간상으로 화폭에 새롭게 탄생하는 것은 고향에서 만나고 헤어졌던 인연의 속살들이기도 하다. 나의 몸속에 저장되어 표출된 형상들을 고향에서 선보이는 기회는 새로운 비상을 꿈꾸게 하는 동기가 될 것이다.

 

타향에 있으면서도 방학이면 큰 캔버스 두루마리를 메고 문경새재를 넘어 우망(우울을 잊는 동네)에서 만나는 왜가리들은 내 젊은시절의 이상경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 새들은 나의 이상세계를 꿈꾸게 하고 유토피아 세상을 선회하게 만들었다.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사색하는 가운데 고향의 향기는 강퍅한 현실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얀 목 긴 새들과 함께 사는 현장에서 <사랑하는 만큼 태어나고, 태어나는 만큼 절망하고, 절망하는 만큼 죽어가고, 죽어가는 만큼 부활>하는 삶의 진리를 배울 수도 있었다.

 

평생을 지켜가는 나의 화폭은 <미술의 생활화>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것을 미술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린다는 행위와 함께 만들고 붙이고 모자이크하면서 <저부조, 중주조, 고부조>로 화폭을 구성하며 <비애의 늪>을 떠나 평화로운 세상으로 자유롭게 이 세상을 산책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거대한 자연 속에 움직이는 인간의 존재는 생동을 느끼게 하기에 나는 언제나 <자연과 인간>을 화폭에 배치하면서 우주의 아름다운 조화를 통해 <생존이 아닌 존재>에 대한 뜻깊은 성찰을 가지게 된다. 하기에 예술 행위는 나에게 인생의 온갖 고난을 이겨 내는 구원이며 살아가는 목적이기도 하다.

 

신풍 미술관에서의 전시가 잠재된 청춘을 일깨우고 이상의 날개를 펼치는 또 다른 비상이나 도약이기를 바라본다.

 

고향 하늘을 선회하면서~

 

 

평화 나누기 - 이 세상 우리들이 사는 곳 (그가 직소로 오려준 새의 형상)_Peace - this world we live

mixed media_116.7x91.0cm_1995 (좌)

평화 나누기 - 자연의 들판에서 (그가 직소로 오려준 새의 형상)_Peace - in a field of nature

mixed media_116.7x91.0cm_1996 (우)

 

 

권숙자 작품평론 - 心象的 풍경의 理想境

 

김인환 - 미술평론가

 

그것은 [선택된 길]이었다.

화가 權叔子가 걷는 길, 걸어가야 할 길.

모든 화가들의 예술적 눈열림(開眼)이 그러하듯이 이 화가의 작품세계도 일상적 주변의 사물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출발한 듯 보여진다.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연]이라고 하는 보다 더 크고 넓은 광활한 세계로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

그 소재적 영역에 대한 눈 뜨임은 아주 우연한 기회의 작은 체험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학창시절 여름방학에 낙동강섶의 어느 마을언덕에서 마주친 정경, - [소나무 위에 하얗게 눈 쌓인 광경]이라 할까 [목이 긴 하얀 새의 무리]에 시선이 끌리면서 부터이다.

 

그 정경을 그는 마음의 시(詩)로서도 읊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화폭에 옮기는 일에서 정녕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선택된 길 - 회화영역에 화가는 모든 집념을 쏟고 있다. 그의 마음속에서 내밀하게 분출되는 문학성을 어느 정도 가라앉히고 보다 탄력 있는 회화작업 가운데로 기민하게 에너지를 축적시켜 간다. 그렇게 하여 만들어진 작품들은 화가가 글로서 피력했듯이 [자연과 더불어 하나가 될 때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고고(孤高)와 평안]이기를 바란다.

 

[나의 화폭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비애의 늪을 떠날 수 있는 그 어떤 곳, 평화라는 들판을 찾아 나르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순한 자연으로의 부활_Resurrection to Pure Nature_91x116.7cm_oil on canvas_1991

 

 

화가는 자연을 단지 은밀히 관조하며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만 받아들이려고 하지는 않는다. 거기서 당장으로는 보이지 않는 가치나 의미를 찾으며, 구원의 존재로서의 자연의 깊은 뜻을 헤아려 보려는 마음가짐이 있다. 실제로 번잡한 도시환경을 떠나 [새로운 사고의 산실(産室)을 얻기 위해] 전원마을로 거처를 옮겼을 만큼  자연에 침탐해 들어가려는 염원이 가슴밑바닥에 침전되어 있어 작품의 울림으로 솟아오른다.

 

연전(84년도)에 발표한 작품전을 통하여 이 화가의 출범 초기의 작품세계를 가늠할 수 있다.

 

전통기물을 소재로 한 극세(極細)한 묘사적인 작품에서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화가의 기량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화가는 어느새 그와같은 묘사성을 지양하고 강직한 윤곽선으로 형태를 테두리한 축약적인 화면의 풍경화와 정물화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전히 자연적인 대상소재와 가시적인 기물 등에 주제가 모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의도적으로 변모를 시도한 흔적이 뚜렷하다.

 

그리고 5,6년 사이의 변화추세는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는 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단계에서 그와같은 파격적인 변모요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할 지경이다. 기존의 양식에서 그것을 벗어나 변신한다는 것, 거기에는 확고한 작품적 소신이 따라야 함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자기부정]의 체계적인 논리의 입각점이 거기 얹혀 질 것이다.

 

 

아담과 이브야_Adam and Eve_91x116.7cm_oil on canvas_1991

 

 

선택된 길에 있어서 제2의 변신이라고나 할 자리바뀜이 근작으로 나타나고 있다.

‘90년대에 들어서서 화가는 새롭고도 기발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창출하여 제시한다.

이제껏의 관조적인 자연의 너울을 거두고 내면적으로 표백된 자연은 상상력의 환기장치에 의해 전혀 별개의 환상공간으로 바뀐다.

한마디로 꿈의 세계라고나 할 수 있을 이 환상공간은 화가의 내면적 이상경(理想境)이기도 하다.

 

거기에 종교적 열원이 개입되기도 하면서 점진적으로 전개되는 파라다이스의 점입가경(漸入佳境) 의 세계, 어디까지나 심안(心眼)으로 포착할 수 있는 초절적인 피안의 세계인 것이다. 양식적으로는 일체의 사실적인 묘사적 기법을 배제하고 치졸하다고 할만큼 알카익한 필법을 구사한 소박화의 그림이다.

 

산이나 나무, 인물과 동물 등이 도시적으로 배열되고 있으면서 그것들은 모두 현실적인 풍경으로 파악되지는 않는다. 벌거벗은 여체(사람)의 무리가 들어앉아 있으며 해와 사슴과 간혹은 교회도 보이는 심상적(心象的)풍경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주제의 화면들이다.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을 찬미하며 그것들이 환상적인 하나의 축(軸)으로 엮어진다.

민화적인 치기와 더불어 은유적인 상징성이 함께 담겨져 있다.

 

 

의식의 공유_Sharing of thinking_116x91cm_mixed media_1994

 

 

화가는 근작을 통해 모종의 성서적 암시같은 것을 시도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종의 자기혁신이나 다름없는 이 새로운 [선택된 길]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파격으로까지 이끌려진 작품양식의 바뀜은 자기혁신의 일차적인 관문에 불과하다.

화가의 작품세계는 한 의욕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 작품기저를 흐르고 있는 탐구적 열성과 변모의 의지는 퍽이나 대견해 보인다.

 

다분히 문학적인 성향을 겸한 화가의 근작 작품세계는 그의 다음과 같은 내면적 절규에 답한다.

[사랑하는 만큼 태어나고 / 태어나는 만큼 절망하고 / 절망하는 만큼 죽어가고 / 죽어가는 만큼 부활하는.....]

 

 

내 나라의 향기.1-자연과 인간_Nature and People.1_162x130.3cm_mixed media_2004

 

 

내 나라의 향기.2-자연과 인간_Nature and People.2_162x130.3cm_mixed media_2004

 

 

묵리의 사랑_Love of Mook-Ri_162.2x130.3cm_mixed media_2004

 

 

이 세상의 산책 - 대지를 안고_Walk around the world - Harboring the earth

162.2x130.3cm_mixed media_2002

 

 

이 세상의 산책 - 무아無我_Walk around the world - Anatman (無我)

72.7x60.6cm_mixed media_2009

 

 

자연과 부부_Nature and couple_53x35.0cm_mixed media_2008

 

 

이 세상 산책-연가_Walk around the world-연가

90.9x72.7cm_mixed media_2011

 

 

청순한 사랑_Pure love_73x61cm_mixed media_2024

 

 

 

 

 
 

권숙자 | Kwon Sook Ja

 

개인전 | 35회 | 미국, 일본, 에쿠아도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분당, 안산, 인천, 수원, 성남, 용인, 강원도, 파주, 예천 등

 

국내외 초대전 그룹전 | 40여회

 

수상 | 1977 대한민국 국전 우수작품상 입선 (국립현대미술관) | 1978 대한민국 국전 우수작품상 입선 (국립현대미술관) | 1981-82 한국 현대 미술 대상전 입상 2회 (예술의 전당) | 1984-85 구상전 우수작품상 입상 2회 | 1998 미술잡지 및 월간신문 한국미술선정 우수작품상 | 2001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 수상 (교육부) | 2008 남송국제 아트페어 우수작품 특별상 수상 | 2010 프랑크 프르트 궤테 문화원 초대전 최우수상 수상 | 2012 강남대학교 사범대학 공로 (특별상 수상) | 2012 우수지도자 상 (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 | 2016 이형회 우수작품상 수상 | 2018 용인시 지역 문화유공 제1424호 표창장 (용인시장 백군기) | 2022 대한 민국 사회공헌 대상 (시사 투데이 조선일보) 수상 | 2022 함께 만드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 표창장 (용인시장 이상일) | 2023 다한 민국 문화 경영 대상 수상(-미술관 부문 (코리아 헤럴드⋅헤럴드 경제)

 

단독저서 | 1991 생애 한 자락을 잘라 (그림이 있는 시) | 1998 이 세상의 산책 (그림이 있는 수필집) | 2015 이 세상의 산책 - 안젤로의 전설 (그림이 있는 수필집)

 

국내외 전시기획 | 100여회 | 한국,일본국제교류전 | 이탈리아 피렌체 아카데미아 국제교류전 | 중국 산동 사범대학 국제교류전 | 미술관 전시기획 등

 

각종 공모전 및 심사 다수 |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양화 심사위원장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및 대한민국 화화대전 심사 | 나혜석 공모전 및 경기미술대전, 충청미술대전 등 심사위원장 및 심사위원 역임 | 각 대학 입학시험 채점위원 (홍익대학교 및 협성대학교, 수원대학교 등)

 

현재 | 안젤리 미술관 설립자 및 관장 | 강남대학교 회화전공 교수역임 | 경기여류화가회 고문 (회장역임) | 군자회 회장·이형회 운영위원 | 사단법인 국가보훈 문화예술협회 부회장 | 사단법인 한국여류화가협회 회원 | 사단법인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회원 | 경기도 박물관협회 회원

 

E-mail | kwonsj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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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627-권숙자 초대展